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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동호회·취미:산뽕오프로드] 산속을 누비는 터질듯한 엔진음…"마약같은 존재"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9-04-23 09:21


울창한 나무숲 사이로 바이크들이 쏟아내는 굉음이 울려 퍼진다.

아슬아슬하게 장애물을 피한 바이크는 곧바로 땅을 박차고 멋지게 점프를 시도한다.

지난 20일 경기도 양주의 한 야산에서 진행된 한 산악바이크 동호회 '산뽕오프로드'의 라이딩 현장이다.

위험천만 하면서도 짜릿해 보이는 산악바이크. 동호회원들로부터 산악바이크의 매력 등을 들어봤다.


산악바이크 동호회 '산뽕오프로드'의 회원이 높은 언덕을 힘차게 오르는 모습.

산뽕오프로드의 회원들이 계곡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끊을 수 없는 강렬한 유혹 '산뽕'…전우애로 똘똘 뭉쳐

일반적으로 모터사이클(바이크) 종류는 라이딩 목적·도로환경 등에 따라 크게 구분된다.

도로주행을 위한 '온로드',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데 적합한 '오프로드', 온·오프로드를 모두 달리기 위한 '듀얼퍼포즈' 등으로 나뉘는 것.


특히 오프로드 가운데에서도 '물을 건너고 산을 넘는' 산악바이크를 가리켜 일부에서는 '진정한 바이크의 DNA', '바이크의 끝판왕'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대부분의 산악바이크는 일반 바이크와 달리 정식 번호판이 없으며, 수입산이다. 이 때문에 일반도로에서는 트럭 등에 실어 이동하고 산악에서만 타게된다.

또한 거친 지형을 누비기에 순간 가속력이 높고, 진동 및 충격을 흡수하는 고강도 서스펜션, 미끄러짐 방지 타이어 등이 특징이다. 타이어 트레이드의 모양은 흡사 무를 잘라놓은 것과 비슷해서 '깍두기' 타이어라고도 부른다.

산악바이크 동호회 산뽕오프로드(이하 산뽕)의 현재 가입 인원은 약 6000명.

만들어진 지 3년된 이 곳의 주 연령층은 30~40대이고 남녀 비율은 9대1로 남성회원의 수가 압도적인 이른바 '마초' 카페다. 다만 최근 아웃도어 레저문화가 확대되면서 여성들과 젊은 층의 가입과 관심이 늘고 있는 추세다.

산악을 누비다보니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는 일은 다반사.

산뽕 회원들은 왜 이토록 위험천만한 산악바이크의 매력에 빠졌을까.

이같은 질문에 돌아온 답은 '도전과 성취감'이었다.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김승철씨(IT업체 회사원, 닉네임 몽스)는 "산을 타며 길을 개척해 나간다는 점에서 온로드와 차이가 있다"며 "힘든 코스들을 하나씩 정복한 뒤 마침내 산 정상에 섰을 때 느끼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산악바이크는 섬세하면서 과감한 핸들링, 순간적인 판단력 등 오감을 자극하는 익스트림 스포츠"라고 덧붙였다.

다른 회원들도 "산악 질주시 느끼는 스릴과 다이내믹한 역동성은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이로인한 체중감량은 일종의 '덤'이다.

끈끈한 유대감 역시 이 곳 동호회의 매력이다. 오죽하면 회원들 사이의 우정을 '전우애'로 부르며 회원간 정을 나누기도 한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산뽕'이라는 동호회 명칭이 만들어졌다.

김 대표는 "바이크를 타고 산을 질주할 때 느끼는 묘미와 한번 빠지면 끊을 수 없는 강렬한 유혹 때문에 마약에 빗댄 것"이라고 귀띔했다.


회원들은 산악라이딩만 즐기는 것이 아니다. 산길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치우는 등 자연정화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베낭 한가득 쓰레기를 채워 산을 내려오는 회원들의 모습.
지뢰 발견해 식은 땀 '줄줄'…"자연정화 등 봉사활동 적극적"

산을 누비다 보면 웃지못할 일도 종종 벌어진다.

고장난 바이크를 홀로 이동시킬 수 없어 버려둔 채 산길을 걸어 내려오거나, 길을 잃어 산속을 헤매기도 한다는 것.

이밖에 지뢰를 발견해 아찔한 상황을 경험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땅위에 솟아오른 수상한 물체를 발견하고 바퀴로 걷어올린 뒤 군 부대에 연락했는데 알고보니 과거에 사용했던 훈련용 지뢰 교보재였다"면서 "실전용 지뢰가 아니어서 천만다행이었지만 당시 생각만 하면 식은 땀이 흐를 정도"라고 회상했다.

일반적으로 산악바이크하면 '소음 유발', '자연환경 훼손' 등의 부정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

이에대해 회원들은 "일종의 편견"이라며 부인한다.

김 대표는 "최대한 민가나 축사 등을 피해서 이동하고 있으며, 오히려 외딴 곳을 다니다보면 시골 어르신들이 반겨주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버려진 채석장·군사훈련 시설 등이나 코스로 개발된 곳 등을 주로 주행하고 있으며, 라이딩 도중 쓰레기 등을 발견하면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수거해 치운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자연속에서 즐기는 레저스포츠이기에 환경 파괴는 결국 우리들의 놀이터를 없애는 셈"이라며 "회원들 모두 자연환경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전용코스가 만들어지면 회원과 가족들의 지역 방문이 늘어나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보자가 산악바이크를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회원들은 바이크, 장비 이전에 안전과 배려, 협동심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는다.

김 대표는 "개인의 안전은 팀 전체의 안전으로 재미와 스릴이 있는 만큼 안전을 중시해야 하고 험난한 길을 서로 도우며 헤쳐나가자면 스포츠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그는 "무작정 시작하기 보다는 동호회 등을 찾아 사전에 체험해보고 장비나 바이크에 대한 정보를 얻은 후 교육을 받게 되면 더 재미있는 라이딩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회원들의 국내 경기 참가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자연정화 등 봉사활동을 보다 더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회원들은 길을 개척해 산 정상에 섰을 때 느끼는 쾌감은 마치 마약과 같다고 극찬한다.

산 정상에서 포즈를 취한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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