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직장인들은 회사의 업무방식이 전반적으로 비효율적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업무 방향성(업무의 목적과 전략이 분명하다) 30점 ▲지시 명확성(업무지시 시 배경과 내용을 명확히 설명한다) 39점 ▲추진 자율성(충분히 권한위임을 한다) 37점 ▲과정 효율성(업무추진 과정이 전반적으로 효율적이다) 45점 등으로 모두 50점 이하로 조사됐다. 국내기업의 일하는 방식이 전반적으로 비합리적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무과정이 비합리적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원래부터 의미없는 업무'(50.9%, 복수응답)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또한 '업무방식'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비효율', '삽질', '노비', '위계질서' 등의 부정적인 단어가 86%를 차지한 반면 '합리적', '열정', '체계적' 등과 같은 긍정어는 14%에 불과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문화는 분위기나 복리후생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 그 자체다"며 "여전히 구시대적인 지금의 업무방식으로는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비효율적인 업무방식의 영향으로 '무너진 워라밸', '수동적 업무태도', '세대갈등'을 꼽았다.
조사결과, 직장인들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점수를 '57.5점'으로 평가했다. 0점에 가까울수록 회사 업무로 인해 개인의 삶을 계획하는 게 어렵다, 100점에 가까울수록 회사 업무와 개인의 삶을 균형있게 영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워라밸이 낮은 원인을 묻는 질문에 '불필요·모호한 업무'(30.0%), '무리한 추진일정 설정'(29.5%), '상사의 갑작스러운 지시'(7.9%) 등 비과학적 업무 프로세스가 67.4%로 우위를 차지했다. '절대 업무량 과다'(16.3%), '칼퇴 눈치주는 기업문화'(12.3%)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한 비효율적인 업무방식이 직장내 세대 갈등으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내놨다.
실제로 비효율적인 업무방식에 대한 젊은 직장인들의 불만족도가 높았다. 업무방식에 대한 직급별 긍정응답률을 살펴보면, '업무 합리성'에 대한 임원의 긍정답변율은 69.6%이었으나, 사원은 32.8%를 기록해 2배 차이가 났다. '동기부여'의 긍정답변율은 임원 60.9%, 사원 20.6%로 약 3배차가 났다.
이경민 이머징리더십인터벤션즈 대표는 "요즘 젊은 세대를 그저 워라밸만 챙기는 개인주의자로 바라보기보다 동기부여나 자기성장을 바랄 수 없는 업무과정을 겪으며 일 대신 회사 밖 삶을 선택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오히려 이들은 자기가치 실현욕구가 강해 동기부여만 되면 일에 몰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이같은 진단 결과와 해법을 담은 책자 '와이 북'(Why Book)을 발간했으며, 기업문화 개선에 관심이 큰 기업을 중심으로 책자를 배포하고 홈페이지에도 게재할 예정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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