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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부인 "김지은, 새벽 4시에 침실 들어와"…“안 들어갔다”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8-07-14 09:45



'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54)씨가 법정에서 "김지은 씨가 남편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민 씨는 13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민 씨는 "지난해 7월 안 전 지사의 출근길에 따라 나가다 김 씨를 처음 봤다"며 "'지사님' 부르는데 첫 느낌에 오랜만에 애인을 만나는 여인의 느낌(이었다)"고 했다. 또 "김 씨가 안 전 지사를 수행할 때 여성지지자들을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심하게 대해서 지지자들 사이에서 '마누라 비서'로 불린다고 들었다"고도 말했다.

김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지난해 가을쯤부터 업무가 끝나고 (김 씨가) 나의 인사를 안 받았다. 못 들은 게 아니라 무시한다고 생각해서 불쾌했고, 안 전 지사에게도 투덜댔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씨와 (저는) 사이가 좋았다고는 볼 수 없고, 마주치거나 만날 때마다 늘 표정이 어색하고 불편했다. 웃긴 웃는데 반갑게 웃는 게 아니라 웃어야 해서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상화원 사건'에 대해서 민 씨는 "(지난해 8월) 중국 대사 부부를 충남 보령 죽도 상화원에서 1박 2일 접대했고 피해자 김 씨가 1층, 2층에 우리 부부가 숙박했다"라며 "잠을 자다가 새벽 네 시쯤 발치에 김 씨가 서 있는 걸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너무 당황스러워서 실눈을 뜨고 지켜봤다"며 "안 전 지사가 화를 내지 않고 부드럽게 '지은아 왜 그래'라고 말했고, 김 씨는 '앗, 어' 이러더니 도망치듯이 내려갔다"고 했다.

민 씨는 "이튿날 남편에게 '(김 씨는) 당신을 위험에 빠뜨릴 사람이니 조심하라'고 말했다"며 "이후 김 씨가 '술에 너무 취해 잘못 들어갔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했다. 민 씨의 주장에 대해 안 전 지사 변호인이 "김 씨는 '부부 침실에 들어간 적 없고, 방문 앞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고 하자, 민 씨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씨가 일방적으로 남편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공적 업무 수행에 대해 내가 어찌할 수 없어 수개월간 불쾌함을 감췄다"고 했다.

'민 씨와 잘 지냈다'는 취지의 김 씨 진술도 반박했다. 김 씨는 지난 6일 증인신문 당시 '상하원 사건 이후에도 민 씨와 잘 지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민 씨는 "사적인 것은 사적인 것이고, 말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 김씨는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김씨를 돕고 있는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 측은 "(김씨가) 당시 참석자들이 술을 마신 상태라 불미스러운 사태를 막기 위해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지키다 잠들었고, 안씨 부부 침실에서 기척이 들려 1층으로 내려왔다"고 했다.

이날 민씨의 증언은 안 전 지사로부터 '위력(威力)에 의한 간음'을 당했다는 김씨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재판에서 가족 증언의 신빙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날 민씨의 증언은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백성문 변호사는 "민씨가 본인 명예가 실추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증언한 만큼 재판부가 민씨 진술을 믿을 만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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