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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봄 등산]부상 없는 건강한 '봄 산행', 이것만 알고 가면 OK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03-08 11:24





등산마니아 윤모씨(46)는 겨울동안 폭설과 맹추위로 등산을 많이 못 즐긴 한을 풀기라도 하는 듯 날이 풀리자마자 산을 타기 시작했다. 오랜만의 등산이다 보니 조금 무리하게 산을 탔는데, 하산 시 미끄러지며 발목이 꺾였고 통증이 발생했다. 혹시 큰 부상일까 우려돼 즉시 병원을 찾은 윤씨는 가벼운 염좌라는 진단에 편한 마음으로 귀가 할 수 있었다. 등산을 못할 때도 집과 회사에서 행한 '엄지발가락 운동'이 효과를 본 것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봄의 시작과 함께 등산인구 역시 증가하고 있다. 등산은 평소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그저 넘어지지 않고 잘 오르내리면 되겠지'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달려들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는 운동이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봄 산행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등산객들이 안전한 등산을 위해, 등산로 입구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안전한 등산은 '엄지발가락'이 좌우

요즘은 외모만 가지고는 나이를 판단할 수 없다. 그만큼 젊게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젊게 사는 비결 중 하나가 꾸준한 운동이다. 등산은 세손가락 안에 들만큼 인기 많은 운동이다. 하지만 일평생 사용해온 관절의 나이까지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는 법, 등산을 쉽게 생각해 무리하게 시도했다가 관절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등산을 좋아한다면 평소에도 꾸준히 스트레칭 등을 해주라고 권한다.

김상용 강남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부원장은 "등산 전 스트레칭도 중요하지만 등산을 좋아한다면 평소에도 스트레칭과 같은 유연성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 더욱 좋다"며 "예를 들어, 바닥에 수건을 펴고 그 위에 무게감이 있는 책을 올린 후 양 발을 이용해 수건을 밀고 당기는 동작을 하면 좋다"고 말했다.


수건운동은 하루 2~3번씩, 매회 30번씩 하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아 발가락을 이용해 책 넘기는 훈련을 해도 좋다. 50회씩 하루 2~3번이 적당하다.

서동현 부평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등산하기 전 발목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를 넓혀주고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부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만약 발목에 무리가 갈 정도로 산을 오르내렸거나 미끄러져 발목을 삐끗했다면, 충분한 휴식과 함께 찬수건이나 얼음주머니 등을 이용한 냉찜질 및 붕대로 압박한 후 발목을 심장보다 높이 올려주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소 엄지발가락을 이용해 허공에 알파벳 글자를 쓰는 운동을 하면 발목 주위 근육을 발달시켜 발목을 강화시켜준다"고 덧붙였다.


◇등산의 시작은 등산화 고르기부터

등산은 족부 특히, 발바닥에 피로를 축적시킨다. 때문에 등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등산화 선택'이다. 등산화를 선택할 때에는 두꺼운 등산양말 등을 고려해 기존 대비 5~10mm 정도 큰 사이즈를 고르는 것이 좋다. 너무 꽉 끼는 등산화는 발을 압박함으로써 기민한 동작에 방해를 준다.

김상용 부원장은 "4~5시간 이상의 장거리 산행을 다녀올 때에는 제법 중량감이 있고 딱딱한 등산화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반면, 가벼운 산행을 다녀오는 초보자일 경우 깔창 아래 부분이 탄력적인 등산화를 고름으로써 평지 위의 발바닥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안전한 등산을 위해서는 걷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에 오를 때나 내려올 때 발바닥 전체를 디뎌서 같은 페이스로 천천히 걸으면 무릎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음악을 듣고 춤을 추듯이 걸음걸이에 리드미컬한 주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에 맞춰 걸음으로써 걸음걸이를 탄력을 주면 피로감이 덜 쌓이게 된다.

휴식도 중요하다. 처음엔 천천히 걷고 20~30분 후에 한 번씩 쉬어 주는 것도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좋다. 배고픔과 갈증을 달래기 위한 음식물 섭취 또한 주의해야 한다. 산행 중 물을 너무 마시면 혈액성분이 희박하게 돼 전신이 노곤해진다. 또, 물로 인해 위액이 연하게 돼 소화와 흡수의 능력이 저하된다. 하지만 물은 너무 적게 마실 경우에는 전해질의 불균형으로 쥐가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손가락부터 무릎까지 부상 주의

봄 산행에서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단연 발목이다. 등산 중에는 갑자기 가파른 코스를 지날 때나 디딤돌을 건널 때 등의 상황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때 순간의 방심으로 발목을 삐끗하는 순간 발목의 인대는 손상을 입고 부분적으로 파열되는데 이것을 '발목염좌'라고 부른다.

즉각적으로 올바른 조치를 취해주면 증상이 나아질 수 있지만 발목을 접질린지 여러 주가 지나도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인대가 파열됐거나 연골이 손상된 것은 아닌지 정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상용 부원장은 "만약 이미 만성화된 '발목염좌'라면 발목연골의 손상도 의심해봐야 한다"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장기적으로는 '관절염'을 부르고 심할 경우 '인공관절치환술'이 필요한 지경에 이를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과 같은 초봄에는 얼었던 땅이 녹아 산길이 미끄럽기 때문에 돌이나 흙, 젖은 낙엽에 미끄러져 낙상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 흔히 '발목을 삐었다'고 말하는 '발목염좌'에 노출될 수 있다.

발목염좌는 안쪽으로 뒤틀리는 내반 손상이 9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발목을 심하게 삐면 주로 부기 및 통증이 생기면서 피멍이 드는데,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인대 손상 부위의 이완 및 염증으로 인해 운동이나 보행 시 조금만 자세가 틀어져도 통증이 발생하고 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등산 시 손목이나 손가락 염좌도 유의해야 한다. 자칫 등산 중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면 손으로 지면을 짚게 되는데, 이럴 때 손목이나 손가락이 삐끗하며 염좌가 발생할 수 있다.

손목을 삐었을 때는 냉찜질을 해주고, 압박 붕대나 테이핑으로 고정한 채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급선무다. 심하게 낙상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손목염좌는 비수술적인 치료로도 통증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가라앉고, 출혈로 멍이 들거나 부종이 생겨 통증이 심하면, 낙상했을 때의 충격으로 인대가 파열되거나 관절이 불안정한 상태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가 정밀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등산을 하면서 가장 많은 부담이 전달되는 부위는 당연 '무릎 관절'이다. 등산하는 내내 계속해서 걷게 되는데 특히, 하산 시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평지의 3배 이상이다.

등산 중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무릎 관절 질환에는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 있다. 등산을 즐긴 후 무릎이 잘 펴지지 않거나 구부러지지 않고, 무릎에서 힘이 쑥 빠지는 느낌과 함께 부기가 있다면 '반월상 연골판 파열'일 수 있다.

반월상 연골판은 허벅지 뼈와 종아리뼈 사이에 있는 초승달 모양의 연골인데, 외부 충격을 완화시켜주고 관절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돕는 역할을 한다. 젊은 층은 주로 운동 중 외상으로 이 질환을 겪는 경우가 많지만, 중장년층은 이미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등산 중 발을 헛디뎌 다리를 살짝 삐끗해도 손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돼 방치하면 연골 손상으로 이어지면서 퇴행성관절염으로 이환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반면, 무릎 바깥쪽에 통증이 나타나고 무릎을 펴고 접을 때 소리가 난다면 '장경인대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장경인대증후군은 골반에서 정강이뼈로 바깔쪽 측면에서 길게 이어지는 장경인대와 대퇴골(넓적다리뼈) 사이에서 발생한 과도한 마찰로 무릎 바깥쪽에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무릎을 구부릴 때마다 미세한 충격을 받아 통증이 유발되는데 걸을 때마다 무릎이 구부려진 상태에서 큰 힘이 가해지는 등산 시에는 장경인대에 충격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남창현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추운 날씨와 활동량 감소로 겨우내 경직된 관절을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이완시킨 이후 산을 오르는 것이 관절 부상 예방의 첫걸음"이라며 "등산은 잘 내려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리막길에서는 보폭을 줄이고, 뒤쪽 다리의 무릎을 평상시보다 더 깊숙이 구부려 앞쪽 다리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무릎 부상 위험을 줄이는 요령"이라고 말했다.


◇등산의 '유종의 미'는 처음처럼

허리를 구부리면 하중으로 가는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허리를 똑바로 세우는 자세만으로도 무릎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등산 후에는 산행 전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칭을 통해 뭉친 근육들을 풀어주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집에 가서는 냉찜질을 통해 근육과 인대의 부종 및 염증을 가라앉히고 최소 2주간 무리한 운동은 피해 우리 몸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등산 다음 날 아침, 발을 디딜 때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 등 족부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족저근막은 발바닥 아래 스프링 역할을 해 주는 신체 부위로 충격 흡수 및 발바닥 보호 역할의 임무를 맡고 있다. 이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초기에는 소염 진통제 처방 등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런 치료로도 부족할 경우 '체외충격파(ESWT)' 시술로 염증 조직의 회복이 가능하다.


[Tip]건강한 등산을 위한 5가지 요령

1.언제나 발바닥 전체를 디뎌서 걸어라.

오를 때나 내려올 때도 발바닥 전체를 디뎌서 같은 페이스로 천천히 걸으면 무릎에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관절을 보호할 수 있다.

2. 리드미컬하게 걸어라.

한 발자국 동작의 반복이 연속되는 리드미컬한 주기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보조를 호흡에 맞춰 걸어라.

한 호흡과 한 걸음의 걸음걸이를 탄력적으로 하면 피로감이 덜 쌓이게 된다.

4. 휴식을 너무 취하지 않는다.

처음엔 천천히 걷고 20~30분 후에 한 번씩 쉬어 주는 것이 몸의 균형을 이루게 한다.

5. 물과 음식은 적당하게 먹는다.

너무 마시면 혈액성분이 희박하게 돼 전신이 노곤하게 되며, 위액이 연하게 돼 소화와 흡수의 능력이 저하된다. 적게 마실 경우에는 전해질의 불균형으로 쥐가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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