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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해 외출하기 좋은 가을날, 가장 저렴하고 간편하게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걷기'라고 말한다. 현대사회에서는 대중교통의 발달과 컴퓨터 직종인의 증가로 작정하지 않으면 걸을 일이 많지 않다. 그러나 건강을 위해서라면 걸을 일을 '작정하고' 만들어야 한다.
다른 연구 역시 이와 유사하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구팀은 빨리 걷기, 에어로빅 등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는 중년 남녀 1324명을 상대로 3년 뒤 인지능력 변화를 관찰해, 유산소운동이 뇌 인지기능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원인을 유산소운동을 할 때 방출되는 에너지로 추측한다. 유산소운동을 할 때 방출되는 에너지가 뇌 기능의 퇴화를 막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척추는 걸어야 숨을 쉰다
부천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박정현 원장은 "신체의 다른 부위와 달리 척추는 가만히 앉아있으면 수분과 산소가 척추 내로 적당량 공급되기 어렵다"면서 "몸을 흔들어 척추를 움직여야 척추가 숨을 쉴 수 있는데, 척추에 유익한 운동에 '걷기'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걷기와 반대되는 자세는 척추에 좋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실제로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경우, 척추에 큰 부담을 준다. 대표적인 예가 장거리 운전이나 장시간 컴퓨터 작업이다. 어쩔 수 없이 이 자세를 취해야 한다면 자세를 바꿔 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척추외과의사 나켐슨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바른 자세로만 앉아도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대 30% 줄일 수 있다.
적당히 걷기, 관절염에도 효과적
걷기 운동은 고관절과 무릎 관절에도 좋다. 스페인, 스웨덴, 미국, 캐나다 공동 연구 팀은 엉덩이와 무릎에 생기는 퇴행성관절염과 달리기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11만 4829명을 대상으로 한 17개 연구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15년 이상 꾸준히 천천히 달리기를 해온 사람들이 엉덩이와 무릎 건강에 좋은 효과를 봤다.
부천 연세사랑병원 무릎·고관절센터 이준상 원장은 "이 연구결과에서 중요한 시사점은 걷는 속도와 양"이라고 말한다. "관절염 증상을 예방하거나 완화시키려면 천천히 달리거나 걷는 것이 좋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에드워드 알렌톤-켈리 박사에 말에 따르면, 운동선수처럼 무리하게 달리면 오히려 관절염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걸을 때 주의할 사항들…신발 고를 때 착화감 확인해야
걸을 땐 등과 허리를 펴고 시선은 정면을 향한 채 발뒤꿈치, 발바닥 바깥쪽, 새끼발가락, 엄지발가락 순으로 땅을 딛는 것이 좋다. 이 자세는 처음엔 어색해도 계속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그리고 모든 운동이든 과한 것은 금물이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적당량을 걷고, 운동 후에는 족욕과 스트레칭으로 뭉친 발을 풀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걷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또 있다. 그거 바로 신발이다. 좋은 신발은 걷기에 도움을 주고 발 건강을 지켜준다. 부천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유종민 원장이 조언해준 '좋은 신발 고르는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발볼은 넓고 재질은 부드러운가. ▲신발 굽 높이가 너무 낮지도 너무 높지도 않고 적당한가. ▲착용 후 발이 편한가. ▲발가락과 앞코 사이에 공간이 있는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이 Yes라면 그건 좋은 신발이다. 참고로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이 1년 이상 넘었다면 굽이 닳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 신발이 운동화일지라도 자주 신었다면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