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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 야간통]잠 못 이루는 '야간통' 채소가 해법?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7-08-17 11:20





박모씨(62)씨는 최근 잠 못 이루는 날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에 더해 평소 겪고 있던 어깨 통증이 밤만 되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어깨가 뻐근하고 찌릿 거리며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밤에 제대로 누워있지도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견디다 못해 최근 병원을 찾은 박씨는 '오십견', 즉 '유착성 관절낭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입추가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서고, 밤에도 25도가 넘는 열대야가 종종 이어지고 있다. 가을로 가는 길목에 들어섬에 따라 저녁에는 그래도 선선한 편이지만 아직도 낮의 폭염에 의한 뜨거운 열기가 지속됨에 따라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오십견 등 관절질환을 겪고 있는 장노년층들은 '야간통'까지 겹쳐 고통스런 밤을 보내고 있다. 푹푹 찌는 더위와 밤새 이어지는 통증으로 인해 편안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경우 통증이 심해질 수 있는지, 통증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관절 전문병원인 힘찬병원이 내원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 이상이 관절 통증으로 수면장애를 겪고 있으며, 약 62%는 여름철 열대야에 통증이 더 심해진다고 밝혔다.

대한견주관절학회가 2014년 '오십견' 환자 13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74%가 '수면통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오십견 환자 4명 중 3명이 어깨통증으로 인한 수면장애를 갖고 있는 것이다.

◇'야간통' 원인은 냉방기기와 '멜라토닌'


야간통은 '동결견(오십견)', '회전근개파열', '석회화건염' 등 거의 모든 어깨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어깨 통증이 밤에 더 심해지는 이유는 수면자세와도 연관성이 크다. 주로 앉거나 서 있는 낮에는 중력의 영향으로 어깨 관절 간격이 넓어져 통증이 덜하다. 반면, 밤에는 누운 자세 때문에 어깨 관절 간격이 좁아지며 염증이 쉽게 자극되고 통증도 심해지는 것이다.

50대에 자주 생긴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오십견 즉, '유착성 관절낭염'은 야간통을 발생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오십견은 발병 시 팔을 올릴 때 통증이 느껴지고, 어깨 운동이 제한돼 일상생활에서도 큰 불편을 준다.

특히, 낮보다 밤에 아픈 쪽으로는 돌아눕지도 못할 정도로 심한 통증이 찾아온다. 어깨를 움직여주는 힘줄이 반복되는 충격이나 마모에 의해 찢어져 발생하는 회전근개 파열도 밤에 통증이 더 심해진다.

김청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처음 어깨 통증이 왔을 때 대부분 대수롭지 않은 증상으로 여기거나 저절로 나을 거라는 생각으로 방치하다가 수면장애를 경험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오십견이 야간통증을 유발하는 이유는 '멜라토닌'이 어깨통증의 주원인이 되는 '염증성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자극하기 때문"이라며 "멜라토닌에 의한 염증성사이토카인이 주로 밤에 분비되는 탓에 야간에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어깨 질환으로 인한 야간통을 없애려면 평소 어깨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야간통, 스트레칭과 온찜질로 예방

야간통을 줄이기 위해선 1~2일에 1회 15분 정도 따뜻한 물에 전신욕이나 온찜질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에어컨 등 차가운 바람을 직접 쐬면 관절이 굳어 통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얇은 겉옷이나 담요 등으로 찬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보호하는 것이 좋다.

근본적으로는 약물치료나 소염주사 등으로 통증의 원인인 염증을 없애는 등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어깨 질환을 치료하면 야간통과 더불어 수면 장애도 개선될 수 있다.

어깨 통증으로 수면장애가 2~3일 계속되면 피로가 쌓여 오십견 증상이 더욱 심해지고,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므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증상 초기라면 약물이나 주사요법,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로 상태가 호전되지 않거나 오십견이 중기 이상 진행된 환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관절내시경수술'이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손상된 어깨관절에 카메라를 삽입해 관찰하며 치료하는 방법이다. 피부 절개를 최소화해 흉터가 거의 없고, 수술 중 근육 손상도 적어 회복까지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윤재웅 웰튼병원 관절센터 소장은 "어깨 통증을 방치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에는 만성통증 및 야간통이 발생해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므로 가능하면 통증이 느껴졌을 때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 및 처방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야간통과 수면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밤 중 갑작스럽게 통증이 심할 때에는 온찜질로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돕는 것도 좋다.

이 같은 방법으로도 통증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취침 전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냉방기기의 찬바람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찜질팩 등을 환부에 대고 잠을 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관절염 환자도 열대야 속 고통과의 전쟁!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앓는 환자들도 여름 밤 수면장애로 고통을 겪는다. 많이 움직이는 낮에는 다른 활동에 신경을 쓰느라 무릎 통증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활동량이 적은 밤에는 특별한 자극이 없으므로 낮보다 통증에 민감해 지기 때문에 통증을 심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낮 동안 움직이며 누적됐던 피로까지 함께 더해져 통증도 심해진다. 특히, 무릎은 신체관절 중 가장 움직임이 많은 관절 중 하나로 낮 시간에 보행 등의 움직임이 많을수록 밤에 느껴지는 피로감도 커지게 된다.

권혁남 강북 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낮에 활동을 하면서 다소 풀렸던 관절과 근육이 밤에는 경직되며 관절염 통증을 더욱 심하게 느끼게 된다"며 "관절염 진행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하면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는데, 관절 내의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약을 복용하는 약물치료로도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느끼는 야간통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는 적절한 실내 온도와 습도 유지다. 아무리 더워도 실내 온도는 25~27℃가 적당하며, 습도는 50% 이내가 바람직하다.

실외 온도가 25℃일 경우 잠들기 어려운 열대야라고 한다. 하지만 실내에서 에어컨 온도는 27℃ 정도로 맞춰도 충분히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 너무 온도를 낮추는 것은 좋지 않다.

아울러 오십견 환자와 마찬가지로 잠들기 전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온찜질을 해서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통증이 심할 때는 찜질팩이나 전기요 등을 관절부위에 올리고 잠을 취하는 것도 좋다.


◇통증을 줄이고 싶다면 채소와 과일을 먹어라!

최근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면 무릎 관절염 통증을 완화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차병원 차움 가정의학과 이지연 교수가 국립의료원,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교수팀과 함께 진행한 연구에서 채소와 과일 내에 항산화, 항염증, 면역조절 물질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 무릎 관절염의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관절염 개선에 활용될 의미 있는 이번 연구결과는 프랑스의 국제 학술지 '영양건강노화'에 수록됐다.

이지연 교수팀은 총 4그룹으로 나눈 이번 연구에서 채소와 과일 섭취량이 가장 많은 A 그룹이 섭취량이 가장 적은 D 그룹에 비해 무릎 통증 호소율이 46% 가량 감소했다. 채소와 과일 섭취를 따로 분류했을 때에도 각각 43%, 30%의 무릎 통증 발생 감소율을 보였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이전에도 과일 또는 마늘, 아보카도, 콩과 같은 몇몇 종류의 채소 섭취가 무릎 관절염의 심각한 정도나 통증과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지연 차움 가정의학과 교수는 "특정 항산화제나 비타민제와 같은 단일 영양소를 섭취하기보다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는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무릎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라며 "채소와 과일의 섭취량이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채소와 과일 섭취의 효능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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