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를 건 시장선점 경쟁에 빠져 적자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주요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설상가상으로 방문자 수 감소 현상까지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온라인쇼핑사이트는 G마켓으로 1907만4754명이었고 이어 11번가(1879만6319명)·옥션(1549만1039명)·위메프(1130만7096명)·쿠팡(1028만1392명)·티몬(991만2374명) 순이었다.
올해 1분기(1~3월) 기준 평균 월 방문자 수에서도 1위는 G마켓(1930만1005명)이 차지했다. G마켓은 작년 4분기 업계 '톱(Top)'이었던 11번가의 1913만7167명을 제쳤다. 또 올 들어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인 위메프가 한 분기 사이 순위가 6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업계는 방문자 수 감소의 배경으로 우선 온라인 쇼핑 사이트 수 자체가 급증한 사실을 꼽고 있다.
또 온라인·모바일 쇼핑 시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초기에는 이곳저곳 여러 사이트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점차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1~2개 사이트에만 집중적으로 접속하는 경향이 강해진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직접 개별 온라인쇼핑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 포털 '네이버' 앱을 통해 유입되는 간접 트래픽(접속량)이 많아지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쿠팡처럼 현재 네이버와 제휴하지 않는 업체도 있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매출의 10~30%를 네이버에 의존하며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네이버에 지급하는 실정이다.
방문자 감소는 매년 출혈(적자)을 감수하며 '치킨게임' 중인 온라인쇼핑업체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현재 대부분의 업체가 늘어난 거래액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영업 손실을 메우며 '연명'하는 구조인데, 방문자 수 감소가 거래액 감소로 이어질 경우 연간 수천억원의 영업 손실을 더는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쇼핑업체들은 결제대행업체, 납품업체 등을 통해 경쟁 업체의 거래액 규모를 추정하는데, 실제로 업계에서는 지난해까지 월 2000억원 정도였던 티몬의 거래액이 최근 1500억원 선으로 오히려 줄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한 전자상거래업계 관계자는 "방문자 수가 절대적 선행 지표일 수는 없지만, 거래액 등과 관련이 있는 만큼 최근 감소 현상을 주의 깊게 보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온라인쇼핑 시장 팽창이 한계에 이르러 거래액이 정체될 경우 버티지 못하는 업체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업체들의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1조원이 넘었다. 쿠팡이 지난해 5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티몬과 위메프가 각각 1585억원, 6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11번가도 지난해 18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