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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바젤 홍콩 그 다섯 번째 에디션
아시아 최대 미술 이벤트,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in Hong Kong)이 올해도 홍콩섬에서 펼쳐진다. 전세계 유명 컬렉터, 셀러브러티, 미술 관계자, 아트 애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트 바젤 홍콩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적인 아트 페어로 자리잡았다. 피카소, 프란시스 베이컨, 사이 톰볼리, 알렉산더 칼더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아트 바젤 홍콩의 놓쳐서는 안될 관전 포인트를 소개한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아트 바젤 홍콩은 세계 정상급 갤러리들의 빅매치가 벌어지는 현장이다. 올해는 34개국의 242개의 갤러리들이 참가한다. 이 중 29개 갤러리는 처음으로 전시자 표찰을 달고 홍콩으로 온다. 페어는 '갤러리스', '인사이트', '디스커버리스'등의 섹터로 나뉘어지는데, 이 중 갤러리스는 모던 아트 및 컨템퍼러리 아트를 선보이는 190개의 갤러리가 참여하는 메인 섹터다.
아쿠아벨라 갤러리스, 하우저&워스, 가고시안, 화이트큐브, 데이비드 즈위너 등 세계 유수의 갤러리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갤러리, 아라리오, PKM갤러리 등도 참여한다.
'인사이트'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갤러리들이 지역 작가들을 선보이는 섹터다. 아시아 지역에서 현재 좋은 평가를 받는 작가들이 소개된다.
'디스커버리스'는 신진 작가들의 플랫폼으로, 새롭고 신선한 작품을 발견할 수 있는 섹션이다.
아트 바젤 홍콩이 전개하는 기획형 프로그램 '엔카운터' 섹터는 페어장 곳곳에 대형 설치미술 작품을 설치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에는 시드니 아트 스페이스 상임 이사 알렉시 글래스-캔토의 기획으로 17개 프로젝트가 선보일 예정이다 엔카운터 섹터에 소개되는 작가들은 미디어와 방문객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다. 국제갤러리/티나킴 갤러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김수자의 '연역적 오브제( 2016년작)'를 선보인다.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인 김수자는 미러링 효과를 만들어내는 스테인레스 스틸의 세련된 바닥 구형 구조를 나타낸다.
3. 홍콩 아티스트 킹슬리 응이 선보이는 스페셜 아트 트램 프로젝트
홍콩 아티스트 킹슬리 응의 스페셜 트램, '25분 이상(Twenty Five Minutes Older)'은 현재 많은 미술전문가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홍콩 하면 떠올리는 명물 중 하나인 트램은 1904년 이후로 홍콩 시민들을 실어나르면서, 홍콩을 대표하는 이동수단이 되었다. 킹슬리 응은 두 대의 트램을 카메라 암상자로 변모시켜, 설치작품으로 만들었다. 작품 제목 속의 25분은 트램의 운행 시간을 나타낸 것으로, 이 트램에 탑승하면 25분동안 킹슬리 응의 'Twenty Five Minutes Older'를 관람하게 된다. 킹슬리 응은 트램 외부에 카메라를 달아, 트램이 운행하는 동안 지나쳐가는 홍콩 거리의 풍경들을 담아낸다. 트램이 캡쳐한 이미지들은 유명 홍콩 소설가인 리우 이창의 소설 텍스트와 함께 트램 안에서 전시된다. 탑승객들은 홍콩 거리에서 흔히 보았던 길거리 사인, 건물 전경 등의 이미지들과 텍스트를 함께 바라보면서 홍콩을 새롭게 경험하게 된다. 이 스페셜 트램은 코즈웨이 베이와 웨스턴마켓 구간을 운행할 예정이다.
작년 아트 바젤 홍콩은 7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리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으며, 특히 관람 마지막날에는 티켓이 매진 되었다. 따라서 웹사이트를 통해 티켓 예매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베르니사쥬(Vernissage)는 3월 22일(수)에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열리며, 퍼블릭 오프닝은 3월 23일(목)부터 25일(토)까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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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아트 바젤 홍콩 뿐 아니라 다채로운 아트 이벤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ARTS MONTH이다. 친구와 연인, 가족과 함께 홍콩을 방문하는 여행객 뿐 아니라, 홀로 홍콩을 즐기러 가는 혼행객들까지 모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아트 이벤트를 찾을 수 있다. 홍콩 전역에서 펼쳐질 아트 이벤트들, 그 중에서 미술을 사랑하는 애호가들을 위한 하이라이트는 다음과 같다.
◇홍콩 최대 사립 미술관, 리앙이 미술관(Liang Yi Museum)에서 만나는 컬렉터의 삶
셩완의 헐리우드 로드는 영국의 식민통치 시절부터 유럽의 상인과 군인들이 중국에서 가지고 온 골동품을 거래하며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된 장소로, 현재에도 고미술 전문점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홍콩 관광 명소 중 한 곳이다. 이 헐리우드 로드에 홍콩 최대 사립 미술관이이 위치해 있다. 리앙이 미술관은 세계적 수준의 명청시대 중국 고가구 컬렉션을 가지고 있는 홍콩의 숨겨진 보석이다. 미술관 설립자 피터 풍이 어떻게 컬렉션을 구축시켰는지, 그 과정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 < Reunions: A Collector's Journey>가 오는 21일부터 열리고 있다. 전시관람은 사전예약을 통해 이루어지며, 전문 도슨트의 영어, 중국어, 광둥어 가이드 투어가 함께 진행된다. 리앙이 미술관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전시작품들을 직접 만지고 앉아보게 함으로써, 세계적 수준의 앤티크 작품과 진정으로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눈과 입이 즐거운 곳: 더들스(DUDDLE'S)
센트럴에 위치한 더들스는 미슐랭 투스타를 받은 딤섬과 세계적 수준의 미술작품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홍콩에서 가장 핫하다는 레스토랑 208 듀센토 오토(208 Duecento Otto), 22 쉽스(22 Ships) 등을 이끄는 사업가 옌 옹(Yenn Wong)이 운영하는 더들스는 새로운 방식으로 아트와 사람들을 결합시키겠다는 포부를 지닌다. 아트 바젤 홍콩 기간에 맞추어 해외 주요 미술기관들과 연계한 전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으며, 올해에는 제21회 시드니 비엔날레(2018)와 공동으로 아시아 퍼시픽 지역의 세 명의 주요 작가를 소개하는 <Abstraction of the World>를 개최한다. 시드니 비엔날레 예술감독인 마미 카타오타(Mami Kataota)의 기획으로 태국 컨템퍼러리 아티스트 미트 자이 인(Mit Jai Inn)과 호주에서 활동하는 조지 티윤구라이(George Tjungurrayi), 그리고 한국 작가인 양혜규(Haegue Yang)의 작품이 미술 애호가들을 만날 예정이다.
◇홍콩 대중 문화를 통해 본 젠더: 엠플러스 파빌리온 <Ambiguously Yours>
구룡반도의 서쪽 바닷가에는 서구룡문화지구(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 WKCD) 조성사업이 한창이다. 서구룡문화지구의 핵심에는 새로운 미술관을 선보이겠다는 엠플러스가 있다. 개발 사업의 지연 등으로 개관이 2019년으로 늦춰지면서, 엠플러스는 엠플러스 파빌리온을 세워 작년부터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열리고 있는 <Ambiguously Yours: Gender in Hong Kong Popular Culture>는 영화, 팝뮤직, 패션, 사진, 프린트 미디어 등 홍콩 대중 문화에서 어떻게 젠더가 다뤄지는지 탐구한다. 90여점이 작품이 전시되며, 레슬리 청, 데니스 호, 안소니 웡과 같이 영향력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과 대중 문화 미디어를 통해서 컨템퍼러리 아티스트들이 젠더 이슈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고자 하는지 드러낸다. 무엇보다도 대중문화 미디어와 아트, 디자인, 무빙 이미지 영역 간에 이루어지는 흥미로운 다이얼로그를 만나볼 수 있다.<자료제공=홍콩 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