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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도대표마이자 국내 최강마인 '트리플나인'이 세계 최고의 경마대회 '두바이월드컵 1600m 최종전'에 출전한다. 한국이 두바이 문을 두드린 지 정확히 2년 만에 거둔 성과라 마사회를 비롯한 국내 관계자들의 감회가 남다르다.
순위상금을 차지하긴 했지만, 통상 입상을 기록해야 두바이월드컵 당일 출전을 기대해볼 수 있기에 관계자들의 낙심은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의 연도대표마를 눈여겨보고 있던 두바이월드컵 클럽이 2000m가 아닌 1600m 경주에 출전자격을 부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마사회 유승호 국제경마부장은 "경마혁신과 치밀한 전략, 관계자들의 의지 등의 삼박자가 고루 맞은 덕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마사회는 두 번째 두바이월드컵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우선, 관계자들을 독려하고자 마주와 조교사를 대상으로 2000만원의 출전장려금을 지급하는 한편, 경주결과에 따른 보너스도 경주 당 최대 1억5000만원을 내걸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최강마를 보유한 마주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출전을 장려했고, 마주들은 흔쾌히 자신의 애마(愛馬)를 내놓았다. '트리플나인', '파워블레이드' 등 명실공히 한국판 '최강 경주마 원정대'는 그렇게 탄생했다.
최종적으로 출전마가 확정되는 것은 3월 중순쯤이다. 개별통보가 원칙이기에 아직은 경쟁자를 확인하기 힘들다. 하지만, '슈퍼 새터데이'에서 '파워블레이드'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HEAVY METAL'을 웃도는 최강마들의 출전이 예상되고 있다. 유 부장 역시 "국제레이팅만 놓고 본다면 출전마들 중에 가장 낮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마사회는 최종전 출전만으로도 의미가 상당하다는 입장이다. 세계적 부호이자 UAE 대통령 세이크 만수르가 참관하고, 20개국에서 10만명 이상이 몰리는 '두바이월드컵'에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값진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박양태 경마본부장은 "18개국 217두가 벌인 치열한 전투에서 승리하고 결승전에 오른 만큼 출전만으로도 그 의미는 크다"면서 "마사회는 남은 2주간 전방위적인 지원을 통해 '트리플나인'의 선전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양호 마사회장은 "지난해 PARTⅡ로 승격한 이래 한국경마는 시행 1세기를 맞이하는 2022년까지 PARTⅠ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트리플나인의 출전은 이를 위한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비췄다. 또한 "트리플나인은 한국산마이기에 한국 경마는 물론 한국 경주마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도 청신호를 드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