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그룹 오너일가 3명 중 1명은 대출 등을 위해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식 담보 제공 오너 중 4명은 보유주식 전액을 담보로 잡혔으며, 담보율이 50%이상인 오너 일가도 60명이나 됐다.
특히 주식을 담보잡힌 오너일가중 70년생 이후 젊은 층의 비중이 50.9%(56명)로 크게 높았다. 이는 증여를 받거나 가업 승계 등을 위한 자금 마련의 목적으로 풀이된다.
주식담보 금액이 가장 많은 그룹은 효성이었다. 4명의 오너일가가 총 1조3668억원 규모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효성 오너일가가 보유한 총 주식 가치( 1조7958억원)의 76.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이 548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셋째 아들인 조현상 효성 부사장이 5068억원, 조 회장 2839억원, 조 회장의 부인 송광자 여사 277억원 순이다.
CJ그룹은 주식담보금액 8370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이재현 회장 홀로 자신이 보유한 주식 2조 3854억원 중 35.1%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이어 LG(7402억원), SK(6938억원), GS(5985억원), 한화(5335억원), 롯데(1980억원), 한진(1693억원), OCI(1660억원) 등의 순으로 주식담보제공액이 많았다.
1년 전에 비해 담보로 제공된 주식의 비중이 가장 크게 상승한 곳은 현대그룹이었다. 현대그룹 오너일가들은 작년 10월말 오너일가가 보유한 총 주식가치 2073억원 중 100억원어치를 담보로 제공해 담보비중이 4.8%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42.8%로 38.0% 포인트나 높아졌다.
총 주식가치 2723억원 중 1166억원 규모가 담보로 잡혀있다. 현대상선 등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너일가가 대출을 위해 보유주식을 담보로 잡힌 결과로 분석된다. 현정은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담보제공 비중이 6.1%에서 54.4%로 48.3% 포인트, 모친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도 4.0%에서 36.0%로 32.0% 포인트 높아졌다.
담보비중 증가율 2위는 현대그룹과 마찬가지로 해운업체를 보유한 한진그룹이었다. 지난해 10월 말 17.8%였던 주식담보 비율이 올해는 54.0%로 36.2% 포인트상승했다. 지난해 주식담보제공액이 전혀 없었던 조양호 회장도 올해는 보유주식 가치 2206억원 중 52.7%에 해당하는 1163억원이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조 회장의 자녀들은 모두 담보제공비율이 감소했다.
반면 1년 전에 비해 주식담보제공 비율이 하락한 곳은 6개 그룹이었다. 금호아시아나가 27.7% 포인트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고, CJ(7.7%포인트↓), 한화(3.1%포인트↓), GS(1.1%포인트↓), OCI(1.0%포인트↓), 삼성(0.1%포인트↓)순이다.
개인별 주식담보 제공액이 가장 큰 오너일가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으로 무려 8370억원에 달했다. 조현준 효성 사장이 5483억원으로 2위, 조현상 효성 부사장이 5068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삼성그룹 오너일가 중 이재용 부회장은 주식담보가 전혀 없고, 이부진·서현 형제는 주식담보제공 비율이 각각 2.2%→1.6%, 1.3%→0.9%로 작년에 비해 소폭 떨어졌다.
보유주식 전액이 담보로 제공된 오너일가는 4명이었다. 정몽진 KCC 회장의 장녀 정재림씨, 김동선 한화건설 부장,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이우선 유니온 상무 등의 주식담보비율이 100%로 나타났다.박용성 전 두산그룹회장(99.9%),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99.4%),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99.3%),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99.3%), 박인원 두산중공업 전무(99.3%) 등 14명은 주식담보 비율이 90%를 넘었다. 이들 14명 중 구본걸 LF회장(92.0%)와 조현상 효성 부사장(90.9%)를 제외한 12명은 모두 두산그룹 오너일가였다.
이에반해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신세계, 대림, 현대백화점, 미래에셋, 하림, 금호아시아나 등 8개 그룹은 담보로 제공된 오너일가 주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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