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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 면세점 연합회 대기업 우선정책 비판…기재부 상대 탄원서 제출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6-03-30 15:27


정부의 오락가락 면세점 정책으로 면세점 업계가 혼란을 겪고 있다. 중소·중견 면세점 9곳은 30일 최근 기재부에 '대기업 우선 정책' 비판 탄원서 제출했다.

A4 용지 7장분량의 이 탄원서에는 ▲재벌 면세점의 추가 확장 단절 ▲출국장 면세점의 중소·중견 면세점 일부 할당 ▲중소·중견 면세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관세청의 지원 강화 ▲대기업 면세점의 중소 면세점 브랜드 유치 방해와 과도한 여행사 리베이트 근절 ▲면세점 제도개선 태스크포스의 중소·중견 면세점 참여 보장 ▲대기업 면세점의 대변인 역할만 하는 한국면세점협회의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중소·중견 면세점 연합회 측은 "9개 중소·중견 면세점이 소속돼 있는 연합회는 2013년 정부가 발표한 대기업 면세점 독점 해소 및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정부 정책을 믿고 구성됐다"면서 "하지만 불과 3년 전 발표한 정부 정책을 뒤집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중소기업 성장의 사다리를 만들겠다던 정부의 약속은 고사하고 이젠 지방 면세점에 투자한 모기업조차도 존립을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면서 "대기업 면세점이 중소·중견 면세점과의 동반성장을 얘기하고 있지만 대기업의 면세점 시장 점유율은 2012년 80% 초반에서 2015년 90%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중소·중견 면세점의 상황은 최악에 가깝다. 2012년 12월 9개, 2013년 4월 2개 등 11개 업체가 사전승인을 얻었지만 5개 업체가 사전승인을 반납했고, 나머지 6개 업체도 극심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정부는 서울 등 주요 지역에 면세점 추가 허용 방침을 확정함으로써 3년 전 발표한 '면세사업을 통한 중소기업 성장 지원 대책'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것이 연합회 측의 주장이다.

실제 정부의 중소·중견기업 육성정책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2014년 8월 기획재정부는 면세점업의 과점 및 이익환수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관세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구체적으론 보세판매장의 특허 비율을 중소·중견기업 20% 이상(이하 매장수 기준), 상호출자제한기업 60% 미만으로 제한하고, 2018년 1월 1일부터는 중소·중견기업의 비율을 30%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인천공항 등 출국장 면세점에는 중소기업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입장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올 1월 관세청이 발표한 김포공항과 인천항만 특허신청공고에서 중소·중견 면세점 할당조항이 빠졌다. 출국장 면세점에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우선 부여하겠다는 정부 정책이 은근슬쩍 바뀐 것이다.

중소·중견 면세점 연합회 측은 "현재 어려움에 빠져 있는 중소·중견 면세점의 조속한 운영 정상화를 위한 추가 지원 대책과 재벌 면세점의 횡포를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19대 국회에서 제출된 중소기업 면세점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몇몇 법안들도 대기업의 강력한 반발로 통과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중소·중견 면세점이 혹독한 면세점 시장에서 살아남고 정부가 의도한 '성장 사다리 역할'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인큐베이션 기간(Incubation Period)'를 부여하는 등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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