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家)에 바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조카가 친인척 관계인 것을 이용해 롯데백화점 점포 양도-인수 대가로 소개비를 받아 챙겼다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신 총괄회장의 조카 A씨를 사기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카 A씨가 경기도의 롯데백화점 내 미용실 점포를 D업체가 인수할 수 있도록 롯데그룹 측에 압력을 넣어주겠다며 D업체와 미용실 업주 B씨로부터 각각 1500만원, 3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B씨는 고소장에서 '2011년 신격호 회장의 딸 친구가 개입해 매장을 뺏기다시피 한 경험이 있었다. 이번에도 로열패밀리가 개입된 거라 얼마라도 받고 매장을 넘기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명의 변경 등 롯데 측과의 분쟁은 조카인 A씨가 다 알아서 해주는 대가로 D업체와 제가 각각 1500만 원씩 모두 3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D업체는 경찰조사에서 5만원권 현금 뭉치 6개씩, 3000만원을 케이크상자에 담아 A씨의 가정부에게 넘겨주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뒀다고 진술했다.
B씨와 D업체는 조카 A씨를 믿고 롯데백화점 측에 월세를 납입하지 않았고, 이러한 계약을 모르고 있던 롯데백화점은 월세 대신 B씨의 보증금 8000만원으로 대납한 것으로 하고, 돌려주지 않고 있다.
A씨는 실제로 신격호 총괄회장과 가까운 친인척 관계로, 경찰조사에서 B씨와 D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고 만난 적도 없다고 사기 혐의를 부인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 총괄회장의 친인척인 것은 맞지만, 백화점 계약 관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최근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한·일 롯데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가(家)는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에서 또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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