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율을 낮추겠다며 추진한 정부의 담뱃세 인상이 결국 세수증대를 위한 정책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담뱃값 인상에 따른 내년 세수가 12조6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한 연맹 측은 최근 3개월(6~8월) 평균 판매량(3억1700만갑)이 유지되는 것을 가정하면, 올해 담배 세수는 작년보다 4조4292억원이 많은 11조1717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도 증가분은 애초 정부가 예상했던 수치(2조7800억원 상당)의 2배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흡연자 대부분은 서민층으로 연맹은 지난해 담뱃세 인상 논의 당시 담뱃세는 역진적 특성을 가지며 서민증세이므로 이에 반대했지만 정부는 국민건강증진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회장은 "올해 세제개편안에 경제활성화를 위한 대형 또는 고가 가전제품, 보석, 가방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폐지하거나 인하하는 내용이 있는데, 담배에 신설된 개별소비세로 약 2조원의 세수가 추가로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고소득자의 개별소비세는 낮춰주고 서민들의 가처분소득을 빼앗아가는 담배 개소세는 더 걷는 것이 과연 공평한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담배판매로 거둬들인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담배와 연관된 곳에 쓰이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중 1%만이 관련 사업에 쓰이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연맹은 "담배 한 갑당 부과되는 건강증진부담금은 354원에서 841원으로 증가, 올해 2배 가까이 늘어 3조원의 기금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흡연자와 무관한 건강보험재정지원, 질병관리본부의 일반관리비, 연구개발(R&D)사업 등에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담뱃세 인상 직후인 지난 1월 담배 판매량은 1억7000만갑으로, 전달보다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후 판매량은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 올해 7월에는 3억5000만갑으로 최근 3년 동안의 월 평균 판매량인 3억6200만갑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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