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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부동산] 성수동, 한국의 소호거리로 급부상하며 인기몰이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5-05-13 17:34


서울 성동구 성수동. 수제화 전문 공장들과 인쇄소들이 모여 있는 공장 거리가 성수동의 간판 얼굴이었다. 수제화 산업이 쇠퇴하면서 성수동 일대는 빈 공장과 창고들로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사람이 찾지 않는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 성수동은 서울의 핫 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시발점은 2005년 성수동에 조성된 서울숲이었다. 서울시는 2352억원을 투자해 성수동 685번지 일대를 1.15㎢(35만평) 규모의 자연공원을 만들었다. 이후부터 성수동에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면서부터 사람이 조금씩 몰리면서 주택가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예술인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문화가 살아있는 거리로 활기를 띄고 있다.

서울숲·갤러리아 포레·지식산업센터로 인프라 구축

성수동에 본격적으로 큰 변화가 시작된 건 2011년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갤러리아 포레가 자리를 잡으면서부터다. 한화건설에서 지은 갤러리아 포레는 40억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로 강남을 대체하는 곳으로 각광을 받았다. 서울숲 공원과 한강조망권 등의 프리미엄에 2호선 뚝섬역, 분당선 서울숲역 등의 전철과 성수대교만 건너면 바로 강남인 교통까지 좋은 최고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

상당히 비싼 아파트였음에도 인기리에 분양됐고 배우 김수현, 가수 지드래곤 등이 갤러리아 포레에 입주하면서 국내 최고 톱스타들이 선택한 아파트라는 유명세까지 얻었다. 실제로 갤러리아 포레는 강남의 유명 아파트들을 제치고 2년 연속 최고가 1위 아파트 단지에 등극했다. 지난해 갤러리아포레 전용면적 241㎡(73평)의 실거래가가 44억원으로 매매되며 국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됐다. 명실공히 국내 최고 아파트가 성수동의 갤러리아 포레다.

갤러리아 포레 인근엔 두산중공업에서 건설하는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두산 트리마제는 2017년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두산 트리마제는 갤러리아 포레 못지않은 최고급 아파트로 입주를 시작하면 갤러리아 포레와 함께 성수동의 랜드마크이자 성수동 부동산을 이끄는 쌍두마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에서 지은 서울숲 힐스테이트는 일찌감치 성수동에 터를 잡았다.

성수동이 이렇게 고급 주거단지로 변모하면서 동시에 과거 공장 부지였던 성수동1·2가 일대 역시 대형 지식산업센터로 탈바꿈했다. 낡은 공장 건물 대신 깔끔한 아파트형 공장들이 들어서며 성수동의 전반적인 분위기 전환에 앞장섰다.

서울숲, 최고급 아파트, 지식산업센터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레 성수동 땅값은 부동산 불황기에도 폭등을 했다.

성수동의 전용면적 84㎡ 현대아파트는 서울숲 개발계획 발표 전인 2002년엔 시세가 2억2000만원이었다. 서울숲 공원이 개장한 2005년엔 3억원대로 올랐고, 지금까지 꾸준히 올라 현재는 5억3000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성수동 지식산업센터 중 '코오롱디지털타워' 부지의 경우 2008년엔 3.3㎡당 957만원이었던 땅값이 현재는 2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부동산 불황을 모르는 무풍지대가 바로 성수동이다.


기업인·연예인·예술인 모이면서 문화 인프라까지 갖춰

성수동은 이미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이지만, 여전히 상승 가능성이 높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아직 개발이 덜된 단독·다세대주택과 빌라, 상가들이 있는 골목들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지역과 달리 유명 인사들과 연예인, 예술인 등 사람이 모이는 동네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부동산 투자 가치를 넘어서 보이지 않는 문화적 가치까지 더해지고 있다.

김수현, 지드래곤 등이 갤러리아 포레와 성수동의 이름을 알렸다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아들인 정경선씨는 성수동을 가꾸고 있는 중이다. 정씨는 가업 대신 사회적기업 '루트임팩트'를 운영 중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11월 루트임팩트 본사를 성수동으로 옮기면서 '서울숲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서울숲 프로젝트는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 지역 소상공인, 주민들과 함께 '사회적도시'를 개발하자는 취지의 기획이다. 지역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지역 사회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자는 시도로 문화가 살아있던 강남의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이 지금처럼 맛집과 쇼핑의 거리로 전락해버리는 걸 막아보자는 의도다.

서울숲 프로젝트를 위해 정 대표는 사회적기업인 공동체 주택 겸 커뮤니티 공간 '디웰'을 오픈했다. 이곳엔 글로벌 대학생 비영리단체 인액터스, 부모학교 자람패밀리, 청년 비영리단체 아프리카인사이트, 저소득층 교육·멘토링 비영리법인 점프 등이 입주했다. 공유 도서관을 표방한 '이노베이터스 라이브러리'도 있다. 이곳으로 모여들 사업가들을 위해 학습 공간을 제공하고 책을 무료로 대여하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있던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성수동 소셜 벤처의 터줏대감이다. 2013년 서울숲역 4번 출입구 인근 단독주택에 '녹색공유센터'라는 간판을 걸고 서울숲 조성과 관리, 동네 숲 만들기 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청년들이 모이자, 성수동 골목엔 활기가 돌기 시작하며 문화의 거리로 변신하고 있는 중이다. '서울숲 동네 꽃축제'가 열리고, 동네 길목에 화분을 놓는 '화목한 수레 동네한바퀴'로 동네 분위기도 달라졌다. 매월 마지막 목요일엔 주민들을 초대해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열린 정원'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예술가들도 성수동으로 모여들고 있다. 더페이지갤러리, 아뜰리에아키 등의 작업실과 화랑들이 속속 자리를 잡았다. 천편일률적인 강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수요와 지하철과 자동차 교통이 좋은 장점이 예술가들을 모으고 있다. 성수동이 일종의 소호거리처럼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성수동은 SNS와 입소문을 타고 지금 핫한 동네가 됐다.

사람들이 모이면서 당연히 부동산 가격도 올랐다. 지난 2006년 이후 3.3㎡당 2700만원에서 변동이 없던 상가주택 시세가 최근 3000만~3500만원까지 뛰었다. 서울숲이나 대로변에 마주한 상가주택은 3.3㎡당 5000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돼 있다. 실제로 그동안 뜸했던 상가주택 매매도 상당히 활발해졌다. 톱스타 원빈도 성수동의 가치를 알아보고 지난해 10월 오래된 주택(지하1층~4층)을 21억원에 매입했다. 성수동은 원빈이 투자한 동네로 또 한 번 유명세를 탔다.

상권 형성 중으로 투자가치 충분하지만, 꼼꼼하게 살펴야

현재의 성수동은 딱히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곳이다.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와 함께 저층의 낡은 주택가가 함께 있고, 30년 넘은 공장들과 함께 최신식 아파트형 공장과 지식산업센터가 혼재돼 있다. 최근엔 골목 곳곳에 화랑과 카페, 공방, 레스토랑 등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정미소와 보관창고로 사용되던 벽돌건물 '대림창고'는 낡은 외관과는 반대로 최신 트렌드를 보여주는 패션쇼와 클럽 파티, 신차 발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바로 성수동의 현재 모습이다.

그리고 이렇게 복잡한 성수동에 대한 부동산 투자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아파트 투자를 원한다면, 고급 주택인 두산 트리마제를 노려볼만 하다. 트리마제는 갤러리아 포레보다 평균 분양가가 3.3㎡당 3800만원대로 2008년 분양 당시 4300만원에 달했던 갤러리아 포레보다 500만원가량 저렴한 편이다. 소형 평형인 전용 25㎡(약 8평)의 경우 3억5000만원대, 그리고 216㎡(약 65평) 펜트하우스는 최고 42억원에 분양받을 수 있다. 입주 후엔 갤러리아 포레와 함께 성수동의 랜드마크로 자리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지식산업센터나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성수동 지식산업센터와 오피스텔에 대한 임대수요가 늘고 있어, 공실 부담만 없다면 연 5% 이상의 임대 수익은 가능하다. 특히 최근 소셜벤처를 비롯한 기업들이 성수동으로 몰리고 있다. 취득세, 재산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이 다양하기 때문으로,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나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큰돈을 들여 투자를 하는 건 금물이다. 최근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 등이 꾸준히 분양되고 있어 일시적으로 공급과잉이 될 수 있다. 성수동 개발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저층의 단독주택에 대한 투자가 가장 인기다. 주상복합 아파트에 비해 투자금이 적고 임대수익과 함께 재건축을 통한 시세차익까지 동시에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수동의 골목 상가는 33㎡(10평) 기준 보증금 1000만~3000만원에 월세 50만~100만원 선으로 저렴한 편이었다. 권리금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홍대나 경리단길에 비하면 절반 이상 낮은 가격이다. 그러나 최근 성수동 상권이 주목을 받으면서 임대료가 오르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일반 주택을 상가로 개조해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 아직 상권이 확고하진 않지만, 향후 성수동 상권이 홍대, 경리단길처럼 단단해지면 임대료 상승 여력은 충분히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단독주택의 경우 오는 2016년 7월쯤 5년마다 재결정되는 지구단위계획 지구 지정에서 벗어나 재건축 사업에 대한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재건축이 진행되면 인근의 갤러리아 포레처럼 고급 주거 단지로 개발될 가능성도 높은 곳이다. 물론, 재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의견 수렴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16년 지구단위계획으로 재지정되면 2021년까지 주택은 신축공사가 금지되고 개·보수를 통한 임대사업만 가능하다. 함부로 투자했다가 개발 제한으로 제대로 재산권 행사를 못할 수가 있다. 과거-현재-미래가 혼재하고 있는 아직은 복잡한 성수동이다. 부동산 투자 역시 구역별로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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