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기조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 분양에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상가 분양업체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일찌감치 노후에 대비하려는 30~40대 직장인들이 은행대출을 끼고 상가청약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가열풍을 타고 상가 개발업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일부 신도시 내 상업용지 낙찰가가 감정가의 2배로까지 치솟고 있을 정도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상가 투자수익률은 6%대다. 하지만 이 통계는 임대가 잘 되고 비교적 임대료가 높은 1층 점포를 샘플로 한 것이다.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의 2층 혹은 3층 상가로 위치가 나빠 공실로 있는 것들은 배제된 통계다. 더구나 수익률이라는 것도 순전히 상가의 시세 대비 연간 임대료 수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가의 시세가 올라간 부분에다 임대료를 합산해 수익률을 구하고 있다.
가령 강남의 목 좋은 지역 같이 상가 시세가 매년 오른다고 가정하면 임대료가 상가 시세 대비 낮더라도 실제 수익률은 높게 잡힌다. 따라서 실제 기존 상가를 구입할 경우 순수하게 임대료만으로 연 3% 수익률도 맞추기 힘든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대표와 복수의 상가전문 공인중개사 조언을 토대로 좋은 상가 고르는 법을 점검해 봤다.
상가분양 성패의 핵심 키는 유동인구
A씨는 8년 전인 2007년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한 동짜리 아파트 단지내 상가를 분양받았다, 분양평수 99㎡(30평)에 투자한 금액은 7억원. A씨가 투자할 당시만 해도 이 아파트는 물론 단지 내 상가 역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상가 구입 금액도 당시로선 비교적 센 편이었다.
A씨는 현재 이 상가에서 요즘 월 450만원의 임대료 수입을 안정적으로 올리고 있다. 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7.7%. 초저금리 시대에 '효자 상가'인 셈이다. 특히 상가 가격이 상승해 얼마 전 11억원에 A씨 상가를 사겠다는 사람이 있었으나 A씨는 팔지 않았다.
A씨의 상가 투자는 비교적 성공적인 케이스다. A씨가 상가 투자 당시 주목한 것은 9호선 역사가 80여m 부근에 들어선다는 점이었다. 상가분양 초기에는 월 임대료도 지금의 절반밖에 되지못했다. 하지만 2009년 9호선이 개통된 이후 상황이 확 달라졌다. A씨 상가는 도로변에 있었기에 9호선 개통으로 유동인구가 급증한 혜택을 봤다. 이에 따라 상가 임대료가 올라가기 시작했고, 가격도 상승했던 것. A씨가 지하철 역사를 내다보고 상가를 분양받았고 이것이 적중한 셈이다.
반면 B씨는 상가 투자 실패로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2년 전 2억원을 투자해 분양받은 아파트 단지 내 상가(33㎡ 규모)가 아직도 공실로 남아있어 수익은커녕 관리금만 납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B씨가 분양받은 아파트 단지는 1200세대로 단지 규모가 비교적 큰 편이다. 하지만 주출입구의 후면에 위치해 있는데다, 아파트 정문을 벗어나자마자 탄탄한 상권이 형성돼 있어 임대수요가 없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B씨 상가 주변에는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하철 역사가 들어설 예정인 지역의 상가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없이 짭짤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고 말한다. 지하철이 개통되면 유동인구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아파트 단지 상가의 경우 세대수가 500세대 이상은 되어야 하고 거주민들의 동선을 잘 파악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가의 과잉공급 여부도 필수 체크사항
세대수에 비해 상가가 너무 많아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아파트 한 세대 당 면적기준으로 상가 면적이 1.65㎡(약 0.5평)을 넘어서면 공급과잉으로 분석된다. 가령 1000세대를 기준으로 단지 내 상가의 총 면적은 1650㎡(약 500평)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 부천 중동신도시의 한 아파트 블럭은 상가의 공급과잉으로 공실로 있는 상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분양 중인 아파트 단지내 상가를 예로 들어 분석해 보자. 대우건설은 현재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3차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분양하고 있다. 상가분양은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하나는 경쟁입찰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분양가가 확정돼 있는 경우다.
전용면적 59㎡(분양평수 약 25평) 단일면적의 1510세대로 구성된 이 아파트의 단지 내 상가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분양한다. 신청접수와 입찰예정일은 오는 28일. 경쟁입찰에선 점포별로 최고가를 써낸 사람이 낙찰을 받게 된다.
이번에 분양되는 상가는 총 14개 점포로 전용면적은 29~77㎡ 규모다. 점포별 내정가는 2억6000만~5억5500만원으로 전용면적 3.3㎡당 평균 내정 분양가는 2670만원이다.
이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총 면적은 726㎡(약 260평). 총 1510세대이기에 세대당 상가면적은 0.48㎡으로 기준면적인 1.65㎡에 크게 못 미쳐 공급은 적정한 선에서 이뤄진다고 봐야한다. 물론 아파트 단지 인근에 중심상가가 들어서는 지 여부도 체크해 봐야 한다. 단지내 상가가 몇 개 안된다고 하더라도 주변에 큰 중심상가가 있을 경우 임대수익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름으로 분양가격은 어느 선으로 낙찰을 받아야 적당할까? 김포 신도시 내 이미 입주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전용면적 3.3㎡당 가격은 1층 기준으로 3000만원선이다. 내정가보다는 현재 인근 상가 가격이 12% 정도 비싼 셈이다.
입찰 시 이같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무리 좋은 상가라도 내정가의 200%를 넘으면 적정한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1억~2억원대 매물이 많은 LH 상가의 경우 과열경쟁이 빚어지면 내정가의 200%에 낙찰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같이 높은 가격으로 분양을 받으면 예상했던 임대료를 챙기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신규 상가분양으로 적정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는 낙찰 받고자 하는 상가와 세대규모와 상가규모가 비슷한 단지내 상가의 임대료 수준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형 보다는 중소형 위주의 아파트 단지내 상가가 리스크 적어
경기 일산에 거주하는 C씨는 15년 전 165㎡(약 50형)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2억5000만원을 주고 자신의 거주 단지내 상가도 구입했다. C씨가 거주하는 단지는 700여세대로 165㎡ 규모가 주를 이루고 일부는 125㎡(약 38평) 규모로 구성돼 있다. 대형 아파트 단지인 셈이다.
그런데 C씨는 요즘 이 상가구입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 인근 105㎡(32평) 이하로 구성된 중소형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비해 임대료가 수준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유는 두 아파트 단지의 소비성향에서 기인한다. C씨가 거주하는 대형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승용차를 타고 단지 밖으로 나가 대형 쇼핑몰에서 쇼핑을 하거나, 규모가 큰 음식점에서 외식을 하고 있는 상황. 이에 비해 중소형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단지내 상가에서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중소형 아파트 단지내 상가는 장사가 잘돼 임대료도 높게 형성돼 있는 것이다.
단지내 상가 인근에 할인마트가 있는지도 점검해 봐야 한다. 몇 년 전 충남 천안·아산의 한 아파트 단지내 상가 입찰결과 16개 점포가 모두 유찰된 적이 있다. 이 아파트는 총 869세대로 구성돼 있는데다, 세대당 상가 면적도 0.66㎡으로 공급규모 역시 적정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단지에서 불과 5분 거리에 대형 할인마트가 있었기에 단지내 상권이 크게 위축될 수 있었던 환경. 때문에 단지내 상가가 모두 유출되는 결과가 빚어진 것이다.
영구 임대아파트의 상가도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경우 세대수가 수천가구가 되더라도 우선 소비력 자체가 낮고, 세대수 교체 없이 시간이 지날수록 거주민들이 고령화돼 소비력이 갈수록 위축된다는 것이다.
요즘 건립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내 상가는 주민들의 동선이 핵심이다. 시공사인 건설사 브랜드와 상관없이 주민들의 동선에서 벗어난 상가는 임대료 수준이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고 공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이나 300실(혹은 가구)은 되어야 저층부 상가에 수익성이 담보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