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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 시장이 덩치를 불리고 있다. 지난 1분기 점유율이 15%까지 치솟았다. 지난해는 13.9%였다.
그렇다면 주부평가단의 선택은 어떨까. '스포츠조선 소비자인사이트(http://www.consumer-insight.co.kr) 주부평가단 파워랭킹', 이번 주 주제는 '타고 싶은 자동차'다.
주부의 마음은 현대·기아차
앞서 언급했듯, 올해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3월 신규등록 수입차가 2만2280대다. 지난해 3월보다 41.6% 늘어났다. 브랜드별로는 BMW가 4003대로 1위다. 2위는 아우디(3895대), 3위는 벤츠(3639대)다.
다양성과 실용성, 여기에 가격경쟁력까지 앞세워 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수입차 모델은 총 17개 브랜드, 514종이다. 국산차는 62종이었다. 차이가 크다. 가격은 중소형차가 2000만~30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과소비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 이에 따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올해 수입차 시장이 10%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 질문을 다시 한 번 보자. '타고 싶은 자동차'다. 현재 운전하는 차가 아니다. 시장 점유율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 여러 기관에서 이뤄진 선호도 조사결과가 그렇다. 외제차가 60% 이상을 차지한다.
스포츠조선 주부평가단의 연령대는 주로 30~40대다. 30대가 절반 이상이다. 외제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그런데 결과는 의외였다.
104명의 평가단 중 96명이 답을 했다. 1위는 외제차였다. 여기까지는 예상을 비껴가지 못했다. 선택 주부가 39명에 그쳤다. 이 수치가 첫 번째 의외다. 41%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조사결과보다 '한참' 낮다. 2위 현대차는 37명이었다. 39%, 2명 차이다.
3위 기아차(9명, 9%)까지 더해보자. 결과가 달라진다. 현대·기아차가 외제차 선호도를 앞선다. 총 46명, 48%까지 수치가 높아진다. 결론적으로 주부평가단은 국산차의 손을 들어줬다.
'국산차를 타야 한다'는 애국심의 결과일까. 아닌 듯하다. 응답자 중 "애국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한 주부는 1명 뿐이었다. "외제차 못지않게 튼튼하고, 디자인도 예쁘다"고 평가한 주부가 더 많았다.
그렇다고 현대·기아차 관계자들이 안심할 평가는 아니다. 선택 이유가 "AS가 편리해서"인 주부들이 꽤 있었다. 외제차에 비해 수리가 쉽다는, '입지적 우위'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 물론 디자인과 성능, 내구성에 대한 좋은 평가도 많았다. 한 주부는 "안정성과 디자인, 편안함에서 모두 우수하다. 특히 오디오, 내비게이션, 타이어 등의 기능이 외제차보다 나은 것 같고, 한국인이 사용하기에 편하도록 잘 만들어졌다"고 칭찬했다. 외제차와 비교, 어느 정도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이밖에 4위는 GM대우(5명, 5%), 5위는 쌍용(4명, 4%), 6위는 르노삼성(2명, 2%)이었다.
현대·기아차, "외제차에 뒤지지 않는다"
외제차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 안전성과 디자인이다. 많은 주부들이 "아무래도 외제차가 더 튼튼하고 예쁘고 연비가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여기에 "한번 타보고 싶다", "다른 차가 조심한다"는 답변도 있었다.
이에 대한 현대·기아차의 의견을 물었다. 회사측은 "최근 현대차는 '기본기의 혁신'이라는 새로운 제품철학을 바탕으로 이전 모델과는 확연히 다른 특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를 비롯, 최근 출시된 신형 투싼에 이르기까지 강건한 차체에 기반한 든든한 주행감과 주행 안정성, 최상의 충돌안전성 등 자동차의 기본을 혁신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2020년까지 전차종 평균연비를 25%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연비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외제차의 확산 배경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 브랜드에 대한 환상 등 감성적인 측면이 분명히 자리하고 있다. 적어도 그런 면을 제외한 제품 대 제품으로서의 평가에서는 충분히 동등 수준, 혹은 그 이상이라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안정성과 성능에서 외제차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제차 시장의 성장에 대한 대비책도 밝혔다. "라인업 측면에서는 다양한 특성의 파생모델을 확대하면서 대응 라인업을 보다 촘촘히 하고, 기본적으로 우위에 있는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제품 측면에서는 튼튼한 차체와 든든한 핸들링을 기반으로 기본에 강한 차를 만들고, 합리적인 가격과 연비성능 강화, 중고차 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해 수입차 대비 최대 강점인 TCO(Total Cost of Ownership : 총 보유 비용)상의 우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수출차와 내수차의 가격 차별 이유를 밝혀달라"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차별'이라기 보다는 '다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합한 것 같다"라며 "국가별 법규와 소비자의 특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모든 국가에 똑같은 특성의 제품을 수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령 북미지역의 경우 화려하고 고급스런 편의장비 보다는 안전사양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크다. 미국 수출 제품이 싸다고 하지만, 고가의 편의장비를 많이 빼는 대신 안전사양을 보강하는 식으로 사양을 구성하기 때문에 내수용 차량과는 제품 구성 자체가 다르다. 물론 전세계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이 각축을 벌이는 최대 시장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공격적인 가격정책이 다소 반영될 수는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대·기아차가 외형적 성장에만 집중하다보니 이러한 부문을 소비자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다. 당사는 소비자에게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궁금증을 직접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에 대해 고민중이며 이를 순차적으로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수입차와 국산차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