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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의 인지과학 철학 에세이, '나.발.한.자'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4-05-15 10:13



망원동에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목욕탕에 간다. 목욕을 한다. 집으로 온다. '나발한자(어문학사 간행)'는 단순한 시공간에서 의식의 흐름을 따라간다. 경계를 넘나드는 또 다른 세계를 찾아간다. 주변인인 인간을 탐색한다. 사람은 주류에 속하면서도 비주류다. 어느 곳에 완전하게 속할 수는 없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자신을 뒤돌아본다.

이 책은 의식의 흐름을 따른 여행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은 한 남자의 1시간 30분의 행동과 사고에서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남자는 주변인의 거리 망원동의 회색지대를 지난다. 정호탕에서 목욕을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단순한 여정에는 경계에 선 남자가 보인다. 프로페셔널(박사 학위자)이 되기를 거부하였고, 기존 시스템을 경멸하는 남자. 그러면서도 기존 시스템의 혜택을 받으며 일정 부분 누리는 삶을 살았다.

그는 끊임없이 인식의 세계로 들어가다가도 스스로 신이 되고자 한다. 나발한자는 '나는 발가벗은 한 시간 동안 자유로워진다'의 축약이다. 도발적이고 함축적인 제목이 시사 하듯이 친절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독특하다. 인지과학을 공부한 저자 이석준의 철학적 에세이다. 소설처럼, 때론 경영서처럼 읽어도 괜찮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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