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제주'로 떠나는 '지질트레일'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4-02-11 16:15


입춘이 지났지만 영동지방 폭설 등 아직 겨울 추위가 매섭다. 그러나 남녘 제주도는 뭍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온난하다. 따라서 겨울과 봄사이 간절기에 떠나는 여행지로는 제주도가 적당하다. 요즘 제주의 해풍 속에는 상큼한 봄기운이 가득 담겨 있다. 제주의 참매력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떠나는 트레일도 근사한 여정이 된다.
제주 서귀포시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을 아우르는 코스는 제주 토박이들 사이 '오름의 이단아'라 불리는 '단산'을 찾을 수 있어 더 매력 있다. 또 차가울수록 선명해지는 바닷빛깔과 붉은 낙조가 있는 제주의 서쪽 끝자락 수월봉 트레일도 인기 코스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된 '수월봉 화산쇄설암의 퇴적구조(천연기념물 제 513호)'가 낙조 포인트의 발아래 있는가 하면, 자구내 포구까지 이어지는 노두길이 환상의 해안굽이를 이룬다.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제주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코스에서 만나는 단산. 뾰족한 외양이 여느 둥근 오름과는 차별화 된다. 이즈음 제주에 봄기운이 완연해지는 가운데, 단산 주변은 올 봄 새로운 명품 트레일 코스로 부상할 전망이다.(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대표 지질트레일 코스 2선>

◆제주 서귀포시 산방산~ 용머리해안 코스

제주 서귀포시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을 도는 지질트레일 코스가 올봄(3월) 개통된다. 제주관광공사는 최근 서귀포시와 제주시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핵심마을 활성화사업'의 하나로 생태관광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코스'를 개발했다. 제주도는 3월 본격 개통에 앞서 2월 한 달 동안 매주 일요일 사전답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코스는 주변의 사계리, 덕수리, 화순리를 연결하는 총 30㎞ 구간으로 조성됐다. 전설과 신화, 역사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이야기가 있는 지질트레일'로 이름을 붙였다. 코스는 A코스와 B코스, A 단축코스 등 3가지다. A코스는 용머리 주차장을 출발해 설쿰바당, 사람발자국 화석, 대정향교, 단산, 덕수리 공방을 거쳐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14.5㎞ 구간이다.

A 단축코스는 A코스의 난이도를 고려해 10.7㎞로 구성했다. B코스는 용머리 주차장을 시작으로 화순 금모래해변, 화순 선사유적지, 화순 곶자왈을 거쳐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15.6㎞ 구간이다.


단산 전경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을 도는 지질트레일 코스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제주 오름의 이단아로도 불리는 '단산'이 그곳이다.

제주 오름은 대부분 둥그스름한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단산(높이 158m, 둘레 2566m)'은 모양새가 좀 다르다. 거칠고 사나운 생김새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단산은 제주 오름의 맏형 격이다. 여느 오름들이 만들어지기 훨씬 전, 제주해안지대가 형성될 때 해저화산의 분출로 형성됐다. 제주 토박들은 단산을 '바굼지오름'으로도 부른다. '바굼지'는 바구니를 일컫는 제주토착어. 옛날 제주 들녘이 물에 잠겼을 때 오름이 바굼지만큼만 물 위로 보였다는 전설에서 비롯됐다. 지금의 이름인 '단산'은 1900년대 이후 부르기 시작했다. 또 오름의 형세가 박쥐를 닮아 '바구미'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이후 '바굼지'로 변했다는 설이 있다.

가까이 가서 만나는 단산은 수직에 가까운 벼랑과 온통 바위로 둘러싸인 바위 오름이다. '칼날바위' 또는 칼의 코 같다고 해서 '칼코쟁이'라 이름 붙은 정상부 동쪽 암봉은 산악인들이 암벽훈련 장소로 즐겨 찾는다.


단산에서 바라본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단산은 서쪽 절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가거나, 대정향교 옆으로도 오를 수 있다. 오름의 노두는 오랜 세월 풍식을 받아 골격만 남아 있다. 남사면은 다소 가파른 풀밭에 소나무와 보리수나무가 있다. 단산은 최근 추사 유배길 1코스(집념의 길)에 포함되어 탐방객들이 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오창현 융복합사업단장은 "이번 지질트레일 프로그램의 특징은 지역 주민들이 직접 지질해설사로 참여하는 주민참여사업 모델이라는데 있다" 면서 "교과서에 나오는 지구온난화를 용머리해안에서 직접 확인하고, 몇 만 년 전 사람발자국 화석을 통해 제주의 고고학적 존재가치를 되새기는 한편, 대정향교에서는 추사의 서릿발같은 정신을 느끼며 명실 공히 자연과 인문이 어우러진 지질트레일코스를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세계지질공원 '맛과 음식'으로도 느낀다

제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매력을 학술적 가치나 경관만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맛과 음식이 함께하는 세계지질공원을 느낄 수가 있다. 제주관광공사(사장 양영근)는 제주 유네스코 세계지질자원공원 활성화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서귀포시,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제주 지질자원을 활용한 지오푸드(Geo Food) 레시피 아이디어도 공모했다.

지오푸드란, 제주 지질명소의 특성(구조, 형태, 속성 등)과 문화 등에서 오브제 혹은 아이템을 모티브로 하여, 제주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활용한 로컬 푸드를 이른다. 일단 공모전을 통해 지질지원과 문화를 활용한 먹을거리를 개발하고, 이를 활성화시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제주에서 도민과 관광객들이 즐거워 할 수 있는 지역의 대표 음식을 육성하자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이울러 이를 통해 식재료를 생산하는 지역 농가들은 물론, 마을 기업들까지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를 함께 담고 있다.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지오 푸드 레시피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핵심 지질명소 등에 해당되는 마을기업, 음식점, 카페, 레스토랑 등에 푸드 레시피를 보급할 예정이다.

◆'수월봉~자구내포구' 엉알


수월봉 엉알길
제주지질공원을 대표하는 지질유산 중 겨울철 찾을 만한 곳이 있다. 수월봉이다. 수월봉은 제주 섬의 서쪽 끝자락에 있어 겨울철 최고의 낙조 감상 포인트로 꼽히는 곳이다. 때문에 겨울철 제주 여정에 수월봉은 필수 방문코스가 된다. 특히 수월봉 발아래에는 세계 최대의 장관이 펼쳐진다. 천연기념물 제 513호인 '수월봉 화산쇄설암의 퇴적구조'가 그것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보기 드문 비경이다. 특히 수월봉 공원 바로 아래 깎아지른 벼랑은 그 높이만도 30여 미터에 이른다. 마치 거대한 캔버스를 연상시키는 퇴적구조는 가늘고 촘촘한 줄무늬가 가로로 죽 이어져 있는데, 기하학적 무늬로 가득한 거대 벽화에 다름없다. 지질학자들은 이 절벽 바로 앞 바다에서 화산이 폭발했고 하늘로 솟구쳤던 화산지질이 분화구 주변에 쌓여 만들어 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절벽 아래에는 낮은 동굴도 있다. 맑은 용천수가 고여 있는 동굴은 몸을 낮춰야 간신히 드나들 수 있는 구조다. 이곳 동굴 천정에는 희귀식물이 붙어 자라고 있는가하면 바다에서 기어 올라온 게도 살고 있다.

수월봉은 바다 쪽의 경관도 아름답지만 내륙도 볼만하다. 제주토박이들은 수월봉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모습을 최고로 친다. 또 수월봉은 예로부터 돌고래(수억이) 감상 포인트로도 통했다.

수월봉에서 자구내 포구 가는 길은 최고의 트레킹 코스이다. 해안을 따라 굽이치는 노두길은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엉알(절벽아래)과 용암 기암괴석은 물론, 멀리 차귀도와 와도, 자구내 포구, 풍력발전단지, 당산봉이 한 눈에 들어와 멋들어진 이국적 풍광을 연출한다.


자구내포구 도두 등대
바다와 붙은 노두길은 청량하고 맑은 물을 접하며 걷는 길이다. 제주바다의 잉크처럼 푸른 물이 검정 화산용암에 부딪혀 새하얀 포말을 이루고, 엉알 틈새에서 떨어지는 맑은 용천수로는 목을 축일 수 있다. 노두길 엉알 주변에는 일제의 흔적도 남아 있다. 태평양전쟁 당시 제주도에 진주한 일본군이 해안절벽 화산쇄설암 퇴적구조층에 해안 진지를 팠던 것이다.

노두길에서 만나는 자구내포구의 또 다른 명물은 '도대'. 옛선인들이 사용하던 작은 등대로, 부둣가에 현무암으로 거칠게 쌓아 올린 높이 3m남짓의 등대이다. 포구로 접안하는 배들의 등불 구실을 했다. 자구내 포구는 제주 최고의 어장이다. 차귀도~눈섬(와도-죽도)~자구내포구 사이의 물살이 워낙 거세 쫄깃한 육질을 자랑하는 감성돔, 참돔 등의 고급어종이 곧잘 잡히는 곳이다.

한편 제주도는 이곳 수월봉 일대 지질트레일을 3코스로 선보이고 있다. '수월봉 엉알길 코스'는 자구내포구의 해경 파출소를 출발해 용암과 주상절리→갱도진지→화산재 지층과 화산탄→수월봉 정상→엉알과 화산재 지층→검은모래해변→해녀의 집으로 돌아오는 코스다.'당산봉 코스'는 거북바위→생이기정→가당산봉 마우지→당산봉수를, '차귀도 코스'는 자구내포구→차귀도 역사·생물→차귀도 등대→장군바위를 각각 돌아볼 수 있다.

<제주도의 새로운 관광 명소>

◆항공우주박물관


서광다원에서 바라본 항공우주박물관
제주에 별 볼 일이 생겼다. 올 봄(4월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제주항공우주박물관(Jeju Aerospace Museum ; JAM)이 문을 여는 것. 제주항공우주박물관 'JAM'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김한욱, 이하 JDC)가 미래 첨단 분야인 항공과 우주를 테마로 해 교육과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체험형 항공우주 전문박물관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일대 32만9838㎡(약 10만평) 부지에 지상 4층(전망대 포함), 지하 1층 등 건축 연면적 2만9987㎡(약 9000평)에 사업비만 1150억여 원이 투입됐다.

개관을 앞두고 지금 마무리 전시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제주도민과 관광업계는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규모면에서나 볼거리 면에서 도내뿐만 아니라 국내는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대 규모의 항공우주박물관이기때문이다.


항공우주박물관 외경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김한욱 이사장은 항공우주박물관이 제주관광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항공우주박물관이 향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함은 물론 항공우주산업 발전에도 적지 않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체험을 통해 항공우주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인류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전정신을 키워줄 것"이라고 의의를 말했다.

항공역사관=흥미진진한 세계 항공의 역사와 대한민국 공군의 발자취를 이해하고 다양한 항공기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라이트 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했던 플라이어호가 실물크기와 형태로 복원된 것을 비롯, 공군이 기증한 실제 비행기 35대를 공중에 매달아 놓거나 지상 전시해 두었다. 또 항공기의 엔진과 부품들이 전시되고 전투기 측면을 절개해 비행기 구조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울러 항공시물레이터를 통해 잠시 조종사가 되어 하늘을 나는 가상체험도 가능하다.


항공역사관
특히 세계 최대의 박물관 재단인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의 'HOW THINGS FLY'를 그대로 도입해 40여 가지 작동 모형을 통해 비행원리를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다.

천문우주관=2층으로 올라가면 천문학에 대한 동서양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고대 문화에 내재된 조상들의 천문학적 지혜와 관측기술의 발전으로 우주탐험시대를 열어가기까지의 천문학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뿐만 아니라 은하계와 초대형 블랙홀 등 우주 전체의 구조와 생성된 과정을 더듬어 가는 137억년의 시간여행에도 빠져들게 된다.


천문우주관
테마관=엔터테인먼트를 가미한 테마관이 펼쳐진다. '오감으로 체험하는 우주여행'을 모티브로 한 5개의 존으로 이뤄져 있다. 한번에 15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폴라리스(5D 서클비전)는 살아있는 입체영상이 360도 전체 면(높이 5m, 전체길이 50m의 대형스크린)에 입체영상과 실감나는 특수효과를 더해, 보고 듣는데 그치지 않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최첨단 신개념 영상관이다.

기타시설=건물 35m 높이에 설치된 전망대에서는 산방산과 바다, 그리고 한라산과 오름 등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사방에서 조망할 수 있다. 다채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 코트와 항공우주 관련 캐릭터상품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 숍도 들어선다. 이밖에도 각종 항공우주관련 세미나와 전시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는 회의장이 마련되고 박물관 부지 내에 110실 규모(500인 수용 가능)의 항공우주호텔이 개관 일에 맞춰 건축 중이다.

◆JDC지정 면세점 '국민 수준에 맞는 구매한도 조정' 적극 추진!


JDC 김한욱 이사장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김한욱 이사장)지정면세점은 그간 국민 소득 수준에 맞는 면세품의 구매한도 조정을 적극 요구해왔다. 현행 1회 400달러, 연간 6차례 구매할 수 있는 구매한도로는 이른바 명품 핸드백 등 원하는 면세품을 구입한다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 11월14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는 내국인이 제주도 면세점에서 1인당 800달러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하되, 400달러까지만 면세하는 내용으로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사이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2014년 2월 현재까지 그 진척은 늦어지고 있다.

JDC지정면세점은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 재원 조달을 위해 제주지역을 관광하는 여행객에게 특정물품을 면세로 구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도입했다. 따라서 JDC면세점 수익은 전액 제주개발에 환원되고 있다. 하지만 면세점 운영상의 제약조건으로 원하는 만큼의 매출을 올리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현재 내-외국인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제주공항, 제주항만 면세점과 제주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컨벤션센터 면세점 등을 이용한다. 하지만 1회 400달러라는 낮은 구매한도로는 술, 담배, 화장품 등 단가가 낮은 물품을 구입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다.

반면 신라, 롯데와 같은 보세판매장은 내국인의 구매한도가 회당 3000달러, 외국인은 제한이 없다(대신 면세기준은 400달러로 내국인면세점과 같다). 결국 일반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면세점과는 경쟁력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른바 '기울어진 축구판'에서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게 JDC지정면세점 측의 하소연이다.

JDC지정 면세점은 품목도 한정돼 있다. 주류, 담배, 시계, 화장품, 향수, 핸드백, 지갑, 벨트, 선글라스, 과자류, 인삼류, 넥타이, 스카프, 신변장식용 액세서리, 문구류, 완구류, 라이터 등에 국한 된다.

사정이 이쯤 되다보니 제주도민은 물론, 대다수 관광전문가들은 JDC지정 면세점에도 이제는 국민 수준에 맞는 구매한도를 적극 조정 적용해야 할 때임을 지적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김한욱 이사장은 "지갑이 두툼한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다면 제주의 공기업에게도 구매한도나 판매 품목을 늘려 실질적인 외화 획득의 물꼬를 터 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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