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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성공창업] "투자액 많다고 수익 많은 것 아냐"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3-06-14 14:09




시작은 쉽지 않았다. '밥집'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최수현 라이스스토리 의정부 민락점 사장(39) 얘기다. 그는 공연기획자 등으로 화려하게 보이는 일을 했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해 벌인 사업이 망하기를 수차례. 창업 아이템을 찾던 중 식사 해결을 위해 즐겨 찾던 라이스스토리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 3월 매장을 오픈, 월평균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장이 39제곱미터(12평)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 음식업 관련 초보 사장이 10평의 기적을 일군 셈이다.

최 사장은 공연기획사를 운영하는 CEO였다. 유명 가수의 콘서트와 패션쇼를 기획해 공연했고, 중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직업 특성상 수입이 들쭉날쭉 했던 만큼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창업 시장에 눈을 돌렸다. 그런데 결과는 3전 3패. 창업에 나설 때마다 실패의 그림자가 따라다녔다.

이유는 간단했다. 투자금이 많아야 수익이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문제였다.

처음 창업에 나섰던 굴전문점. 투자금에 비해 수익이 나지 않자 당구장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화려하게 꾸민다면 내리막을 걷는 사업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과는 또 실패. 두 번의 매장 운영 경험을 토대로 최 사장은 2011년 3억원을 들여 모 대학교 내 165제곱미터(50평) 규모의 커피전문점을 차렸다. 시작은 좋았다. 학기 중엔 약 50명 이상이 항상 줄을 설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 문제는 방학기간이었다. 방학 땐 거의 매출이 없었다. 또 계약상의 문제로 인해 권리금을 모두 잃을 상황까지 겪으면서 최 사장은 커피 전문점 운영을 그만뒀다.

최 사장은 "몇 년간 자영업을 하면서 많은 비용을 투자할수록 높은 수익을 얻는다는 생각했지만 모든 아이템이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익에 대한 욕심에 많은 투자를 했고, 실패를 거듭하며 오히려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졌다"고 강조했다.

3억원으로 시작했던 창업자금은 사업 실패를 겪으며 1억원 가량으로 줄었다. 재창업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순간, 라이스스토리가 눈에 들어왔다. 라이스스토리는 최 사장이 재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며 식사를 해결했던 곳이다. 저렴한 가격에 맛 좋은 다양한 메뉴에 주목했다. 게다가 본사의 지원 아래 이뤄지는 인력관리와 음식조리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점도 선택의 이유가 됐다.


라이스스토리는 전문 레스토랑에서 주로 취급하는 볶음밥, 면 등 오리엔탈식 요리들을 대중화해 다른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메뉴를 갖추고 있다.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다양한 동남아시아의 볶음밥과 면 요리들을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개발했다. 메뉴 가격은 5000~7000원대로 저렴하다. 본사가 2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30여가지의 비법 소스를 갖추고 있어 상향 평준화된 고객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는 게 최 사장의 설명이다. 특히 모든 메뉴와 소스를 본사가 일괄적으로 가맹점에 지급해 주방 인력관리와 음식조리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모든 메뉴가 원팩으로 공급, 조리 시간이 짧아 빠른 시간에 고객에게 음식 전달도 가능하다.

최 사장은 "라이스스토리 민락점은 배달 고객이 전체 매출의 40~50%를 차지한다"며 "평균 메뉴 조리시간은 중국집보다 빠른 5분에 불과해 고객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고객만족도는 매출로 직결되기 마련이다. 최 사장은 고객만족도를 바탕으로 월 평균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해 목표를 월 평균 3000만원으로 잡았다. 신규 매장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인다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많은 투자금을 들여 무조건 크고, 럭셔리하게 창업을 한다고 해서 수익이 많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실속형 아이템 중 옥석을 가린 뒤 주변 업체들과 함께 마케팅을 벌이는 등 협력을 꾀한다면 오히려 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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