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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로 재채기 한 번 했는데 뼈가 부러진다?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2-12-10 12:40


평소 나이에 비해 부지런히 움직이기를 좋아하는 양 모씨(60). 하지만 추운 겨울인지라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 못했다. 바깥 외출이 잦아지며 감기에 걸린 것이다. 양씨는 어느 순간 코가 간질간질해서 크게 재채기를 했다. 그 순간, 심한 허리통증이 느껴지면서 꼼짝할 수가 없었다. 결국 가족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이송돼 검사를 받은 양씨는 척추 압박골절 진단을 받았다. 재채기를 한 것뿐인데 압박골절상을 입었다는 게 좀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압박골절은 추운 겨울 빙판길 낙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빙판길에서 넘어질 때 엉덩이 부분으로 넘어져 척추에 과다한 힘을 받으면 압박골절이 된다. 그런데 기침 한 번에 압박골절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척추는 우리가 몸을 지탱하도록 도와주지만, 아주 쉽게 골절될 수 있다. 압박골절은 외부의 강한 힘에 의해 척추 모양이 납작해진 것처럼 변형되는 골절을 말한다. 주로 허리뼈인 요추와 가슴등뼈인 흉추가 만나는 부분에서 발생한다. 위에서 떨어지는 무거운 물체에 의해 충격을 받았을 때, 다이빙하듯이 바닥에 부딪혔을 때, 또는 엉덩이 부분으로 넘어져 척추에 과다한 힘을 받았을 때 발생한다.

또한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져 있을 때는 허리를 지나치게 굽혀 물건을 들 때에도 발생한다.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척추 뼈가 여러 조각으로 부서지고 납작해진다. 특히 목뼈에 압박골절이 오면 음식을 삼키기 어렵고 척추 안의 공간을 따라 내려오는 신경인 척수까지도 손상될 위험이 있다.

뼈가 약한 노인들은 압박골절의 위험이 더 높다. 50대 이상의 여성들도 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50대 이후 폐경기에 주로 나타나는 골다공증은 호르몬의 불균형이나 뼈의 이상으로 인해 뼈의 양이 감소하면서 강도가 약해져 골절위험도가 증가되는 질환이다. 20~30대 여성들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탄산음료, 커피를 과다섭취해도 골다공증이 올 수 있다. 이렇게 뼈가 약해진 여성들은 재채기나 엉덩방아 같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된다.

실제로 압박골절상으로 내원한 환자들의 경우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약 6배 정도 높고, 여성환자의 경우 여성호르몬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시기인 50대서부터 점차 그 수가 증가한다.

압박골절이 됐을 경우 등이 아프고, 앉았다 일어설 때마다 허리가 아프고, 몸이 점점 앞으로 굽어지기도 하며, 걷지도 못할 만큼의 심한 통증이 온다.

척추 압박골절은 일반 엑스레이 검사에서도 진단이 가능하며, 압박골절이 약한 초기에는 뼈의 모양이 정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뼈가 서서히 내려앉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은 "압박골절은 대부분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나, 심한 경우 국소마취를 통해 부러진 척추 뼈에 골시멘트(골강화제)를 주입하여 압박골절을 단단하게 만드는 시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골다골증으로 인해 골절이 발생했을 경우 지나치게 오래 움직이지 않고 안정을 취하면 오히려 골밀도가 떨어져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이 진행되는 침묵의 질환이기 때문에 50대 이상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1년에 한 번씩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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