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L군(26)은 종종 소셜커머스에 올라오는 피부 관리권을 구매해서 여자친구와 함께 피부 관리를 받는다. 평소 푸석푸석하고 거친 피부 때문에 얼굴이 칙칙해 보이는데, 이따금씩 관리를 받고나면 피부가 한결 깨끗하고 화사해지는 기분을 느끼기 때문이다.
패션, 유통업계들도 당연히 그루밍족 잡기에 발벗고 나선 상태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잇따라 남성 라인을 강화하는가 하면, 최고 명당으로 꼽히는 백화점 1층에 남성 매장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겼던 어그 부츠도 남성 제품을 출시했다. 다양한 컬러와 가죽의 종류를 확대해 최고급 라인을 형성하며 남성 제품군을 강화했다. 국내 한 잡화 브랜드도 올 겨울 남성 시장 공략에 나섰다. 주로 여성 고객들이 사용하는 토트백과 파우치 등 제품 라인을 대폭 강화했다.
이처럼 그루밍족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 역할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회가 변화하면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희석되다보니 메트로섹슈얼화 되는 경향이 있다. 여성들의 사회적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경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에 남성들도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더욱 자신의 외모를 관리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그랜드성형외과 서일범 원장은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남성 성형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20~30대의 남성의 경우 코 성형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데, 이는 얼굴의 중앙에 위치한 부위로 조금만 달라져도 얼굴 전체적인 인상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