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경륜 물고 물리는 선수들의 '천적관계'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2-11-22 09:54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특정 상대에게 강하고 약한 '천적관계'가 항상 존재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특성 상대를 만나면 기량 발휘를 못하면서 쉽게 무너지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천적관계'가 경륜에도 존재한다.

지난 그랑프리 우승을 하면서 승승장구했던 현 경륜 최강자인 이명현은 유독 인치환을 만나면 고개숙인 남자가 되고 만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인치환과의 악연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시작됐다.

지난 대상경주 결승전에서 인치환을 의식한 이명현은 선행보다는 후미 공략으로 작전을 변경했다. 하지만 인치환이 선봉에 나선 고양팀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후미 마크로 3착에 만족해야 했다.

이명현은 최근 인터뷰에서 "인치환은 덩치고 크고 힘이 좋아 그를 상대할 때는 하상 변칙적인 경주 운영을 펼쳐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힘과 힘 대결에서는 자신이 밀린다고 할 정도로 인치환를 크게 의식하는 모습을 보인 것.

재미있는 것은 이명현에게 강한 인치환이지만 유독 김현경을 만나면 순한 양이 되고 만다. 작년 7월 광명경주에서 김현경의 선행승부를 펼치고 인치환이 젖히기 승부로 김현경을 공략했지만 역부족이였다.

이후 인치환과 김현경이 강자로 나선 경주에서는 인치환이 김현경을 인정하고 선행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를 김현경이 활용해서 추입 승부를 펼쳤다. 올해 8월과 11월초 경주에서 동반입상한 두 경주에서 인치환을 활용한 김현경이 완승을 거뒀다.

그럼 이명현과 김현경의 관계는 어떨까?


이명현이 김현경에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경주가 힘을 바탕으로 한 이명현이 주도하는 경주를 펼쳤고, 김현경이 마크하면서 8번이나 동반입상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흉으로 인해 최근 이명현의 입지가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달 14일 이명현의 젖히기 승부를 김현경이 추입력을 발휘하면서 이명현을 제압하는 선전을 펼쳤다.

경륜왕 권승철 수석기자는 "선수들의 천적관계를 맹신해서는 안되지만 베팅에 있어 참고 자료는 될 수 있겠다"며 "한달앞으로 다가온 그랑프리를 앞두고 어떻게 훈련하고 컨디션을 조절하느냐에 선수들의 희비가 교차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이명현 ◇인치환 ◇김현경


이명현

인치환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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