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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 침술'을 아세요?' 현대판 마의 김영균 수의사!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2-11-22 16:03


MBC 월화드라마 '마의'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연일 경신하며 20% 시청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마의가 빠른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뿐만 아니라 '마의'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사람들에게 소개됐다는 점이다. 마의 백광현의 수의사로서의 진정성과 탁월한 의술은 시청자들을 감동시킨다.

사람처럼 고된 훈련을 받은 말도 체력을 회복하고 손상된 조직의 복구를 위한 적합한 처우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활력넘치는 레이스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KRA한국마사회 서울경마공원에서 개업 수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영균(55) 수의사는 아프거나 다친 경주마를 침술로 회복시킬 수 있는 한국에서 몇 안 되는 마의다. 돌덩이가 황금으로 변하듯. 김영균 수의사는 침술로 말의 건강과 경주능력까지 향상시킨다.

1984년 한국마사회에 수의사로 입사한 그는 양약만을 사용한 치료방법에 한계를 느끼고 한방 수의학을 공부하고자 1986년 국내 최초로 일본 도쿄의 경주마트레이닝센터인 '미호 트레이닝센터'(MIHO training center)으로 유학을 갔다. 4개월 동안 이콰인 침술(Equine acupuncture:말침술)을 배운 후 한국에 돌아온 그는 한국에서의 임상실험과 여러 문헌들을 통해서 29년 동안 꾸준히 임상경험을 쌓았고 지금은 양약과 말침술을 동시에 사용하는 한방·양방 수의사로 활동 중이다.

김영균 수의사가 미더스의 손으로 불리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의 손이 닿은 말들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말산통'으로 알려진 경주마 배앓이는 93년도 이전에는 수술법이 정립되지 않아서 사망률이 높은 질병이었다. 하지만 김영균 수의사는 그때 당시 인위적인 수술없이도 침술만으로 일년에 수백건의 말산통을 해결했다.

2010년 부산경마공원 상반기 최우수국산마로 선정됐던 남도제압은 2011년 갑작스런 부상으로 침제기에 들었었지만 같은 해 9월 김영균 수의사의 침술로 곧바로 복귀해서 우승을 한 경험이 있다. 또 통산 12승을 올린 기라성(국산 8세)은 20차례의 장기적인 전기침치료로 완치가 어려운 천장관(천골과 장골 사이 관절)을 치료하고 곧바로 1군 경기에 참여했고 4연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 김영균 수의사의 침술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김영균 수의사는 일반적인 침술, 약을 투여하는 약침술, 전기를 통하는 전침술 등 모든 침술에 두루 능하다. 말의 증상과 혈의 위치에 따라 어떤 침술을 사용할지 선택한다. 김영균 수의사는 "말은 인간의 혈과 많이 닮아서 침술 적용이 어렵지 않다. 경주로를 시속 65㎞로 질주하는 경주마는 고강도 운동으로 체력저하는 물론 뼈, 인대와 같은 운동기에 이상을 가져오게 된다"며 "올림픽선수들이 경기 후 침술치료로 체력을 회복하는 것처럼 말도 침술을 활용해 근육을 풀어주고 기의 흐름을 뚫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콰인 침술은 재발위험에서 벗어나 완치를 목표로 하는 치료법이다"라고 전했다.

말은 혈의 크기가 크고 근육을 따라 혈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침을 놓기 수월하다. 말은 12경락과 인맥과 동맥이 사람의 것과 유사해 사람을 기준으로 만든 혈자리도 활용가능하다. 또 국소부위를 넘어서 전반적인 몸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시적인 효과를 보이는 양방치료와 달리 인위적인 시술 없이도 몸의 균형을 맞추어 신체 컨디션을 강화시킨다. 장기적인 치료이지만 충분한 치료 뒤에는 치료를 중단해도 증상이 잘 재발되지 않는다.

현재 삼포마필병원을 비롯한 서울경마공원내 개인동물병원에서는 말 침술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양방치료에 비해 시행횟수가 많지는 않다. 말이 치료과정에서 날카로운 침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어서 몸 전체를 자유롭게 시술하기 어렵고 한방치료의 특성상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여 매달 성적을 내야하는 경주마들은 한방치료법을 시도하기 보다는 빠른 효과를 낼 수 있는 양방치료법을 많이 선택한다. 하지만 양약치료법을 사용 후에도 호전을 보이지 않는 말들에게 최후의 방법으로 한방치료를 진행하고 있고 50% 이상이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최근 경주 출전을 앞두고 침술로 말의 컨디션을 관리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여러 임상경험으로 효과성이 증명되면서 이콰인 침술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김영균 수의사는 시속 65㎞로 질주하는 경주마는 고강도 운동으로 체력 저하는 물론 뼈·인대에 이상이 생기기 쉽다"며 "선수들이 경기 후 침술 치료로 체력을 회복하는 것처럼 말도 침술을 활용해 근육을 풀어주고 기의 흐름을 뚫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동물을 대상으로 한 침술치료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1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한방 수의학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꾸준한 임상경험과 연구로 한국의 이콰인(말)침술을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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