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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럭셔리 세이프티 볼보의 기함 XC90을 만나다

홍민기 기자

기사입력 2012-05-14 14:11 | 최종수정 2012-05-14 14:12



스칸다나비안 럭셔리 세이프티로 대표되는 볼보자동차의 중대형 SUV XC90을 만났다.

XC90은 사실 수년내에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모델이다. 볼보자동차의 풀체인지는 다른 자동차 제작사들에 비해서 그 주기가 조금 긴 듯 하다. 2003년 세상에 선보인 멋진 디자인과 강력한 터보 심장의 XC90은 그야말로 베스트셀링감이었다. 지금도 XC90의 디자인은 다른 SUV들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으며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부터 천천히 XC90의 매력에 빠져보자.

XC90의 덩치는 언뜻 보아도 굉장히 크다. 사실 V60에서부터 XC90에 이르는 모든 라인업에 D5 엔진이 적용되어있다. 덩치는 계속 커지는데 심장이 크기가 같다니 왠지 걱정부터 앞서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족함은 없다. 물론 V60에서와 같은 폭발적인 초반가속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그것은 어쩌면 V60이 가지게 된 우연한 특권이고, XC60 이나 XC90과 같은 사이즈의 SUV에 모자람없는 성능을 제공한다. 물론 개인에 따라 이러한 출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배기량에 대한 선입견과 막연한 불신일 뿐, 막상 XC90을 극한으로 몰아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미 10년전부터 다운사이징을 실천한 대형 SUV라는 표현을 해주고 싶을 정도.



XC90의 내부를 살펴보자. 우선 XC90은 최근의 볼보자동차들이 가진 센서스틱과는 사뭇 다른 느낌과 버튼의 배열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볼보자동차의 최근의 센서스틱이 사람들에게 다소 낯설었다면 XC90의 센서스틱은 일반적인 예상과 그대로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풀체인지 모델에서 XC90의 센서스틱은 아마도 지금의 다른 라인업들과 모습을 같이 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어느 것이 나은지는 독자들이 판단에 맡기겠다.


평범하고 각이 많이 사용된 센터페시아의 모습이다. 중앙 송풍구 위쪽으로 인대쉬 TFT 디스플레이가 시동과 함께 천천히 돌출된다. 그러나 살짝 각이 이상하다. 운전석에서 바라보면 화면이 정면으로 보이지 않고 살짝 불편한 느낌마저 든다. 왜 이런 각으로 설계를 했는가 불평스럽기까지 하다. 돌출되는 속도도 너무 더디다. 시동을 걸고 후진기어를 넣고 후방카메라를 보기까지 잠시 대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운전하는 내내 디스플레이로부터 빛이 반사되어 내 눈을 괴롭히는 일은 없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볼보자동차가 운전자의 시야방해를 피하기 위해 정한 디스플레이 각도로 생각된다. 물론 며칠간 주행하면서 조금씩 적응을 하긴 했으나 역시 불편하긴 불편하다. IT 기술의 발전속도가 자동차 상품의 개발속도보다 너무 빨라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이다.




아래로 살짝 기울어진 디스플레이, 빛반사가 없어 눈은 편하지만 보기는 다소 불편하다

운전석에 마련된 핸들, 차고가 다소 높아 승하차에 도움이 된다
늘 느끼는 거지만 볼보의 가죽시트는 정말 편하다. 적당히 죄어오는 타이트함도 좋고, 가죽의 질감도 좋다. 적당한 스티치는 심심하지 않으며 정말 쿠션의 밀도와 디자인이 인체공학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본인의 체형이 특별히 모난 곳이 없는 일반인임을 감안하면 아마도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나와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냥 잘 디자인된 버킷시트에 앉는 느낌도 아니고, 그냥 호텔에 마련된 고급 가죽 소파에 앉는 느낌이라고 하는게 더 정확할 것 같다. 8웨이 전동 시트로 3개의 메모리를 지원한다.





SUV 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2열과 적재공간을 살펴보자.


우선 XC90은 3열을 가지고 있는 7인승 SUV 이다. 최근의 신형 싼타페DM과 같이 3열 시트는 바닥으로 완전히 매립된다. 다시 말하자면 현대자동차의 최신형 SUV 의 3열 매립기술은 이미 볼보자동차에서 오래전부터 사용해오던 방식인 것이다. 역시 신형 싼타페DM과 마찬가지로 2열이 슬라이딩을 지원한다. 2열 시트 아래에 달려있는 스틸 핸들을 위쪽으로 잡아 당기면 시트가 앞뒤로 슬라이드 된다. 앞으로 폴딩할 수도 있고, 3열 탑승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러나 2열 도어로 3열에 승하차 하는 것은 조금 무리스러워 보인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권하고 싶지도 않다.


완전히 바닥에 숨겨져있던 3열 바닥시트를 조금씩 당기는 모습

완전히 당기면 푹신한 소파가 나온다

2열을 잡아 당기면 2열 도어에 이러한 공간이 만들어 지긴하지만 타고 내리기엔 부담스럽다
2열 중앙시트에는 키가 작은 어린이를 위한 부스터가 마련되어있다. 키가 작은 어린이에게 일반적으로 성인키를 기준으로 마련된 안전벨트를 착용시키면 사고 발생시 안전벨트가 어린이의 목을 조이거나 상처를 줄 수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부스터를 설치하기를 권하는데 역시나 안전중심의 볼보자동차는 이러한 철학을 그대로 반영하여 부스터로 사용가능한 시트를 내장해두었다. 간단한 조작으로 시트를 올려서 고정시키면 훌륭한 부스터가 된다. 컵홀더와 재떨이가 마련되어있고 시거소켓도 마련되어있다.

그러나 2열에 암레스트가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역시나 신형 싼타페DM과 마찬가지로 3열에 전용 에어컨과 전용 컵홀더 등의 편의장비가 갖추어져있다. 이러한 편의장비의 효용가치는 3열의 효용가치에 비례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XC90의 3열 시트는 신형 싼타페DM에 비하여서는 확실히 나은 거주성을 보여준다. 특히 푹신한 시트는 3열에 앉게될 누군가의 불편함을 조금은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얇은 방석 같았던 싼타페DM의 3열 시트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레그룸은 역시 충분한 느낌을 주지 못했다. 3열용 안전벨트는 편리한 벨트클립이 벽면에 만들어져있어 미사용시에 걸리적거릴 수 있는 안전벨트로 인한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바닥에는 XC60, V60 등에서 보았던 세로 스탠드가 매립되어 있어 넘어질 수 있는 물건들을 세워서 고정시킬 수 있다.




트렁크 게이트는 QM5 와 같은 방식으로 위쪽과 아래쪽으로 나뉘어있다. 아래쪽 섹션을 내려서 펼치면 화물을 넣기 편안한 단이 만들어짐과 동시에 XC90의 지붕에 짐을 싣거나 내릴 수 있는 견고한 발판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럭셔리 SUV 임에도 전동 테일게이트가 아닌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큰 힘을 요하지 않으므로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당연히 풀체인지에는 반영될 부분으로 생각된다. 이미 XC60은 전동 테일게이트를 지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3열을 세우면 트렁크 공간은 현저히 줄어든다. 골프백 한개 반 정도를 넣을 수 있을 정도의 바닥 면적이 남는다. 그러나 3열 시트 역시 분할 폴딩이 가능하다. 3열을 폴딩하여 바닥에 매립하면 5인승 SUV 와 다를바 없이 깔끔하게 처리된다.





최근의 RV나 SUV에 장착되는 파노라마 썬루프에 비하자면 아쉬움이 크지만 썬루프도 장착되어있다. 틸팅과 슬라이딩을 지원하며 채광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풀체인지될 XC90에서는 파노라마선루프를 기대해도 좋을까?


시승했던 XC90은 평범한 XC90은 아니었다. 바로 R DESIGN 버젼으로서 멋진 사이드스컷과 프론트 및 리어범퍼에 메탈릭실버 도장의 가니쉬가 덧대어져 있다. 스티어링 휠에도 R DESIGN 앰블럼이 새겨져있고 시트에도 마찬가지이다. 실내 트림의 마감재질이 우드가 아닌 메탈릭실버 느낌으로 마감되어있어 한창 세련되고 스포티하다.





볼보의 XC90은 꽤 오랜 연륜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트렌드에 준하여 심각하게 불편하거나 부족함이 별로 없는 장수모델로서의 자격을 갖춘 SUV이다. 그러나 USB 단자가 없거나 수준에 걸맞지 않게 파워테일게이트가 없는 점 등은 분명히 XC90이 시대적인 흐름에 빨리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볼보의 안전기술로 혁신적으로 거론되는 씨티세이프티의 부재와 차선이탈경보장치(LDWS) 등이 없는 것 또한 XC90의 풀체인지를 앞당기는 요소이다. 그러나 액티브 헤드램프를 비롯하여 접지력 향상을 위한 DSTC 등은 그대로 적용되어있다.

다음 시승기에서는 XC90의 주행성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기로 한다.

카앤모델 뉴스팀 photo@carnmod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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