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긴 7km도 걸어서 60분, 자전거로 15분 이내 거리다. 참가자들은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달리는 마라톤을 넘어 대화하는 마라톤으로 승화됐다. 가족과 친구와 스승의 스몰토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완주 시간은 30분도, 1시간도 걸렸다. 심지어 2시간이 넘기도 했다. 경쟁이 아닌 마음을 나누는 대화의 달리기, 소통의 마라톤이 된 덕분이다.
달리는 도중에 디카로 사진을 찍고, 또 달리는 가족도 많았다. 뛰다가 시원한 강바람에 심호흡을 하고, 먼 산을 바라보는 중학생도 있었다. 한참을 걷다가 어린 아이의 종아리를 주물러주는 엄마의 모습, 이웃 가족과 아예 걸으면서 오손도손 이야기하는 장면도 이어졌다. '용원이' 등 대형 상징 깃발을 앞세운 몇몇 학교 학생들은 단체로 속도를 조절하며 뛰었다. 교기를 앞세우고 붉은 망토 복장을 한 영일고 학생들은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큰 목소리로 힘을 불어넣고, 사진 촬영도 해주는 등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이 학교 김동환 군은 "이틀 전에 중간고사가 끝났다. 3학년 2개 학급이 이정현 선생님의 인솔로 참가했다. 먼저 레이스를 한 친구들이 마지막에 오는 친구를 기다려 함께 골인했다"고 말했다. 아침 일찍 지하철로 월드컵 공원을 찾은 강일중학교 3학년 한지은, 남윤희, 신채연 양은 "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라인댄스를 즐긴다. 그 덕분에 체력도 충분하다. 친구들과 함께 달리니 기분이 더욱 좋다"며 즐거워했다. 문현중학교 2학년 허선호 군은 "5km를 친구들과 순식간에 달렸다. 초등학교 때 운동을 많이 한 덕분에 즐겁게 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두 자녀와 함께 참가한 최인성-임지은 부부는 "토요일에 늦잠을 자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해서 행복하다. 아이들이 더 잘 달렸다"며 뿌듯해 했다.
성계숙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은 "완주한 모든 학생에게 메달을 선물했다. 경쟁보다는 참여와 협동의 의미를 키워주기 위함이다. 교육청은 학생들의 건전한 사고와 건강한 신체발달을 위해 토요스포츠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오늘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과 부모와 사회가 행복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주 기자 s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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