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한국 100대 명산 찾기-83차 민둥산> 억새의 향연속에 늦가을을 누비다
우리나라 산의 이름은 대부분 한자로 구성돼 있다. 산림청이 지정한 한국 100대 명산의 이름만 살펴봐도 '대(大)', '백(白)', '천(天)', '황(黃)'자로 시작하는 산이 많다.
그런 면에서 민둥산은 왠지 화장기 하나없이 수수한 우리네 누나들 얼굴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산에 나무가 없어 번번하다'라는 뜻의 '민둥하다'에서 유래한 이름이 정겹기까지 하다.
민둥산은 신불산, 황악산, 천관산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억새 군락지로도 유명하다. 가을 산행에 최적지라는 얘기. '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한국 100대 명산 찾기'의 83번째 행선지로 찾은 민둥산에서 참가자들은 억새의 향연 속에 만추의 정취를 마음껏 느꼈다.
최근 한국 산악계는 비극이 이어졌다.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세계적인 산악인 박영석 대장이 강기석, 신동민 대원과 함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을 오르다 실종, 결국 돌아오지 못했고 민둥산 산행을 떠났던 12일에도 산악인 김형일 대장과 장지명 대원이 히말라야 촐라체를 오르다 추락사를 했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박영석 대장의 경우 '한국 100대 명산 찾기'의 첫번째 산행지인 지리산, 그리고 올해 3월 선자령 산행에도 동참했었고 강기석 대원의 경우 잠시 이 프로그램의 운영자이기도 했기에 슬픔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민둥산 산행 참가자들은 이날 밤 묵념을 하며 먼저 떠난 이들의 명복을 빌었다.
다음날 증산초등학교를 산행 들머리로 잡았다. 잠깐 오르다보니 급경사와 완경사로 길이 나눠진다. 산행의 강도가 다른 대신 급경사는 당연히 거리가 짧았다. 잠시 망설이다가 느긋하게 오를 수 있는 완경사쪽으로 택했다.
이름은 민둥산이지만 고도가 낮은 곳은 푸른 소나무와 전나무가 울창했다. 산행길의 폭도 무척 넓은데다, 소나무 밑 그늘에 군데군데 벤치도 놓여져 있어 지친 다리를 쉬기 좋았다. 가족 산행지로 적합한 곳이어서인지 유난히 가족이나 친구, 동료 참가자가 많았다. 이명선씨는 초등생 1년인 딸 강민주양을 비롯 이경희, 이은정씨 등 두 여동생과 함께 참가했다. 세 자매가 같이 여행을 떠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산길에서 나란히 손잡고 걷는 모습이 유난히 정겨워 보인다.
이명천-이용화씨 부부는 인성-지현 남매와 함께, 그리고 박용환-진종심씨 부부는 딸 박재경양을 데리고 늦가을 산행에 동참했다. 정은애씨는 남자친구인 박조현씨의 손을 억지로 잡아끌어 참가했다. 모든 이들의 설레임과 사연을 한꺼번에 품어주는 곳, 바로 산의 매력일 것이다.
1시간30여분을 오르니 나무가 성겨지면서 노란 물결의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정상 인근 14만평의 드넓은 초원에 형성된 참억새밭. 억새꽃은 어느새 지고 있지만, 흐드러지게 늘어진 억새의 향연은 눈부실 정도였다. 사람 키보다 훌쩍 큰 억새밭 옆에서 참가자 가족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 산나물을 잘 자라게 하려고 정상의 나무를 태워 민둥산으로 만들다보니 이제 억새가 주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상의 고도가 1100m를 넘다보니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거세 저절로 옷깃이 여며진다. 따뜻한 것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다가왔음을 직감한다. 지억산에 이르기 전 삼거리에서 삼래약수로 하산했다. 억새를 눈과 마음에 담으며 나들이를 마친 참가자들은 곤드레 비빔밥으로 늦가을의 맛을 입으로도 한껏 느꼈다.
민둥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민둥산 산행에는 탐험가 최종렬 대장이 동행을 했다. 사하라 사막을 세계 최초로 도보로 횡단하고, 한국 최초로 북극점을 밟기도 한 최 대장은 적도 대탐험, 실크로드 횡단, 에베레스트 등반 등을 한 후 지난해에는 배를 만들어 한국 해안선 2500㎞를 직접 노를 저어 탐험하기도 했다. 최 대장은 208일에 걸쳐 8600㎞를 걸은 사하라 사막 대탐험과 한국 해안선 탐험 당시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주며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탐험의 정신이다. 탐험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니 여러분도 꿈을 넘어 도전하는 삶을 살기 바란다"고 말해 100대 명산 참가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민둥산은?>
높이는 1117m로 산 이름처럼 정상에 나무가 없고, 14만평에 이르는 주능선 일대는 참억새밭이다. 산나물을 많이 나게 하려고, 매년 한번씩 불을 지르는 바람에 억새가 많다고 한다. 억새꽃은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까지 피는데, 10월말까지 억새제가 개최된다. 산 아래에는 삼래약수와 화암약수가 있다.
<산행 참가자>
김성철 이명호 박해석 조정환 한광희 정은애 이은정 이경희 이명선 강민주 김숭권 하한숙 이남인 김도해 한연희 박용환 박재경 진종심 박조현 이명천 이용화 이인성 이지현 최재은 권순자 김화수 이순자 양진희 오수남 김민주 이영은 김애경 신달아 손승민 길현우 유호재 장지임
'한국 100대 명산 찾기'에 애독자를 모십니다. 2011년 12월 10~11일 전남 광양에 위치한 백운산(1218m)을 찾을 예정입니다. 노스페이스 홈페이지(www.thenorthfacekorea.co.kr)의 '카페' 코너를 방문, '백운산'을 클릭해 접수하면 됩니다. 신청은 이번달 30일 오후 6시까지 받습니다. 이 가운데 30명을 선정해 산행에 초대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신청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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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민둥산은 왠지 화장기 하나없이 수수한 우리네 누나들 얼굴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산에 나무가 없어 번번하다'라는 뜻의 '민둥하다'에서 유래한 이름이 정겹기까지 하다.
민둥산은 신불산, 황악산, 천관산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억새 군락지로도 유명하다. 가을 산행에 최적지라는 얘기. '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한국 100대 명산 찾기'의 83번째 행선지로 찾은 민둥산에서 참가자들은 억새의 향연 속에 만추의 정취를 마음껏 느꼈다.
최근 한국 산악계는 비극이 이어졌다.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세계적인 산악인 박영석 대장이 강기석, 신동민 대원과 함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을 오르다 실종, 결국 돌아오지 못했고 민둥산 산행을 떠났던 12일에도 산악인 김형일 대장과 장지명 대원이 히말라야 촐라체를 오르다 추락사를 했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박영석 대장의 경우 '한국 100대 명산 찾기'의 첫번째 산행지인 지리산, 그리고 올해 3월 선자령 산행에도 동참했었고 강기석 대원의 경우 잠시 이 프로그램의 운영자이기도 했기에 슬픔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민둥산 산행 참가자들은 이날 밤 묵념을 하며 먼저 떠난 이들의 명복을 빌었다.
다음날 증산초등학교를 산행 들머리로 잡았다. 잠깐 오르다보니 급경사와 완경사로 길이 나눠진다. 산행의 강도가 다른 대신 급경사는 당연히 거리가 짧았다. 잠시 망설이다가 느긋하게 오를 수 있는 완경사쪽으로 택했다.
이름은 민둥산이지만 고도가 낮은 곳은 푸른 소나무와 전나무가 울창했다. 산행길의 폭도 무척 넓은데다, 소나무 밑 그늘에 군데군데 벤치도 놓여져 있어 지친 다리를 쉬기 좋았다. 가족 산행지로 적합한 곳이어서인지 유난히 가족이나 친구, 동료 참가자가 많았다. 이명선씨는 초등생 1년인 딸 강민주양을 비롯 이경희, 이은정씨 등 두 여동생과 함께 참가했다. 세 자매가 같이 여행을 떠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산길에서 나란히 손잡고 걷는 모습이 유난히 정겨워 보인다.
이명천-이용화씨 부부는 인성-지현 남매와 함께, 그리고 박용환-진종심씨 부부는 딸 박재경양을 데리고 늦가을 산행에 동참했다. 정은애씨는 남자친구인 박조현씨의 손을 억지로 잡아끌어 참가했다. 모든 이들의 설레임과 사연을 한꺼번에 품어주는 곳, 바로 산의 매력일 것이다.
1시간30여분을 오르니 나무가 성겨지면서 노란 물결의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정상 인근 14만평의 드넓은 초원에 형성된 참억새밭. 억새꽃은 어느새 지고 있지만, 흐드러지게 늘어진 억새의 향연은 눈부실 정도였다. 사람 키보다 훌쩍 큰 억새밭 옆에서 참가자 가족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 산나물을 잘 자라게 하려고 정상의 나무를 태워 민둥산으로 만들다보니 이제 억새가 주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상의 고도가 1100m를 넘다보니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거세 저절로 옷깃이 여며진다. 따뜻한 것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다가왔음을 직감한다. 지억산에 이르기 전 삼거리에서 삼래약수로 하산했다. 억새를 눈과 마음에 담으며 나들이를 마친 참가자들은 곤드레 비빔밥으로 늦가을의 맛을 입으로도 한껏 느꼈다.
민둥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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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산은?>
높이는 1117m로 산 이름처럼 정상에 나무가 없고, 14만평에 이르는 주능선 일대는 참억새밭이다. 산나물을 많이 나게 하려고, 매년 한번씩 불을 지르는 바람에 억새가 많다고 한다. 억새꽃은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까지 피는데, 10월말까지 억새제가 개최된다. 산 아래에는 삼래약수와 화암약수가 있다.
<산행 참가자>
김성철 이명호 박해석 조정환 한광희 정은애 이은정 이경희 이명선 강민주 김숭권 하한숙 이남인 김도해 한연희 박용환 박재경 진종심 박조현 이명천 이용화 이인성 이지현 최재은 권순자 김화수 이순자 양진희 오수남 김민주 이영은 김애경 신달아 손승민 길현우 유호재 장지임
'한국 100대 명산 찾기'에 애독자를 모십니다. 2011년 12월 10~11일 전남 광양에 위치한 백운산(1218m)을 찾을 예정입니다. 노스페이스 홈페이지(www.thenorthfacekorea.co.kr)의 '카페' 코너를 방문, '백운산'을 클릭해 접수하면 됩니다. 신청은 이번달 30일 오후 6시까지 받습니다. 이 가운데 30명을 선정해 산행에 초대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신청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