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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작년 기억은 사실 지웠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고진영을 향한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지난달 23일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6위에 오르며 반등 실마리를 잡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들쭉날쭉했던 지난해의 기억을 떨치긴 쉽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 버디 2개를 잡은 뒤 보기 3개로 타수를 잃은 고진영은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이븐파로 첫발을 뗐다. 이후 술술 풀렸다. 2~3라운드에서 각각 버디 8개(보기 1개)씩을 몰아쳤다. 매 라운드 폭우가 내리며 낙뢰 우려 속에 경기가 중단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고진영은 3라운드를 마친 뒤 "작년 하반기에 잡을 버디를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다 잡은 기분이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작년 기억은 사실 지웠다. 지난해가 힘들었다고들 하지만 작년에 안 좋았던 기억은 다 지우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마지막 18번홀 그린에 오르면서 고진영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빗물과 눈물속에 지난 1년 간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은 모습. 다시 굵은 비가 쏟아진 가운데, 고진영은 마지막 파 퍼트를 성공시킨 뒤 축하를 하는 동료품에 안기며 눈물을 쏟았다. 감격스런 우승 포옹이었다.
힘겨웠던 1년 간의 발걸음은 '약속의 땅' 싱가포르에서 보상 받았다. 챔피언이 돌아왔다. 우승 상금은 27만달러(약 3억5000만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