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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인다"
같은 날 KPGA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김민휘(26)는 퍼트 때문에 애를 먹었다. 15~17번 홀에서 잇달아 버디를 놓친 뒤 "퍼트가 잘 안됐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도 99.9% 같은 위치에서 퍼트를 놓쳤다. 실수가 거듭됐고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원인은 라인을 잘못 봤다. 눈에 보이는 것을 다 믿으면 안 될 것 같다"며 멋적게 웃었다.
정상급 투어 선수에게도 퍼트는 영원한 숙제다. 홀을 매조지 하는 마무리 과정. 특급선수 여부, 꾸준한 성적 여부 등은 대개 퍼팅 능력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 '골프여제' 박인비가 대표적이다. 그는 장타자가 아님에도 정교한 샷과 컴퓨터 퍼팅으로 세계를 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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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인다"는 이승현의 대답은 예사롭지 않다. '퍼팅 달인'의 마음가짐은 상황 별로 어떻게 다를까. 이승현에게도 쇼트 퍼팅은 부담이다. "쇼트 퍼트는 100프로 넣어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결과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무조건 넣는다는 생각으로 집중한다는 뜻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고 남들과 차별화 하는 포인트는 미들 퍼팅이다. 본인도 즐겁게 받아들인다. "제가 좋아하는 미들 퍼트는 약 7-8미터 정도에요. 라인을 보고 거리 잘 맞춰 태우자는 생각을 하는 과정이 재미 있어요." 즐겁게 임하니 성공 확률도 높아진다. "성공 확률이요? 조금 넉넉하게 잡아서 30~40% 쯤 된다고 생각해요."
이승현은 "10발 까지는 넣으려고 친다"고 말했다. 미들 퍼트의 경우 홀 컵 주위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넣겠다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임한다는 뜻이다.
달인은 퍼트를 감에 의존할까, 아니면 자신만의 공식이 있을까. "감으로 하는 편이에요. 눈으로 라이를 많이 그려보고요. 발바닥으로 경사를 확인하죠. 주로 몸의 감각적인 수단을 많이 이용하는 편입니다."
이승현에게 퍼팅은 통산 7승의 오늘을 있게 해준 원동력이다. 퍼트 우선에 대한 철학도 확고하다. "샷을 드로우 구질로 바꿨는데 거리가 조금 더 나가니 편해지긴 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거리보다는 퍼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