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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가 하마터면 부산에서 유랑할 뻔 했다.
김해공항에서 속절없이 기다렸던 제주 선수단에 낭보가 전해졌다. 대구공항에서 제주로 향하는 비행 티켓을 구했다는 것이다. 돌려 보냈던 버스를 다시 불러 부랴부랴 대구공항으로 갔다. 이때가 오후 5시 쯤이었다. 대구공항 근처 식당에서 대충 저녁을 떼운 제주 선수단은 오후 8시5분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를 타서도 문제였다.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30분 지연 출발했다. 착륙도 쉽지 않았다. 비행기가 제주 상공을 여러차례 돈 후 10시30분 쯤 내려앉았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번에는 안개가 말썽이었다. 제주시에서 클럽하우스가 있는 서귀포시로 넘어가는 길에 앞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가 꼈다.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길을 1시간30분 가까이 걸려서 도착했다. 결국 밤 12시가 다 되서야 클럽하우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제주 선수단 모두가 녹초가 됐다. 야속한 태풍이었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지난 3년 정도 태풍이 올때마다 큰 고생 없이 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번에 다시 태풍의 무서움을 실감했다. 제주로 돌아오는 시간이 더 늦어졌으면 이어지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어서 걱정이 많았다. 비록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큰 탈 없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어 다행이다"며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