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영구제명' 손준호 눈물의 호소 "中 공안이 협박해 거짓 자백…승부조작 한 적 없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4-09-12 01:47


'영구제명' 손준호 눈물의 호소 "中 공안이 협박해 거짓 자백…승부조작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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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제명' 중징계를 받은 손준호(32·수원FC)가 힘겹게 입을 뗐다. 그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신의 얘기를 이어갔다.

손준호는 11일 수원시체육회관 2층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중국 구치소) 영하 25도에서 차가운 물로 씻으면서 축구 생각으로 버텼다. 우울증도 오고, 귀에서 피도 났다. 밥도 먹지 못하는 상황도 왔다. 승부조작을 하지 않았다는 자신이 있었기 견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0일, 손준호는 충격적인 소식을 받아 들었다. 중국축구협회는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했다. 중국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징계 내용을 통보하고, FIFA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검토한 뒤 각 회원국에 해당 선수의 징계 내용을 전달하면 손준호는 어느 국가에서도 축구선수로 뛸 수 없게 된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공안에 연행됐다.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일각에선 손준호가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거나 산둥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손준호 측은 강하게 부인해왔다. 그는 지난 3월 석방돼 귀국했다. 6월 수원FC에 입단하면서 K리그1 무대로 복귀했다.

물음표는 남아 있었다. 앞서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은 9월 대표팀 명단에서 손준호를 제외했다. 홍 감독은 "계속 지켜보고 있지만 뭔가 명확하게 돼 있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손준호 '리스크'는 현실이 됐다.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에게 영구 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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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는 즉각 대응했다. 그는 11일 기자회견 입장문을 통해 "(체포 당시) 한국말 번역으로 '뇌물수수 혐의 죄로 체포한다'는 문구를 보여줬다.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었다. 나는 이런 적이 없다고 했다. 변호사를 고용하겠다고 했더니, 경찰 통역은 '큰 일 아니다'며 '변호사까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해서 변호사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중국 공안이 외교부를 통해 내 아내를 체포해 내가 있던 구치소에서 같이 조사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 휴대전화 속 딸과 아들 사진을 보여주면서는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냐, 엄마까지 이곳으로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겠냐'며 빨리 혐의를 인정하라고 강요했다. 중국 공안이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면 7∼15일 뒤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이고, 외교 문제도 있고, 보석도 가능하다고 회유했다.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였지만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손준호는 "내 결백을 떳떳하게 밝히고 싶지만, 공안은 영상만 있을 뿐, 음성은 단 하나도 없다고 한다. 그들에게 증거라는 건 초기 압박 수사를 통한 내 거짓 자백뿐이다. 마지막에 판사와 고위간부로 보이는 사람이 '이 내용을 발설하면 안된다, 발설하면 큰 문제를 삼을 것이라며 축구를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는 그 뒤에 형식적인 재판을 거쳐 석방됐고 한국에 돌아왔다. KFA를 통해 중국축구협회에 ITC(국제이적동의서) 신청했고, 예상 외로 빨리 나와서 한국에서 선수 생활 이어가게 돼 기뻤다. 여기까지가 내가 지금까지 대응하지 않은 부분을 말씀 드리고 못했던 얘기"라며 눈물을 흘렸다.


말을 이어가던 손준호는 감정이 격해진 듯했다. 입장문을 모두 읽은 뒤 잠시 감정을 추슬렀다. 이후 질의응답을 통해 그동안의 사건 전말을 전했다.

핵심은 산둥 동료와 주고 받았던 20만 위안의 진실이다. 그는 "승부조작을 한 적도 없고 받아본 적도 없다. 그런 불법적인 돈은 절대 아니다. 유일하게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선수였다. 2년 6개월 돈독하게 지냈다. 중국 돈이 필요할 때 빌리기도 했다. 친구 관계니까 돈 거래가 그런거지 승부조작을 해서 받은 것은 아니다. 불법적인 돈으로 받은 건 아니라고 말씀 드렸다. 진실되고 솔직하게 말씀 드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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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안이 눈여겨 본 것은 지난해 1월 상하이 상강과의 경기였다. 손준호는 "상하이 상강과의 경기를 얘기했다. 단 1경기였다. 나는 수비형 미드필더인데 조작이면 퇴장, 경고, 페널티킥, 패스 미스로 인해서 실점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도 아니다. 그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떳떳하게 뛰었고, 강팀과의 경기에서 비겼다. 그 경기를 갖고 승부조작이라고 해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돈 거래) 경기 5~6일 후에 20만 위안을 받았다. 돈을 빌려주고 갚을 수도 있다. 그 친구 축구교실에 선물을 했다. 큰 금액으로 정확하게 돈을 빌렸다. 선물해준 돈 이라고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손준호는 많이 답답한 듯했다. '판결문 열심 신청 거부'에 대해 "이유를 모르니 답답하다. 안 된다는 답변만 받았다. 현지 로펌에 문의했는데, 형사 사건을 전담하는 변호사가 없다. 공안, 공산당과 싸워야하기 때문이다. 협의를 통해 죄를 덜 받게하는 일만 할 수 있다고 받았다. 이런 사건에 대해서 공안에 반하는 발언도 하지 못했다.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조사했는데 증거 내용은 없었다. 2개월 간의 모든 내용이 사라져 포렌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고 했다.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손준호는 자칫 이대로 축구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 손준호 측은 "1차적으로 중국축구협회에서 징계하려고 하면 세부 증거가 필요하다. 해당 경기, 손준호의 부정을 증명해야 한다. 내 생각에는 증거가 없어서 FIFA가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 같다. 만약 손을 들어준다면 우리도 변호사 선임을 하고, 추후 대응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모든 분이 좋게 생각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으로서 보호해주고 도와주시길 바란다. 거짓은 하나도 없다. 10개월의 일들을 얘기했다. 응어리가 100% 풀리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오늘부로 모든 것을 말했다고 생각한다. 할 말이 더는 없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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