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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특급 스타의 반열에 오르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운도 어느 정도 따라줘야 한다. 하지만 정상의 위치에서 바닥권으로 추락하는 건 순식간이다. 불과 1년 만에 '유럽 최고수준 센터백'이 '수비 구멍'으로 전락해버렸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 김민재(28)가 모처럼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으나 최악의 경기력을 펼쳤다. 실수는 모두 상대 실점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형편없는 평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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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기회의 박탈은 급격한 자신감 저하로 이어졌고, 이는 교체 출전 때 기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원인이 됐다. 악순환이었다. 김민재에 대한 토마스 투헬 감독의 신뢰는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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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4분에 김민재가 뒷 공간을 비워두고 라인을 올리자 레알의 비니시우스 주니어가 재빨리 그 공간으로 파고들며 뛰었다. 김민재가 따라가지 못했다. 이어 토니 크로스가 예리한 킬패스로 비니시우스에게 공을 전달했다. 한 순간에 페널티지역 안쪽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이 만들어진 것. 비니시우스는 깔끔하게 골을 넣었다. 명백한 김민재의 실책이었다.
이후 무난하게 전반을 마친 김민재는 후반에 또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2-1로 역전한 상황이라 김민재에게 더 큰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장면이다. 일단 또 비니시우스를 놓쳤다. 전반과 비슷한 장면이 후반 33분에 나왔다. 김민재가 따라갔지만 마무리 슈팅까지 나왔다. 노이어 키퍼의 선방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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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뮌헨의 2실점은 모두 김민재에게 비롯된 것이다. 김민재가 아니었다면 귀중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지만,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는 바람에 결승행 가능성도 낮아지게 됐다. 김민재가 졸지에 '역적'이 된 셈이다.
평가는 냉정했다. 축구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5.7점을 부여했다. 이는 팀내 최저일 뿐만 아니라 양팀 합산 최저 점수다. 이날의 'X맨'이자 구멍이 바로 김민재였다는 뜻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