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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이 마지막 모의고사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라크는 만만치 않은 팀이다. 중동 특유의 끈적한 축구를 펼친다. 헤수스 카사스 감독이 이끄는 이라크는 2023년 A매치 13경기에서 6승5무2패(24골-13실점)를 기록했다. 지난 11월 치른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조별리그 F조에선 인도네시아(5대1)-베트남(1대0)을 제압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카사스 감독은 이라크를 바꿔 놓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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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는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소집됐다. K리그 일정을 끝낸 K리거들을 중심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친 일부 해외파 선수들이 함께 했다. 국내 소집 1차 훈련은 31일까지 진행됐다. 클린스만호는 28일 용산 CGV에서 아시안컵에 나설 26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깜짝 발탁 없이 지난 10월, 11월 A매치에 나섰던 선수들이 그대로 나섰다. 양현준(셀틱)과 김지수(브렌트포드)가 나머지 두 자리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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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은 "개인적으로 도전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이번 아시안컵은 저희만의 도전이 아니라 64년을 이어 온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이 트로피를 들어 올릴 기회다. 기필코 카타르에서 우승컵을 들고 돌아오겠다. 그런 도전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리고 "많은 분이 기대하시는 만큼 자만하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매일 최선을 다해서 최종 목표인 우승까지 가겠다. 팬들의 기대와 응원이 부담스럽지는 않고, 오히려 기대감이 생긴다"며 "결승전에서 일본을 만날 거라고 생각한다. 공교롭게도 결승전 당일이 설날(2월 10일)로 알고 있는데, 행복한 선물을 드리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민재는 "아시안컵 목표는 우승"이라고 단언했다. 그리고 "공격수들의 화력이 워낙 좋다. 매경기 득점하고 있다. 아무래도 수비수들이 좀 더 집중해 줘야된다. 우리가 잡고하는 경기가 많다. 잘 유의하고 준비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클린스만호 본진은 다음 달 2일 전지훈련지인 UAE로 떠나 아부다비에서 현지 적응을 위한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유럽파 핵심 선수들은 아부다비에서 클린스만호에 합류, '완전체'를 이뤘다. 이라크전은 결전지에 입성하기 전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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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도 4-2-3-1 카드를 꺼내들었다. 모하나드 알리가 원톱에, 알라 자심-이브라힘 바예시-몬타데르 마제드가 2선에 자리했다. 더블볼란치에는 오사마 라시드와 아미르 알아마리가 포진했다. 포백은 메르카스 도스키-알리 아드난-사드 나티크-후세인 알리가 구성했다. 잘랄 하산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한국이 이른 시간 선제골을 허용할 뻔 했다. 전반 2분 바예시가 스루패스를 받아 뒷공간을 허물며 단독 찬스를 맞았다, 김승규가 각을 좁히며 멋지게 슈팅을 막아냈다. 재차 이어진 상황에서 볼이 골대로 향했지만, 김승규가 역동작에도 선방해냈다. 이라크는 과감한 전방 압박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이 멤버로 발을 맞춰보지 않은 한국은 제대로 볼을 소유해내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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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조금씩 흐름을 찾기 시작했다. 황인범을 축으로 한 패스가 살아났다. 한국 역시 압박으로 이라크의 빌드업을 무력화시켰다. 18분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오른쪽에서 이어지던 패스가 상대 수비에 의해 뺏겼다. 공격에 가담한 설영우가 재차 인터셉트를 한 후 지체없이 크로스를 올렸다. 정우영이 뛰어들며 머리에 맞췄지만, 아쉽게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22분에는 이기제가 왼쪽에서 기가 막힌 크로스를 올렸다. 오현규가 뛰어들며 마무리했다. 하지만 슈팅은 또 다시 골키퍼 정면이었다.
26분 또 다시 오른쪽에서 기회가 이어졌다. 짧은 패스가 이어지며, 이재성이 박스 안에서 오버래핑하던 설영우에게 잘 연결했다. 설영우의 컷백을 상대 수비가 걷어냈다. 흐른 볼을 박용우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너무 힘이 들어가며 크게 벗어났다. 28분에도 오른쪽에서 정우영의 스루패스, 설영우의 컷백이 이어졌다. 오현규가 밀어넣으며 이라크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주심은 설영우가 볼을 받을때 오프사이드였다고 선언했다. 35분 오현규에게 좋은 볼이 연결됐다. 홍현석이 찔러줬고, 오현규가 돌아들어가며 뒷공간을 허물었다. 오현규의 강력한 오른발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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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이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 주전 자원들을 모두 내세웠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조규성이 모두 나섰다. 대신 정우영 홍현석 이재성 정승현 오현규가 빠졌다. 한국이 시작과 함께 좋은 기회를 잡았다. 황희찬이 왼쪽에서 강한 크로스를 날렸다. 조규성이 헤더를 연결했지만, 오프사이드였다. 이어 조규성이 강력한 오른발슛을 날렸지만, 수비 맞고 아웃됐다. 아쉽게도 이 슈팅은 상대 수비 손에 맞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항의했지만, 주심의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VAR이 없었다.
11분 이기제가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조규성의 머리에 맞기 전, 상대 수비가 걷어냈다. 20분 이강인 손흥민 콤비가 번뜩였다. 이강인의 기가막힌 스루패스가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손흥민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잡아 골키퍼와 맞섰다. 손흥민이 골키퍼를 제쳤지만, 손끝에 걸려 넘어졌다. 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땅을 쳤다. 느린 장면에서 명확히 터치가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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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분 황희찬의 날카로운 돌파가 나왔다. 손흥민의 스루패스를 받아 수비 한명을 넛멕으로 제치고 치고 들어갔지만 아쉽게 슈팅까지는 연결되지 않았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이강인의 킥을 박용우가 머리에 맞췄다. 자유롭게 헤더를 했지만, 떴다. 40분 석연찮은 판정이 나왔다. 이강인이 퇴장을 당했다. 돌파 과정에서 상대 수비와 부딪혔다. 상대가 이강인의 얼굴을 밀며 험악한 장면이 연출됐다. 주심은 양 선수에게 모두 경고를 줬다. 이강인은 누적 경고로 인해 퇴장을 당했다. 경기가 거칠어졌지만, 한국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결국 1대0으로 한국이 승리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실험과 결과를 모두 잡았다. 전반 좀처럼 하지 않던 플랜B를 가동하며 새로운 조합을 실험한데 이어, 후반 베스트 멤버들을 내세워 확실한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여기에 또 다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것도 소득이었다. 이강인이 퇴장 당한 가운데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한국은 최근 일곱경기에서 실점이 없다. 마지막 경기까지 승리하며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한국은 10일 결전지인 카타르로 넘어간다. 그리고 15일 바레인과 1차전을 치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