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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 통합축구대회인 K리그 유니파이드컵에 참가한 포항 스틸러스 통합축구팀(바이오파크)의 선수들의 표정은 해맑았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측과 프로축구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통합축구의 활성화에 뜻을 모아 지난해 최초로 개최한 대회인 '유니파이드컵'은 스페셜 선수 6명, 파트너 선수 5명 총 11명으로 구성한다. 파트너 선수들의 실력에만 의존할 수 없는 구조다.
포항 통합팀의 부주장을 맡고 있다는 이호범은 "파트너 분들이 많은 도움을 준다. 서로 격려하면서 뛰고 있다"고 했고, 장우근은 "비장애인 분들과 함께 운동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최철준은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파트너 선수들과 "많이 친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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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구단에 바라는 점을 묻는 말엔 "원정 유니폼과 패딩"이라고 요구사항을 솔직하게 전달했다. 장우근은 "스페셜올림픽코리아의 유니파이드컵이 포항에서 한번 열렸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들과의 짧은 인터뷰에서 축구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호범은 "2010년 (월드컵부터)박지성 선수를 동경해서 공을 차기 시작했다. 처음엔 잘 못했는데 하다보니 실력이 늘었다. 18세때 경북 지적 장애인팀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그때 장애인축구의 인생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최철준은 "안정환 선수를 보면서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다. (안정환의)19번을 달고 싶었지만, 누가 하고 있어서 다른 번호를 달았다"며 웃었다.
유니파이드컵을 한 단어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이호범은 '영광'이라고 답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선수들이 함께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우근은 '불타는 용광로'라고 했다. 포항 스틸러스의 모기업인 포스코를 떠올렸다. 최철준의 말은 취재진과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줬다. "하늘이요. 가족같이 다 품어주잖아요."
이번 제2회 대회에는 초대 대회 대비 2개팀이 늘어난 총 10개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경남(창원아드미), 대전(펀펀클럽), 부산(부산다이나믹FC), 부천(복사골FC), 서울이랜드(해치서울FC), 성남(코오롱성남FC), 인천(다지기FC), 전북(무호FC), 제주(서귀포장애인체육회), 포항(바이오파크) 등이 출전했다.
5개팀씩 2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포항은 지난 8월에 열린 1차리그에서 B조 3위를 달렸다. 2차리그 1일차인 이날 첫 경기에서 부천에 패했다. 각조 첫번째 승리팀에 주어지는 '2022년 SOK K리그 국제 통합축구 클럽컵' 출전권을 따내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은 "더 잘해서 포항 엠블럼 달고 클럽 컵에 나가 해외팀들과 경기를 해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축구를 더 잘해야 하고, 더 성장해야 할 것 같다"고 입 모아 말했다.
제천=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