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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착→송구→책임→개선' 혹독한 신고식 치른 황선홍 감독 "죽을 힘 다해 뛰겠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06-13 20:48 | 최종수정 2022-06-14 00:26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이 고개를 떨궜다.

한국은 12일(한국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일본에 0대3으로 완패하며 4강 진출이 좌절됐다. 5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한국이 4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U-23 대표팀이 일본에 3골차 이상 패배한 것도 1999년 9월 이후 23년 만이다. 당시 한국은 친선경기에서 1대4로 대패했다.

황 감독은 13일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늦게까지 봐 주신 국민여러분들께 이러한 결과로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정말 송구한 마음이다.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전적으로 감독의 책임"이라며 "스쿼드 구성, 경기 컨셉트, 동기부여 등 모든 부문에서 내가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아직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세심하게 준비를 하고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밝혔다.

더 큰 아픔은 일본은 2024년 파리올림픽을 겨냥해 이번 대회에 21세 이하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는 점이다. 반면 황선홍은 100% 전력은 아니었지만 23세 선수들이 포함됐다.

황 감독은 "일본이 강할거라 예상했는데 실제로 생각했던 것보다 강했고, 준비를 많이 한 느낌을 받았다. 모든 부분에서 잘 준비된 상대와 그렇지 못한 우리와의 차이가 결과로 이어졌다. 다시 한번 죄송한 말씀드리고 앞으로는 절대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죽을 힘을 다해 뛰겠다"고 강조했다.

한-일전 선발 진용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풀백 자원인 김태환(수원)이 측면 공격수로 기용됐고, 선발 골키퍼도 바뀌었다. 황 감독은 "그 지적에 공감한다. 다만 박정인(부산)이 몸살 기운으로 인해 훈련을 많이 못했다. 90분을 다 소화하지 못할 것 같아 전반에 냈다. 고동민(경남)은 훈련 중 발가락 부상으로 합류가 안됐다. 경기를 좀 길게 끌려가려고 했던 마음이 오세훈(시미브)이나 조영욱(서울)을 선발로 못냈다. 결국 그런 부분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미드필더 조합을 가장 많이 고민했다. 밸런스가 가장 중요한데 상대가 미드필더에서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피지컬적으로 조금 우수한 선수를 배치하자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밸런스적으로 상당히 어려웠던 부분이었다. 그런 부분들이 내가 많이 미스한 것 같다"고 시인했다.

내부적인 한계도 있었다. 황선홍호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대회 예선 이후 한 번도 공식전을 치르지 못했다. 2021년 11월 경주, 지난 1월 제주, 3월 강릉 훈련이 전부였다.


황 감독은 "해보면서 조합을 찾는 것과 K리그 경기만 보고 찾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또 나만의 생각으로 미드필더진 운영을 했던 것 같다. 그게 패착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곱씹었다.

또 "우리 축구의 강점은 공수 전환의 속도가 빨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여러가지 컨디션이나 경기 상황 자체에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선수들이 많다보니 그런 부분들에 공유가 덜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악재도 있었다. 9월 예정됐던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연기되면서 동력도 잃었다. 황 감독은 "우려했던대로 아시안게임이 연기되면서 어린 선수들의 동기를 일깨우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라 나 또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앞으로 팀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개선하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했다.

황 감독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나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어린 선수들 부족하지만 응원해 주시고 비난은 감독한테만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강한 팀을 만들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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