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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은 어떻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이 됐을까.
디어슬레틱은 손흥민의 위치 변화를 주목했다. 함부르크에서 9번으로 뛰기도 했지만, 손흥민의 주 위치는 7번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을 즐겼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밑에서도 그랬다. 손흥민이 EPL에서 본격적인 활약을 펼친 2016~2017시즌, 손흥민의 득점 위치는 주로 왼쪽이었다. 당시 그의 기대득점(xG) 값은 0.29에 불과했다. 슈팅당 xG는 0.08로, 리그 수준급 선수들의 평균치인 0.1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손흥민은 보다 중앙에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시작은 조제 무리뉴 감독 시절이었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포쳐로 바꿔냈던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에게 비슷한 롤을 맡겼다. 델레 알리의 부진으로 애매하던 10번 자리는 해리 케인이 수행했다. 케인이 볼을 잡으면 손흥민은 지체없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뛰어들어갔고, 케인은 주저 없이 볼을 보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부임 후에도 둘의 역할은 달라지지 않았다.
케인과 역할 변화로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 입성 후 처음으로 케인보다 더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케인이 완성형 공격수로 거듭나는 동안, 손흥민은 토트넘의 가장 확실한 포쳐로 변모했다.
위치 변화만으로는 손흥민의 경이로운 득점력을 설명할 수 없다. 또 하나, 눈여겨 볼 것은 결정력이다. 사실 손흥민은 원래부터 결정력이 좋은 선수였다. 앞서 언급한데로 유소년 시절부터 중앙 공격수로 활약했던만큼, 마무리가 좋았던 선수였다. 실제 손흥민은 위치와 상관 없이 매 시즌 xG보다 더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2016~2017시즌에는 xG가 0.29였지만 90분 당 득점은 0.61골에 달했다. 득점왕을 차지한 올 시즌에도 xG가 0.47이었지만, 90분 당 득점은 무려 0.69골이었다. 기대득점 보다 7골을 더 넣은 셈이다.
손흥민은 토트넘 입성 후 기대득점에 비해 무려 30골을 더 넣었다. 그가 얼마나 결정력이 좋은 선수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디어슬레틱은 손흥민을 '현대 축구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움직임부터 결정력까지 모든 것을 갖췄다는 평가다. 손흥민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조력자에서 해결사로 위치를 바꾸며 진화를 거듭했고, 득점왕은 그 노력의 값진 결과물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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