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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벤투호의 주축 공격수들이 승부차기 실축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이후 연장 전후반에도 양팀은 일진일퇴 공방을 펼쳤지만, 좀처럼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하고 운명의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초반 분위기는 김천이 좋았다. 김천 골키퍼 김정훈이 수원 첫 번째 키커 염기훈의 슛을 막아냈다. 기세를 올린 김천은 권혁규 김지현 이영재가 차례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김천의 불운은 조규성부터 시작됐다. 네 번째 키커로 나선 조규성은 빠르게 달려와 '파넨카킥'을 시도했다. 체코대표팀 미드필더 안토닌 파넨카의 이름에서 따왔다. 페널티킥 키커가 골키퍼 정면을 향해 느리게 차는 슛을 의미한다. 헌데 양쪽 측면 중 한쪽으로 쓰러질 줄 알았던 수원 골키퍼 양현모는 잠시 밸런스를 잃었다가 조규성의 파넨카킥을 막아냈다.
조규성과 권창훈은 벤투호의 핵심 공격수들이다. 1m88의 신장을 갖춘 조규성은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황의조와 함께 최전방에 서는 자원이다. 권창훈은 중원에서 공을 받아 공격진에 뿌려주는 역할을 한다. 스스로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도 충분하다.
하지만 둘은 정지된 공을 다루는 능력이 떨어졌다. 결국 후반 파상공세를 펼쳐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고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간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이날 조규성은 최전방에서 A대표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원이 선제골을 넣고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펴면서 공간을 찾기 힘들었지만, 내려선 상대 수비진을 파괴할 움직임은 빈약했다. 날카로운 슈팅도 보이지 않았다.
벤투호는 오는 6월 브라질과 A매치를 앞두고 있다. 다른 평가전 상대는 아르헨티나가 될 수 있다. 이 경기를 통해 벤투호의 현주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조규성이 생애 첫 출전하는 카타르월드컵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얼마나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지, 벤투호가 '혼돈의 H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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