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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빼니까 또 지잖아."
2011년 5월 이후 지난 9년간 안방에서 토트넘에 한번도 진 적 없는 리버풀의 파상공세 속 토트넘은 전반 26분 모하메드 살라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0-1로 밀리던 전반 33분, 손흥민의 무한질주가 시작됐다. 지오바니 로셀소의 환상적인 스루패스를 이어받아 상대 골문을 향해 질주했다. 알고도 못막는 손흥민표 강력한 역습, '원샷원킬'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골 직후 오프사이드 확인을 위한 VAR이 가동됐고, 테일러 주심이 확신에 찬 표정으로 온사이드를 선언했다. 손흥민이 살라와 나란히 11호골로 득점 선두에 나섰다. 2015년 토트넘 입성 이후 통산 99호골로 100호골까지 단 1골을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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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이 한몸처럼 뛰어야 사는 축구에서 '에이스 한 명 빠졌다고 해서 비기고 졌다'는 팬들의 논리는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다. 그러나 토트넘과 EPL에서 '승리의 파랑새' 손흥민의 존재감을 재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헌신적인 팀플레이, 가공할 스피드로 무리뉴의 '선수비 후역습' 전술에 최적화된 공격수 손흥민의 존재가 상대팀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특히 올 시즌에만 환상적인 눈빛 호흡으로 무려 리그 12골을 합작해낸 '월드클래스 듀오' 해리 케인과 손흥민 중 한 축의 부재는 상대 수비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주고 자신감을 북돋우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클롭 리버풀 감독 역시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골 장면을 언급하면서 "역습 괴물(counterattacking monster)"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런 토트넘을 수비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90분 내내 볼을 소유하고 내주지 않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트넘을 잡고 승점 28점으로 1위에 등극한 리버풀은 19일 오후 9시30분 크리스탈팰리스 원정에 나선다. 2위 토트넘(승점 25)은 20일 오후 11시15분 안방 토트넘 홋스퍼스타디움에서 펼쳐질 EPL 14라운드에서 '승점 1점차' 4위 레스터시티(승점 24)와 맞붙는다. 뜨거운 1위 경쟁 속에 '승리요정' 손흥민이 토트넘 역대 18번째 100호골을 정조준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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