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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월요병을 시원하게 날려버린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의 프리미어리그 10호골이 반가운 이유, 그 상대가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이어서 그런 것도 있겠으나, 전매특허 중거리 슛으로 득점해서다.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득점 직후 관중석 쪽을 향해 몸을 돌린 뒤 두 팔을 벌렸다. '원더골을 봤느냐'는 제스처다. 바로 뒤에 있던 미드필더 피에르 호이비에르는 '실화냐'는 표정을 지으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도 경기 후 굉장한 골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손흥민은 "많이 연습했던 슈팅 위치는 맞는 것 같은데, 그렇게 골이 들어가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놀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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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아니, 더 거슬러 올라가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중거리 슛 능력을 인정받았다.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뛸 때는 이례적으로 구단의 허락을 받아 축구선수 출신인 부친 손웅정씨와 개인 훈련에 매진하며 슛을 갈고 닦았다.
슛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었던 손흥민이지만, 최근 들어 박스 밖 득점 비율이 현저하게 줄었다. 슈팅을 아낀다는 느낌을 줬다. 2018~2019시즌 리그 12골 중 4골을 박스 밖에서 성공시킨 손흥민은 지난시즌(11골)을 중거리 골 없이 마쳤다. 이번 득점은 지난 2018년 12월 8일 레스터 시티전 이후 2년만에 찾아온 '중거리 원더골'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득점의 가치는 상당했다. 토트넘은 작심하고 수비 위주의 전술을 꾸렸다. 점유율이 30.8%에 불과했다. 당연히 손흥민도 자기 진영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충분한 횟수의 득점 찬스를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한 번의 기회를 살려야 했다. 손흥민은 지난 라운드인 첼시와의 런던 더비에선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으나, 이날은 단 한 번의 슛으로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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