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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2년만에 부활한 '손흥민존→감·차 원더골', 그래서 더 반갑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12-07 15:32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월요병을 시원하게 날려버린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의 프리미어리그 10호골이 반가운 이유, 그 상대가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이어서 그런 것도 있겠으나, 전매특허 중거리 슛으로 득점해서다.

손흥민은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에서 전반 13분 선제골을 폭발하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수비 가담차 토트넘 진영 박스 부근에 머물러있던 손흥민은 케인이 공을 잡자마자 상대 진영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빈 공간을 향한 케인의 알맞은 패스를 건네받은 그는 박스 밖 좌측 부근에서 가운데로 파고들다 골문 우측 구석을 노리고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시도했다. 그의 발을 떠난 공은 강하게 휘어들어가 골문 우측 상단에 꽂혔다. 바이어 레버쿠젠 시절 절친이었던 베른트 레노 골키퍼가 손을 쓸 도리가 없었다.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득점 직후 관중석 쪽을 향해 몸을 돌린 뒤 두 팔을 벌렸다. '원더골을 봤느냐'는 제스처다. 바로 뒤에 있던 미드필더 피에르 호이비에르는 '실화냐'는 표정을 지으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도 경기 후 굉장한 골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손흥민은 "많이 연습했던 슈팅 위치는 맞는 것 같은데, 그렇게 골이 들어가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놀라워했다.


AFP연합뉴스




로이터 연합뉴스
북런던 더비에서 넣은 골은 올시즌 리그 10호골이자 컵포함 13호골이다. 그 13골 중 단연 돋보인 득점 장면이다. 사실, 이전 12골은 엇비슷한 상황에서 만들어졌다. 케인 혹은 탕귀 은돔벨레의 공간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패턴이었다. 이번엔 다르다. 케인의 어시스트로 잡히긴 했지만, 손흥민이 혼자 힘으로 아스널을 충격에 빠트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아니, 더 거슬러 올라가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중거리 슛 능력을 인정받았다.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뛸 때는 이례적으로 구단의 허락을 받아 축구선수 출신인 부친 손웅정씨와 개인 훈련에 매진하며 슛을 갈고 닦았다.

슛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었던 손흥민이지만, 최근 들어 박스 밖 득점 비율이 현저하게 줄었다. 슈팅을 아낀다는 느낌을 줬다. 2018~2019시즌 리그 12골 중 4골을 박스 밖에서 성공시킨 손흥민은 지난시즌(11골)을 중거리 골 없이 마쳤다. 이번 득점은 지난 2018년 12월 8일 레스터 시티전 이후 2년만에 찾아온 '중거리 원더골'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득점의 가치는 상당했다. 토트넘은 작심하고 수비 위주의 전술을 꾸렸다. 점유율이 30.8%에 불과했다. 당연히 손흥민도 자기 진영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충분한 횟수의 득점 찬스를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한 번의 기회를 살려야 했다. 손흥민은 지난 라운드인 첼시와의 런던 더비에선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으나, 이날은 단 한 번의 슛으로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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