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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김호남(인천)은 감독들이 사랑하는 선수다.
김호남에게 2019년은 잊을 수 없는 한해였다. 시즌 초 그토록 원했던 쌍둥이가 생겼고, 자신을 아껴주던 조성환 감독이 경질됐다. 인천으로 자신도 모르게 트레이드가 됐고, 새롭게 만난 유상철 감독은 췌장암에 걸렸다. 그리고 모두의 환호 속에 잔류에 성공했다. 김호남은 "프로에 있던 10여년 동안 쉬운 시즌은 없었지만, 지난 시즌은 정말 역대급이었다.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역시 가장 큰 사건은 인천으로의 이적이었다. 김호남은 '전화위복'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김호남은 인천팬들을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시즌 중반부터 내가 '인천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 광주, 상주에 있을때, 물론 숫자는 달랐지만, 팬들의 열정은 같았다. 하지만 인천에서는 팬들의 웅장함을 느꼈다. 선수 한명, 한명 위로해주고 사랑해주시는 것을 느꼈다. 선수들이 어디에 있던 찾아오시고, 그런 새로운 경험에 큰 감사함을 느꼈다"고 했다.
뒤늦게 편지를 본 유 감독은 한참 동안 편지를 읽고,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김호남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호남은 여전히 유 감독과 연락을 하며, 꾸준히 안부를 전하는 제자 중 하나다.
지난 해 많은 일을 뒤로 하고, 김호남은 올 시즌만 바라보고 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시즌보다 나은 성적이다. 올 해도 막판 피말리는 잔류 경쟁을 하지 않기 위해, 후배들을 독려하고 있다. 김호남은 "팀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연습경기에서 안풀릴 수도 있는데, 그때 안지려고 한발 더 뛰는게 중요하다. 그런 마음을 전하는데, 후배들이 잘 따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변화를 통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단 현실을 인정하는게 중요하다. 재밌는 축구도 중요하지만, 매번 반복되는 잔류경쟁을 없애려면 조금 더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축구에는 정답이 없지만, 프로에는 승리라는 정답이 있다. 슬프지만 프로는 현실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새롭게 부임한 임완섭 감독은 구체적인 목표를 통해 비전을 제시했다. 김호남은 "감독님이 명확하게 승점 50이 목표라고 하시더라. 목표의 중요성을 프로에 오면서 뼈저리게 느꼈는데, 감독님이 그런 방향성을 잡아줘서 감사하다.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스스로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K리그는 도깨비리그라 사실 예측이 어렵다. 작년에도 이맘때 제주가 엄청 좋았다. 그런데 시즌 들어가니까 다르더라. 초반 분위기를 잡는게 중요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강한 멘탈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도 있었다. 그는 "작년에 느낀 것 중 하나가 '남의 평가에 맞춰 축구하지 말자'였다. 결국 스스로에게 인정 받는 것이 중요하다. 남의 시선에 맞추다 보면 내 축구가 없어질 것 같다. 나이를 먹을 수록 중심을 잘 지키는게 가장 중요한 덕목 같다"고 했다. '스스로에게 인정받을 준비를 마쳤냐'고 물었더니 "자신 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허투루 말하지 않는 김호남이기에, 믿음직스러웠다.
남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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