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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캐슬(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한국 축구에서 기성용(뉴캐슬)은 특별하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10년 이상 활약했다. 대표팀에서도 중심을 잡았다. 기성용의 등장으로 한국 축구는 측면 일변도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꿨다. 이런 그가 2019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스포츠조선은 영국 뉴캐슬로 달려갔다. 기성용과 마주앉았다. 그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대표팀, 유럽 무대 그리고 가족이었다. 기성용은 진솔하게 대답해주었다.
대표팀 은퇴
기성용은 1989년에 태어났다. 한국 나이로는 서른 하나. 유럽 나이로는 서른에 불과하다. 은퇴라는 단어를 올리기에는 다소 어린 나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과감히 대표팀에서의 은퇴를 선언했다. 이유를 물었다 .
유럽에 뛰는 선수로서 대표팀에 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소속팀 경기를 마친 뒤 한국으로 날아간다. 2,3일 휴식 및 훈련을 한 뒤 경기를 한다. 그리고 또 다른 경기가 더 있다. 월드컵 예선의 경우 한국에서 한 경기를 한 뒤 바로 원정을 가는 경우가 많다. 체력적인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이 시점에서 기성용은 대표팀과 소속팀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벤투 감독님이 오시고 난 직후 이런 얘기를 나누기는 했어요. 감독님도 어려움에 공감했고요. 배려를 해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 지점에서 고민을 했어요. 저만 배려를 해준다면 팀 내 누군가는 불만을 가질 수도 있어요. 언론에서도 나올 수 있고요. 종합적으로 그런 배려를 받으면 감독님도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이뿐 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만약 그런 배려 속에서 제가 잘하면 상관이 없을 수 있겠죠. 그러나 제가 없을 때 팀이 잘하고 있는데 제가 들어와서 경기를 뛰고 그러면 그동안 잘했던 선수들은 뭐가 될까요. 이런 생각들을 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은퇴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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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는 결정했고 실행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성용의 눈은 대표팀을 향해 있었다. 무엇보다도 대표팀 선수들을 잘 알기에 그들이 겪는 힘겨움이 안쓰러웠다.
"대표팀에 있으면 많은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어요. 선수들이 주눅들더라고요. 저도 그랬고요. 그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특히 캡틴을 맡고 있는 후배 손흥민(토트넘)에 대한 걱정이 컸다.
"일단 제가 대표팀을 하면서 제일 가장 앞으로도 그렇고 걱정이 되는 것은 팀을 흔드는 것이 너무 많아요. 지금 흥민이가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고, 흥민이가 모든 프레셔를 가져갈 거라고 보거든요. 흥민이가 독보적으로 한국 축구 선수로서 세계적으로도 지금 영향력이 있는 선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이 부담감을 흥민이가 얼만큼 잘 이겨내고 주위 동료들과 얼마나 조금씩 나누어서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해요."
믿어달라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대표팀을 흔드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싸우기도 전에 지쳐가지고 해보지도 못하는 거에요. 월드컵을 보고 길게 가잖아요. 그 월드컵까지는 갔으면 좋겠어요 그 때 가서 잘못이 되면 그 때 정말 비판을 하고 뭘하고 그러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 전까지는 최대한 대표팀에 대해서 서포트를 해주셨으면 해요. 지금 좋은 선수들도 많고 한국 축구가 가능성이 큰데요. 우리의 내부적으로 흔드는 것에 지쳐서요. 선수들이 스태프들이 모든 사람들이 자기 실력도 발휘하지 않고요. 꺾이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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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2009년 셀틱에 입단하면서 유럽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2012년 스완지시티로 이적했다. 2013~2014시즌 선덜랜드 임대도 다녀왔다. 2018년까지 스완지시티에서 뛰었다. 그리고 올 시즌 뉴캐슬로 이적했다. 올 시즌 부상과 대표팀 차출 속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뉴캐슬은 올 시즌 잔류를 확정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잉글랜드에 남을지 다른 리그로 가야할 지 기로에 섰어요."
도전의식이 불타올랐다. 잉글랜드 무대에 남은 이유였다.
"잉글랜드에 있으면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같이 부딪힐 수 있는 것을 경험하고 싶었어요. 그러던 찰나에 뉴캐슬에서 제의가 왔고 빨리 진행이 됐어요. 영국에서 뛰다보니 잘 알고 있었다. 뉴캐슬이라는 팀이 얼마나 큰 팀이고 좋은 선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라파 베니테스 뉴캐슬 감독도 하나의 이유였다. 기성용은 명장 베니테스 감독을 보고 선수로서의 꿈을 키웠다.
"좋은 지도자. 배울 것이 많아요. 선수들을 대하는 법이나 전술도 그렇고. 감독님만의 철학이 확고하다고 느껴요. 모든 감독님이 100% 다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제가 보기에는 배울 것이 많은 감독이에요. 지금까지 겪었던 경험이 팀에 큰 영향을 미쳐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선수들에게 크게 와닿습니다."
앞으로의 남은 선수 생활은 어떨까. 많은 팬들은 FC서울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기성용은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마음은 항상 한국을 가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있거든요. 두려움도 있고요. 언제 어떻게 이것을 결정을 해야할지 고민을 할 때도 있고요. 마음에서는 항상 FC서울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경기를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좀 더 유럽에서 좋은 리그에서 더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요. 그런 것들이 항상 왔다갔다하는 것 같아요. 나이가 더 들고 한국에 가게 된다면 과연 사람들이 그것을 받아줄 수 있을까 그런 고민도 되고요.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가족은 나의 힘
기성용에게 가족을 물었다. 기성용은 2013년 유명 배우 한혜진씨와 결혼했다. 그리오 2년 뒤 딸 시온이를 낳았다. 스완지와 뉴캐슬에서 아내 그리고 딸과 살고 있다. 가족 이야기를 할 때 기성용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환하게 웃었다.
"가족 때문에 살고 있죠. 시온이도 잘 크고 있고요.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많이 컸고요. 제가 가장이니까요. 가족들을 죽을때까지 책임지고요 보살펴야해요. 우선순위가 가족이 먼저죠. 가족이 있으니까 저도 있는 것이고요 진로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족이 되게 중요하거든요. 가족이 있으니까 행복한 거 같아요. 스트레스를 받아도 가족이 있으니까 가족을 통해서 풀고요. 시온이나 와이프를 얘기하면서 힘든 것을 잊어버리니까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
동시에 가족과도 같은 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대표팀 은퇴를 하면서 제대로 인사를 못 드렸던 거 같아요. 팬분들이 지금까지 항상 대표팀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고요. 지금은 대표팀 은퇴했기 때문에 팬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은 없지만 항상 제 마음 속에 팬분들에게 감사하고요. 그분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저를 많이 일으켜줬던 거 같아요. 항상 고맙다는 말을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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