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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 영웅이 나오는 법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영웅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토트넘 팬들은 '나이스원 소니'를 목소리 높여 불렀다. 10일(한국시각)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18~2019 유럽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손흥민의 영웅 등극을 위한 무대였다.
뒷공간을 파고 들다
손흥민은 물론이고 토트넘 선수들에게는 너무나 힘든 45분이었다. 맨시티가 경기를 주도했다. 볼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패스를 주고받으며 토트넘을 공략했다. 템포도 조절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맨시티가 그려놓은 선율 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따금 슈팅을 하는 정도였다.
손흥민은 측면에서 뭔가를 풀어보려고 애썼다. 개인기로 흔들기도 하고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공간으로 침투하기도 했다. 고단한 작업이었다. '주구장창' 스프린트를 했다. 수비에도 도움을 줘야 했다. 그렇게 전반 45분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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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10분 '대사건'이 벌어졌다. 토트넘의 주포 케인이 부상으로 나갔다. 파비안 델프와 측면에서 볼을 다투다 발목을 다쳤다. 토트넘에게는 가장 큰 위기였다 .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불렀다. 뭔가를 지시했다. 토트넘은 제로톱 체제로 바꿨다. 케인을 대신해 들어간 루카스 모우라, 2선에 있던 델레 알리가 번갈아가며 최전방에 나섰다. 손흥민은 계속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후반 33분 손흥민은 영웅이 됐다. 토트넘은 중원에서 볼을 돌렸다. 에릭센이 아크 서클 앞에서 볼을 잡았다. 손흥민이 뒷공간으로 파고들었다. 에릭센이 패스했다. 손흥민의 첫 터치는 조금 둔탁했다. 그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엔드라인 위에서 볼을 컨트롤하며 살려냈다. 개인기로 수비수를 제쳤다. 그리고 강력한 왼발 슈팅. 에데르송 골키퍼도 막을 수 없는 골을 터뜨렸다. 주심은 VAR을 선언했다. 슈팅하기 전 손흥민의 볼 컨트롤 상황에서 선을 넘었는지 여부에 대한 VAR이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이상은 없었다. 골이었다. 손흥민은 포효했다. 6만 토트넘 팬들도 함께 함성을 질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토트넘이 1대0으로 승리했다.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토트넘 팬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 무리의 남성팬들이 취재석 옆을 지나갔다. 한국 취재진을 보더니 갑자기 '나이스원 소니' 응원가를 불렀다. 헝가리에서 왔다는 이 친구들은 "손이 너무 잘했다. 토트넘의 보배"라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믹스트존으로 가는 길. 팬들의 노래 소리가 들렸다. 역시 '나이스원 소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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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믹스트존.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선수들이 나왔다. 손흥민은 나오지 않았다. 도핑 검사 대상자로 선정됐다. 경기 종료 후 2시간이 흘렀다. 보통 상황이라면 한국 취재진을 제외하고 대부분 믹스트존을 떠났을 것이다. 이 날은 달랐다. 수많은 취재진이 손흥민을 기다렸다.
현지 시각으로 12시가 조금 안되던 순간. 손흥민이 믹스트존으로 나왔다. 취재진 모두 손흥민에게 몰려들었다.
한국 취재진들과의 인터뷰가 먼저였다. 손흥민은 "18호골을 넣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것은 칭찬할만한 일이다. 아직 8강이 끝나지 않았다. 승리에 만족하지 않겠다. 더 잘 준비해서 다음 경기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영국 런던=이 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bbadag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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