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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속제속', '속도'로 '속도'를 잡았다.
두 팀 모두 짧고 빠른 전진 패스를 통해 공간을 점유하는 스타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수비 라인에서도 공을 오래 잡거나 뒤로 돌리지 않고, 신속하게 앞쪽으로 찔러줬다. '빌드업 축구'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사실 이런 그림은 다분히 강원 김병수 감독이 원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성남에 대해 "매우 빠른 팀이다. 프레싱(압박)도 좋고, 세컨드 볼에 대한 점유율도 뛰어나다"며 경계심을 보였다. 이런 팀을 상대하기 위해 김 감독은 '맞불 작전'을 준비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지난 22일부터 7박8일 일정으로 강원도 정선에서 치른 미니캠프를 통해 팀의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속도를 늘리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말한 속도란 선수 개개인의 빠르기가 아닌 팀 전체의 움직임을 뜻한다. 후방 패스를 지양하고, 미드필드에서 보다 신속하게 공격을 펼치는 스타일. 성남의 '속도'에 대항하는 강원의 '속도'였다.
후반에 드디어 골이 터졌다. 지난 29일 '득남'에 성공한 강원 측면 공격수 정석화가 팀에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정석화가 17분경 왼쪽에서 쏜살같이 파고 든 뒤 골문쪽으로 공을 올렸다. 중앙에서 달려들던 김현욱이 그대로 공을 차 넣었다. 힘이 100% 실린 슛은 아니었지만, 공이 성남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골이 됐다.
리드는 20여분 뒤 무너졌다. 성남이 후반 38분 김현성의 슛으로 1-1을 만들었다. 남은 시간상 동점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강원의 끈기는 살아있었다. 종료 2분을 남긴 상황. 이번에도 정석화의 돌파가 예리했다. 정석화가 왼쪽에서 공을 뺏기지 않고 치고 나가 중앙으로 돌렸다. 오버래핑하던 수비수 신광훈이 그대로 왼발 강슛. 이번에도 수비수의 발에 살짝 맞고 궤도가 바뀌며 골망을 뒤흔들었다. 성남이 다급하게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머지 않아 종료 휘슬이 울렸다. 강원이 2연승을 완성한 순간이다.
춘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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