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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축구 축제의 밤' A매치와 발 맞춘 K리그의 마케팅도 큰 몫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10-14 16:06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펼쳤다. 파도응원 펼치고 있는 축구팬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0.12/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펼쳤다. 파도응원 펼치고 있는 축구팬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0.12/

오랜 기간 대표팀과 K리그는 분리돼 있었다. 대표팀의 활약이 K리그의 흥행으로 연결되는 사례도 드물었다. 많은 관중이 몰리는 대표팀의 국내 평가전에서 K리그의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물줄기가 바뀌었다.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전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들이 연출됐다. K리그의 존재감이 크게 부각됐다. A매치를 중심으로 달아오른 축구열기를 활용한 프로축구연맹의 마케팅이 눈에 띄었다.

연맹은 대한축구협회의 협조를 얻어 'K리그 레플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남측 응원석 8800장을 연맹이 미리 구매해 K리그 22개 구단의 팬들을 초청했다. 각양각색의 유니폼을 착용한 K리그 팬들이 응원석을 가득 채웠다. 평소에는 각자의 팀을 지지하던 K리그 팬들도 이 날만큼은 한 목소리를 냈다.

마음도 이어졌다. 경기 때는 태극기와 K리그 공식 엠블럼이 서로 마주 보며 경기장을 압도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북측 응원석에 자리잡은 붉은악마와 남측 응원석에 자리잡은 K리그 팬들은 '대한민국'을 함께 외쳤다. K리그가 대한민국 축구의 근간임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킥오프 3시간 전부터 경기 종료 후 한 시간 동안 월드컵 경기장 북측광장에서 진행된 'K리그 MD상품 팝업스토어'도 성황을 이뤘다. K리그 각 구단들의 MD상품을 한 데 모아 A매치 경기장에서 판매한 것은 말 그대로 발상의 전환이었다. 그동안 K리그 구단들의 MD상품은 해당 구단의 홈 경기장이나 웹사이트에서 구매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A매치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K리그 구단들의 MD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것은 그 동안 해보지 못한 시도였다. 연맹이 꾸준히 추진해온 'K리그 통합MD' 사업이 각 구단들의 공감대를 얻는 과정이었다.

흥행 성공이었다. 경기 시작 전은 물론, 경기 종료 후 우루과이전 승리에 감동받은 축구팬들이 귀가 도중 MD 팝업스토어로 몰려들었다. 특히 대표팀에 선발된 이 용(전북) 조현우(대구) 황인범(대전) 등을 중심으로 따로 개설된 판매대에 관심이 컸다. 아버지와 함께 온 어린 아이가 울산의 사인볼을 구입하자, 즉석에서 공에 바람을 넣워줬다. 학부모로 보이는 팬들은 전북의 USB를 집어 들었다. 여고생 팬들은 부산에서 공수한 김문환의 등신대를 사갔다.

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준비한 수량의 90%를 판매됐다. 이 관계자는 "K리그를 접해보지 못한 팬들이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는 저렴한 상품들 위주로 구성했다. 매출보다도 많은 팬들이 끊이지 않고 MD 팝업스토어를 찾았다. K리그 각 구단들의 이름을 많은 축구팬들에게 알리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맹은 16일 천안에서 열리는 파나마전에서도 K리그 MD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앞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A매치에서도 K리그를 알릴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축구에 불고 있는 훈풍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연맹의 꾸준한 노력은 물론 협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대표팀의 인기는 현재 최고 단계지만 K리그는 더 상승할 여지가 많다. 한국 축구 시장의 성장을 위한 답은 K리그에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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