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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는 스폰서 기업들의 마케팅 전쟁 열기도 뜨겁다.
특히 축구라는 종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들은 유니폼, 축구화 등을 통해 보이지 않는 자존심 경쟁을 벌인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유명 스포츠 브랜드로는 아디다스가 FIFA의 공식 파트너로 참가해 매 경기 보드광고를 통해 시청자들 눈길을 끌고 있다.
공식 파트너는 아니지만 자사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수단이 있다. 움직이는 광고판이라 불리는 각국 선수들 유니폼이다. 이번에 본선 출전한 32개국은 고유의 디자인에 각자 후원받는 스폰서 로고를 달고 뛰었다. 이들 스포츠 브랜드의 대리전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본선 조별리그에 참가한 32개국의 브랜드별 분포를 살펴보면 세계시장에서 쌍벽을 이루는 아디다스(12개), 나이키(10개)가 압도적인 점유율(69%)을 나타냈고 푸마(4개), 뉴발란스(2개), 엄브로, 험멜, 에레아, Uhlsport(이상 1개)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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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브랜드 가운데 16강에 성공한 현황을 살펴봤다. 러시아, 멕시코 등 아디다스를 착용한 국가가 총 8개로 12개국 중 생존율 67%로 가장 높았다. 프랑스, 브라질로 대표되는 나이키는 5개가 살아남아 50%의 성공률이었다.
푸마 역시 우루과이, 스위스가 16강에 성공해 절반이 살아남았고 뉴발란스(코스타리카, 파나마), 엄브로(페루), 에레아(아이슬란드), Uhlsport(튀니지) 등 나머지 군소 브랜드는 모두 실패했다. 유일하게 험멜을 사용한 덴마크는 16강에 성공했지만 16강전에서 크로아티아(나이키)에 패하면서 결국 3대 브랜드(아디다스, 나이키, 푸마)만 남게 됐다.
이처럼 16강 6경기를 소화한 3일 오전(한국시각)을 기준으로 하면 이들의 생존율은 다시 요동칠 조짐을 보인다. 16강에서 아디다스가 많은 손실을 봤다. 우승 후보에 속했던 아르헨티나, 스페인이 패퇴한 데 이어 같은 아디다스를 쓰는 벨기에-일본이 붙어 벨기에가 살아남았다. 여기에 브라질(나이키)-멕시코(아디다스)의 양대 브랜드 대리전에서 아디다스가 패하는 등 생존국은 4개로 확 줄었다.
반면 나이키는 포르투갈이 탈락하는 대신 프랑스, 브라질의 선전으로 1곳을 잃는 데 그쳤고, 푸마의 자랑 우루과이는 승승장구했다. 결국 현재까지 생존율은 아디다스가 33.3%로 가장 낮고, 나이키가 40%, 푸마가 50%로 실속을 챙기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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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따지면 4개국의 후원을 맡은 푸마? 숨은 승자라 할 수 있다. 푸마는 우루과이(3승)의 선전 덕분에 총 6승을 거뒀다. 푸마 후원국의 총 12경기 기준으로 50%, 우루과이의 16강 승리까지 감안하면 54%의 높은 승률을 보였다. 국가당 승수는 1.5로 역시 아디다스, 나이키에 앞선다. 생존율에 이어 2관왕, 이른바 '가성비 굿'인 셈이다.
앞으로 우루과이(푸마)-프랑스(나이키), 러시아(아디다스)-크로아티아(나이키), 브라질(나이키)-벨기에(아디다스) 8강전 등이 기다리고 있어 브랜드간 대리전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는 결승전에 독일-아르헨티나를 배출한 아디다스의 압승이었다. 독일과 아르헨티나가 조기 탈락한 올해엔 누가 웃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