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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많이 상했다. 세계랭킹 1위 잡아서 희망을 봤다."
한국(FIFA랭킹 57위) 축구 월드컵대표팀은 27일 밤(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벌어진 독일(1위)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마지막 3차전서 2대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조별리그를 1승2패(승점 3)로 마감, 3위가 됐다. 독일은 1승2패(승점 3)로 4위. 한국이 골득실차에서 앞섰다.
한국은 4-4-2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최전방에 손흥민과 구자철을 세웠다. 2선엔 정우영 장현수 이재성 문선민을 포백에는 가운데 김영권 윤영선, 좌우 풀백으로 홍 철과 이 용을 배치했다.
독일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베르너를 최전방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외질 로이스 고레츠카, 수비형 미드필더로 크로스와 케디라가 맡았다. 포백은 훔멜스 쥘레 헥터 키미히가 섰다. 골문은 노이어가 지켰다.
한국은 경기 초반을 잘 버텼다. 라인을 올려 압박 타이밍을 잘 가져갔다. 독일의 공격 손발이 잘 맞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이 강하게 전방 압박을 해오면서 위기를 맞았다. 전반 13분 정우영이 우리 진영에서 볼을 빼앗기면서 독일의 역습에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중앙 수비수 김영권이 상대 크로스를 발로 걷어내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정우영의 전반 18분 오른발 프리킥은 상대 골키퍼 노이어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정우영의 오른발을 떠난 무회전킥을 노이어가 잡다 놓칠 정도였다. 전반 24분 손흥민이 날린 회심의 슈팅은 골대를 빗나갔다.
우리나라 수비수들의 육탄방어가 실점을 막았다. 윤영선은 전반 32분 로이스의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냈다. 독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풀렸지만 공격 과정에서 호흡이 거칠었다. 장현수는 전반 38분 볼트래핑 실수로 위기를 맞았지만 김영권이 육탄방어를 해 실점을 막았다.
조현우는 후반 2분 결정적인 슈팅을 슈퍼세이브했다. 고레츠카의 헤딩슛을 조현우가 다이빙하며 손으로 쳐냈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11분 구자철(무릎 부상) 대신 황희찬을 교체 투입했다.
독일은 후반 13분 미드필더 케디라를 공격수 마리오 고메즈를 넣었다. 공격에 무게를 더 실었다. 독일은 후반 18분 공격수 토마스 뮐러까지 넣었다.
한국은 전반 보다 공격의 빈도를 높였다. 독일이 공격적으로 밀고 올라오면서 뒷공간에서 찬스가 났다. 하지만 길목을 지키고 있는 독일 수비벽을 마지막에 넘지 못했다.
신 감독은 후반 23분 지친 문선민 대신 주세종을 넣어 수비 안정을 기했다. 독일 뢰브 감독은 후반 32분 수비수 헥터를 빼고 브란트까지 넣어 막판 공격의 고삐를 조였다. 한국은 황희찬 대신 고요한을 투입해 수비를 두텁게 했다. 한국은 손흥민을 뺀 10명 전원 수비로 독일의 파상공세를 버텨냈다. 초조해진 독일 선수들의 슈팅은 정확도가 떨어졌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이 결승골을 넣었다. VAR을 통해 득점이 인정됐다. 손흥민도 한골을 추가했다. 카잔(러시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다음은 신태용 감독과의 일문일답.
-멕시코가 크게 졌다.
멕시코가 오늘 크게 진게 다음 16강전에서 영향을 줄 것이다.
-독일을 제압했는데.
기분이 좋으면서도 감정이 허하다. 독일전을 앞두고 상대가 방심할 수 있는 부분을 노리자고 했는데 적중했다.
-잘 된 것과 잘 안 된 것.
이겨서 잘 된 것이다. 4-4-2 전형을 훈련했는데 잘 해줬다. 볼점유율은 밀릴 것으로 봤다. 밀고 올라오면 우리도 기회가 올 것으로 봤다. 그게 잘 맞아 떨어졌고, 적중했다.
-대회 마감하는 소회.
스토리를 여기서 얘기하기는 좀 그렇다. 보이는 것만 갖고 얘기해서 내 속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사실 속 많이 상했다. 이런 기회가 오면 얘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결과적으로 16강에 못갔지만 세계랭킹 1위 잡아서 희망을 봤다. 돌아가서 리뷰하고 다음을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