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피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3대3 명승부로 막을 내린 포르투갈-스페인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모두가 한 곳을 바라봤다. 선수들이 나오는 입구다. 스페인대표팀에도 디에고 코스타를 비롯해 세르히오 라모스, 이스코 등 유럽 명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스타들이 많지만 모든 취재진이 오매불망 기다리건 바로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이날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포르투갈을 극적으로 패배에서 구해냈다. 4차례 슈팅 중 3골을 넣었다. 득점 성공률이 무려 75%에 달한다. 무엇보다 2-3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44분 터뜨린 세 번째 골은 그야말로 차원이 달랐다. 호날두의 진가를 유감없이 느낄 수 있었다. 눈빛부터가 달랐다. '반드시 골을 넣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그리고 큰 심호흡을 여러 번 하더니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대에 꽃아 넣었다. 스페인대표팀의 주전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가 한 발짝도 떼지 못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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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였을까. 팀은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스스로 역대 출전한 월드컵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전반 중반부터 포르투갈이 스페인의 '티키타카'에 맥을 추지 못할 때도 개인 능력으로 골을 넣는 괴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인터뷰를 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은 채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팀 승리가 동반되지 않은 활약도 있었겠지만 이날 스페인 재판부로부터 탈세 혐의로 징역형과 벌금형을 동시에 부과받았기 때문에 이런 질문이 나올 것을 예상해 입을 굳게 닫은 것으로 풀이된다.
호날두만 목 빠지게 기다린 각국 취재진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입맛만 다셨다. 소치(러시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