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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이형이 달았던 17번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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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청용은 혼신의 힘을 다한 온두라스전에서 타박상을 입었다. 최종 엔트리에 끝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캡틴' 기성용은 10대의 소년이 서른의 베테랑이 된 그 세월동안 축구의 꿈을 함께 키워온 '단짝' 이청용과의 이별에 진한 눈물을 흘렸다.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쌍용'의 세 번째 월드컵 꿈이 멀어졌다. 이재성 등 믿고 따라온 후배들의 아쉬움도 컸다. 5일 마지막까지 함께한 이청용이 단톡방을 떠나며 이제 정말 23명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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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마지막 공식훈련 후 찍은 영상속 이청용의 모습은 찡하다. 그는 늘 마지막까지 그라운드에 남는 선수였다. 전북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훈련장에 남는 '연습벌레' 김신욱과 함께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신욱을 향해 패스와 크로스를 쉴새없이 올리며 호흡을 맞췄다. 러닝으로 몸을 푸는 김영권에겐 친근한 장난을 걸었고, 한국 대표팀 취재를 찾아온 외신 기자와 스스럼없이 영어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행운을 빈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한국은 나의 베스트 팀"이라는 덕담에 "고맙다"며 예의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파주에서 마지막 훈련에 임하던 이청용의 모습은 누구보다 밝았고 누구보다 절실했다. 실전감각 우려를 떨치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는 선수가 되고자 마지막까지 솔선수범했고, 최선을 다했다.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월드컵의 목표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후배들을 걱정하고 살뜰히 챙겼다.
신태용호 23인 태극전사들에게 이청용의 이름 세 글자는 더 절실히 뛰어야 할 이유가 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