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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1 인터뷰]손흥민, "결혼은 언제?" 김신욱 질문에 "아직 생각 없어요"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8-04-27 06:26



[토트넘 트레이닝센터(영국 런던 엔필드)=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조성준 통신원]놀라기도 했다. 그래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영국 런던 엔필드 토트넘 트레이닝센터에서 손흥민(토트넘)을 만났다. 인터뷰 가능 시간은 단 10분. 식상한 인터뷰를 피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질문을 고민했다. 그러다 '질문권한'을 넘기기로 했다.

손흥민을 잘 아는 5명에게 질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 김신욱, 김진수, 류승우 그리고 지소연 5명이 손흥민에게 질문을 던졌다. 서로 너무나 잘 아는 사이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질문이 다채로웠다. 예상 밖으로 훅 들어오기도 했고, 갑자기 진지해지기도 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질문이 더 없느냐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5명의 축구인이 기자로 참가한 손흥민과의 '5대1 인터뷰', 지금 공개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8월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 경기를 펼쳤다. 한국 신태용 감독이 손흥민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상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8.31.
◇신태용 감독(대표팀 사령탑)

신태용 감독의 머리 속에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으로 가득했다. 질문 역시 월드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 더군다나 손흥민은 신태용호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에이스'이다. 6월 월드컵에서 손흥민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흥민아, 오는 6월 네 운세는 어떨거 같아?

감독님. 6월이라. 월드컵이네요. 정말 좋았으면 좋겠어요. 모든 일이 잘 풀릴 정도로, 나쁜 일도 잘 풀릴 정도로요.

-흥민아, 이번 월드컵에서 너 빼고 우리팀에서 누가 골 넣을 거 같아?

개인적으로 (기)성용이 형이 넣어줬으면 좋겠어요. 감독님도 아시다시피 성용이 형이 주장으로 고생을 많이 하고 있어요. 골을 넣을만한 자격이 있어요. 캡틴으로서 고생을 하고 우리 선수들을 이끌어가는데 골로 보답받았으면 해요.

-흥민아, 너가 생각하는 러시아월드컵 본선 승리 상대는?

아. 감독님 어려운 질문이네요. 사실 다 이기고 싶죠. 안 이기고 싶은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첫 경기를 잘해줬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아시다시피 우리 조에서 우리 팀이 제일 약체에요. 첫번째 경기를 이겨서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축구는 자신감으로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현실적으로 대답하기 어려운데. 다 이기고 싶지만 그게 어렵잖아요. 첫 경기부터 잘해서 이겼으면 좋겠어요.


◇전북 김신욱(대표팀 내 톰과 제리)

전북의 김신욱과 손흥민은 그 누구보다 친하다. 특히 공격진을 함께 구성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이들을 보고 '톰과 제리'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김신욱의 첫 질문은 '결혼'이었다. 이제 손흥민도 한국 나이로 27세다. 결혼을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운동선수들의 경우 일찍 결혼하는 경우도 많다. 동시에 '전북'에서 함께 뛰자는 제안도 했다. 일종의 '비공식적 오퍼'인 셈이다. 함께 K리그 왕조를 건설하고픈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너 언제 결혼할 거야

형. 저는 아직 결혼 생각이 없어요. 그냥 축구가 너무 좋아요. 아직까지 축구 말고 다른 생각을 잘 안했어요. 옆에 사람들이 결혼하라고 이야기하고, 친구들도 결혼을 하나둘 하다보면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하던데요. 저는 아직 생각이 없네요. 이루고 싶은 꿈이 있잖아요. 그것들을 이룬 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요. 가족에게 더 집중할 수 있을 때 해도 된다는 생각이에요.

-K리그에서 뛴다면 우리 팀(전북)에서 뛰어보지 않을래?

질문이 빡세네요. 형이랑 가끔 그런 이야기 했잖아요.(웃음) K리그에서 한 번 꼭 뛰어보고 싶어요. 어느 팀이 될지는 모르지만요. 지금은 전북이 세니까요. 가서 우승해보고 싶기는 해요. 물론 제가 다른 팀 가서 우승시킬 수도 있고요. 전북도 좋고 서울도 좋고요. K리그에서는 항상 뛰고 싶어요.

-EPL 말고 또 도전해보고 싶은 리그가 있다면?

아직은 없어요. (유럽챔피언스리그는요?) (환하게 웃으며)그건 항상 꿈꾸는 리그고요. EPL외에는 아직 땡기는 리그는 없어요.


◇전북 김진수(손흥민의 동갑내기 절친)

김진수는 손흥민과 동갑내기다. 대표팀에서 만나면 항상 붙어있다. 둘 다 서로에 대해 속속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김진수의 질문은 거침없었다. 손흥민도 "너무 친하니가 이런거 물어본 거 같아요"라며 혀를 내둘렀다.

-여자를 볼 때 어떤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보니?

그냥 별로 없는 것 같아. 마음도 잘 맞고 매력도 보고 그게 중요하잖아. 얼마나 서로를 잘 이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여자에게 가장 최근에 차인 적이 언제였나.

친하니까 질문이 훅 들어오네. 언제인지 잘 모르겠어.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나네. 요즘도 차였다는 말을 쓰나? 차였다는 말은 거의 안하는데.

-신체 부위 중에 가장 털이 많은 곳은 어디?

아 진짜…(웃음) 수염이 많이 나. 아버지를 많이 닮아서. 그래서 항상 면도하잖아. (살라처럼 수염을 길러볼 생각은?) 노노. 깔끔한 것을 좋아해서 언제나 깔끔하게 다니려고요.


◇제주 류승우(레버쿠젠에서 한솥밥 먹은, 아끼는 후배)

류승우는 레버쿠젠에서 손흥민과 함께 했다. 동행은 짧았다. 류승우는 2014년 레버쿠젠으로 갔다. 그러나 바로 브라운슈바이크(2014~2015시즌)로 임대됐다. 이어 빌레펠트(201와 페렌츠바로시(2016~2017시즌)에서 임대로 뛰었다. 레버쿠젠에서는 프리시즌에서만 손흥민과 함께했다. 오히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손흥민은 류승우를 많이 도와주지 못해 미안했다면서 그의 질문에 응했다.

-형을 떠올리면 이게 가장 먼저 생각나요. 독일 처음 가서 입단식 하기 전에 훈련하는 모습을 봤는데 너무 잘해서 놀랐어요. 밖에서 봤을 때도 빠르고, 슈팅 잘하는건 알았는데 생갭다 더 잘하시는거에요. 터치도 너무 좋고, 그래서 유럽에서도 인정을 받는구나 싶었죠. 궁금하거는, 제가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데 주 중 경기를 하다보니까 너무 힘들어요. 형은 영국에서 유럽챔피언스리그도 뛰고, FA컵도 뛰고, 리그 경기도 뛰고, 대표팀 경기도 하고 있는데,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서 어떻게 몸 관리를 하는지 궁금합니다.

승우야. 정말 많이 보고싶네. 많이 아끼는 동생인데…. 유럽에서 처음으로 같이 뛰었던 한국인 동료기도 해서 많이 도와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 질문에 대해 답하자면 집에서 잘 쉬는게 중요한 거 같아. 알다시피 나는 집에서 잘 안나가거든. 유명한 집돌이잖아. 집에서 밥먹고 자고. 축구 생각하고. 잘 쉬는게 가장 중요해. 그게 한국에 있으면 안되기도 하잖아. 친구들이랑 커피도 마시러 다녀야 하고 등등등.

(류)준열이 형이 그러더라고. "왜 유럽에 있는 사람들이 왜 축구를 잘하는지 아냐? 축구만 하니까." 맞는 말인 거 같아. 여기서는 진짜 축구 밖에 할 게 없더라고. 그래서 나는 행운아인 거 같아. 축구만 생각하고 집에서 쉬는게 중요해. 너가 제주로 가게 되서 나도 너무 좋았어. 경기에 많이 뛰고 싶어했는데 이제 경기에도 많이 나가고. 또 지난번 울산과의 경기에서도 골도 넣고. 진짜 잘 됐으면 좋겠네. 들어가면 밥 먹자~


◇첼시FC레이디스 지소연(같은 런더너이자 챙겨주는 누나)

지소연과는 같은 동네, 정확히 말해 같은 도시인 런던에 산다. 서로 경기날이 다르고 해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서로서로 안부를 묻곤 한다. 이번에 지소연이 속한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 출전을 확정했다. 지소연은 자신보다 1년 앞서 '두번째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손흥민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다.

-'월드스타' 손흥민 선수, 러시아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 응원할게! 여자축구도 내년에 프랑스월드컵 간다! 호랑이 기운 솟게 할 런던 맛집 리스트 공유하자.

움...어디더라? (고민 끝에) 아! 누나 거기 맛있더라고요. 그 차이나타운에 있는 거기요. 상호 말해도 괜찮을까요? '올레'라고요. 바베큐도 맛있고, 음식도 맛있더라고요. 내년 프랑스월드컵 진출 축하드리고요. 한 번 쏘시나요?

-우리도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에 이어 두번째 월드컵을 준비하게 됐는데, 너도 이번 러시아월드컵이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두번째잖아. 무엇이 다를까.

첫번째 브라질 월드컵은 '기대'였다면 두번째 러시아월드컵은 '걱정''이에요. 이제 월드컵에 대해서 알잖아요. 처음 뛰면 기대가 많이 되잖아요. 제가 그랬거든요. 이제는 걱정이 많이 되죠. 사람들이 제게 기대하는 것도 있고요. 그러다보니. 걱정이 많은데. 그런 걱정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발전 해야죠. 누나도 파이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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