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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펼쳐진 포항과 경남의 경기는 그야말로 공격축구의 향연이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양동현 심동운(상주) 손준호(전북) 등 핵심자원들이 떠났지만 포항은 여전히 공격적인 축구를 펼친다. '새로운 외인' 레오가말류는 최 감독의 전술 배려 속에 양동현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우고 있다. 벌써 4골을 넣었다. 김승대의 부활은 특히 눈여겨볼 대목이다. 기존의 스트라이커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려간 김승대는 이전보다 더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유의 라인브레이킹은 설명이 필요없다. 김승대는 공격수를 살려주는 최 감독식 전술과 만나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김 감독의 경남은 그야말로 '닥공'이다. 11일 전북전이 좋은 예다. '최강' 전북을 만난 경남의 해법은 공격이었다. 사실 전북을 만나는 팀들의 선택은 수비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팀들도 비슷하다. 그만큼 전북의 막강 공격진과 화력대결을 펼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하지만 김 감독의 선택은 '고(GO)'였다. 이전까지 4연승을 달릴 당시의 모습 그대로 전북과 맞섰다. 전반 3골을 내줬지만, 김 감독은 끝까지 공격적으로 맞섰다. 전반이 끝난 후 라커룸에서 주문한 것 역시 '평소대로'였다. 결국 0대4 패배를 당했지만,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경남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을 줬다.
흥미로운 대목은 두 감독이 제법 오래 K리그와 떨어져 시간을 보냈다는 점이다. 최 감독은 2011년 강원 지휘봉을 내려놓고 대한축구협회에서 행정가로 지냈고, 불행한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김 감독은 철저히 마이너의 길을 걸었다. 누구보다 간절한 K리그였지만, 오히려 젊은 감독보다 더 화끈하며, 도전적인 경기를 펼치고 있다. 두 감독은 전술을 완성하는 과정이 대단히 디테일 하면서도, 선수들의 자율을 최대한 허용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최 감독은 틀과 포지셔닝을 강조하고, 김 감독은 공간과 스피드에 초점을 맞춘다. 자신의 전술과 철학을 인지시킨 뒤에는, 선수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살려준다.
어느새 K리그는 40대 감독의 전유물이 되어버렸다. 30대 감독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그들의 축구가 기대만큼 완전히 새롭지는 않다. K리그는 여전히 재미없다는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다. 실제로도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닥공의 창시자' 최강희 전북 감독(59)을 필두로 그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최순호 감독, 김 감독까지 상대적 노장 감독들이 보여주고 있는 공격축구는 울림이 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