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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이 최근 우울한 시즌 초반 '징크스'를 되풀이하고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2연승(플레이오프 포함)을 하던 수원은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 K리그 개막전 포함)에 빠졌다.
지난 3시즌과 비슷한 행보다. 여기에 공통점이 또 있다. 예상치 못한 부상자 이탈로 인해 베스트를 가동하지 못하는 불운이 올해도 엄습했다. 골키퍼 신화용을 비롯해 매튜, 양상민 김은선 조성진 등 베스트 멤버들이 개점휴업 중이다.
'공격의 시작은 수비에서부터'라고, 하필 요긴한 수비 라인에 줄줄이 구멍이 생기자 앞선에서도 이렇다 할 위력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큰 기대를 받았던 데얀, 바그닝요, 임상협 등 공격진이 해결사로서 면목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 3경기 3골은 크리스토밤과 이기제(2골) 등 수비수의 깜짝 공격 가담에서 나왔다.
특히 데얀은 탄호아와의 플레이오프 데뷔골에 이어 시드니FC와의 ACL 1차전 멀티골로 승승장구하다가 돌연 침묵모드로 돌아섰다. 수원이 동계훈련 동안 준비했던 데얀 중심의 공격패턴을 끊임없이 시도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상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로 인한 불운도 있지만 데얀 스스로 결정적인 찬스에서 위력적이지 못했고, 상대의 집중견제 속에 고립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염기훈-데얀의 콤비 플레이는 위협적이지만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은 아직 눈길을 끄는 게 없었다. 염기훈의 왼쪽 부담을 덜고 루트를 다양화하기 위해 임상협과 바그닝요를 영입했지만 연습경기와 시드니FC전까지 반짝한 뒤로 '아직은 글쎄…'라는 평가다. 바그닝요 역시 골에 대한 열정은 좋지만 이타적인 플레이가 부족하고, 임상협은 기동력과 패스 정확도에서 아직 완성되지 못한 모습이다.
공격 지향적인 윙백 크리스토밤도 가시마전 만회골 외에 동계훈련 때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부지런히 뛰어다니기는 하지만 영양가는 별로 없었다. 측면 크로스가 부정확하고 올라가는 걸 선호하는 까닭에 수비 전환시 타이밍이 늦고 투박한 대응으로 안정감을 반감시켰다.
현재 수원의 스쿼드에서 부상자 이탈보다 큰 약점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드다. 산토스가 떠나고 보강 영입에 실패하면서 기존 자원으로 버티지만 최전방으로의 연결고리 역할에 크게 부족한 게 사실이다. 공격 전개 스피드도 자꾸 떨어지기 십상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전방라인에서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이 대목에서 수원은 자기반성과 믿음으로 위기를 헤쳐나갈 모양이다. 수원의 베테랑 염기훈 '내탓이오'를 먼저 외쳤다. 팀 조직적으로 전술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각자 더 분발해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염기훈은 "나를 포함해 공격수 모두가 반성하겠다. 공격수뿐 아니라 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골이다. 특히 요즘처럼 팀이 힘들 때 공격수들이 골로 답을 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서 공격수의 중심인 자신에게 책임을 돌렸다. 골을 향한 집중력을 더 키우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믿고 더 기다리기로 했다. "데얀이 3경기 침묵했다고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이제 시즌 시작 단계다. 조급해 하면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아직 추운 날씨라 몸이 덜 풀렸을 뿐이지 점차 좋아질 것이란 믿음이 있다. 데얀 등 공격수들 역시 조급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